한 사람을 자살까지 몰고 가는 "악플은 공공의 적"
법으로든 자정노력으로든 반드시 사라져야할 ‘범죄행위’!
<가수 유니의 미니홈피에 애도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자신의 사진 밑에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유니의 마음을 잘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보안뉴스
가수 유니(26)가 21일 오후 인천시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을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유니의 자살이 우리의 잘못된 “악플 문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 실명제 도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니의 매니저는 한 방송사 뉴스프로그램에서 “유니가 3집 발표를 앞두고 네티즌들의 심한 악플로 마음의 깊은 상처를 받았다”며 유니의 자살이 악플(악성 댓글)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는 지난 2003년부터 댄스가수로 본격 활동하면서 섹시 컨셉을 강조해온 가수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러한 유니의 활동을 비하하면서 관련 기사들을 쫓아 다니면서 심한 악플을 다는 등, 이로인해 유니는 자주 상처를 받아왔다고 주변 친구들도 증언하고 있다.
새로운 앨범에 대한 부담감으로 우울증까지 앓아왔던 유니, 거기에 한 인간으로써 참을 수 없는 악성 댓글들이 인터넷을 떠도는 것을 보면서 정신적 공황상태의 유니가 마지막 선택인 자살을 결심하게 되지 않았을까라며 측근들은 침통해 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김형은씨에 대한 악플도 고인의 가족들에게 더할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최근 과거 연인과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한 악성 댓글에 시달려온 영화배우 오지호씨도 몰지각한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로 현재 잠적한 상태다. 또 지난해 김태희 사건도 악플에 의한 유언비어 유포가 도를 넘어선 경우였고, 임수경씨 악성 댓글도 임씨 본인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었던 사건으로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악플의 근간에는 ‘익명성 확보'라는 큰 방어막이 있다. 이 익명성을 이용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혹은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사람에 대해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과 유언비어 등으로 집요하게 공격을 하는 것이다. 참으로 비겁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악성 댓글을 차단하기 위해 국회차원에서 여러 의원들은 뜻을 모아 ‘인터넷 댓글 제한적 실명제’를 지난해 발의했고, 현재 본격 논의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시행될 전망이다. 일부 포털과 UCC 업체,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실명제는 인터넷 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현저하게 떨어트릴 것이고, 인터넷의 가장 큰 속성인 ‘자유로움’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 네티즌들도 ‘악성 댓글을 차단하기 위해 실명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입장과, ‘네티즌들의 자정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쪽으로 양분돼 있다. 이 둘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법으로 정하든, 네티즌들의 자정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든, 악성댓글을 반드시 사라져야할 ‘공공의 적’이다. 네티즌의 성숙한 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
모 정보보호업체 관계자는 “악성댓글은 성인보다는 초중고생들에 의해 많이 작성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학생들의 사이버 윤리의식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홍보와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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