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사건은 일단 ‘유죄’, 그러면 이번 사건은?

▲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보안뉴스 문가용] 얼마 전 FBI가 다크웹에서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해킹한 후 폐쇄하지 않고 오히려 운영을 해 다수 범죄자들을 잡아들인, ‘함정 수사’ 때문에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FBI가 이런 식으로 함정을 파놓고 범죄자들을 유혹한 것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에도 비슷한 방식의 수사를 진행해,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 중에 있었던 것.
FBI는 2013년 브라이언 웰치(Brian Welch)라는 자가 운영했던 아동 포르노 사이트인 페도북(Pedobook)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을 때 IP 주소를 확보하기 위해 해킹 도구를 사용했다. 그렇게 체포된 브라이언 웰치는 아동 포르노에 접근, 확보하거나 시청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재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FBI도 연방 형사소송절차법 41항을 어겼다는 판결이 나온 것. 쉽게 말해 영장 발부가 먼저 진행되고 나서 해당 웹 사이트에 대한 수사가 이어졌어야 했는데 FBI가 이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FBI는 이렇게 범죄자들이 몰리는 사이트를 일부러 열어두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는 걸 두고 NIT(Network Investigative Technique, 네트워크 수사 기법)라고 부른다.
연방 형사소송절차법 41항에 따르면 영장을 발부받은 후 30일 안에 그 영장을 수색 대상이나 체포 대상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 30일 기간은 요청에 따라 쉽게 연장되기도 한다. 즉, 잠복 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때를 대비한 법적 장치인 것. 하지만 브라이언 웰치 사건의 경우 FBI는 2012년 11월에 NIT를 사용했으며 체포는 2013년 4월에 이루어졌다. 30일이 훨씬 넘긴 시점이었다.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FBI는 범인을 인지한 후부터 30일인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 FBI가 브라이언 웰치라는 인물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올려놓은 것은 불과 체포 며칠 전이었다는 것. 하지만 이는 궁색한 변명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번 판결이 1월에 발생한 ‘FBI가 아동 포르노 사이트 직접 운영’한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범죄자들을 잡아들였으므로 성공적인 수사였다는 찬성 측 의견과 범죄자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수사 방법이 용인 수준을 넘었다는 반대측의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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