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약 600여명의 동남아인 시리아로 건너가
[보안뉴스 문가용] 자카르타 테러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어제 발생한 이 테러 사건으로 두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5명의 테러범들 역시 사살 당했다. 테러를 일으킨 단체는 IS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IS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사건 역시 자신들의 소행임을 스스로 드러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테러 사건이 일어난 것이 처음은 아니나 IS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이렇게 뚜렷하게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사살된 테러리스트들이 IS로부터 직접 훈련을 받은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현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이목을 끌기 위해서”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테러 전문가 토드 엘리엇(Todd Elliott)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IS가 여기(동남아 지역)에도 있다는 걸 공표하는 사건이었다”고 설명한다. 다른 테러 사건에 비해 피해자 수가 적은 것을 보면 테러리스트들이 군사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았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대학의 재커리 아부자(Zachary Abuza)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테러리트스들 중 동남아시아 출신들은 거의 대부분 총알받이로 소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동남아에서 시리아로 건너가 테러활동에 가담하는 이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수만 600여명. 호주에서는 120명, 인도에서는 23명이 IS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4000~5000명이 건너간 유럽과 비교하면 600도 적은 수이긴 하지만, 테러 행위의 파괴력이 테러리스트들의 숫자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당국이 긴장하기 충분한 숫자다. 이들이 알게 모르게 고향으로 돌아가 테러활동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다.
자카르타 테러리스트들 다섯 명이 IS로부터 훈련을 받고 귀국한 자들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렇다고 한다면 동남아인들 600여명이 테러에 가담했다가 다시 귀국해 따로 테러활동을 벌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분석이 가능하다. 바로 IS의 활동 소식 자체에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던 급진주의자들이 자극을 받는 상황이다. 이 경우 예측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동남아는 각종 소수민족, 종교 갈등으로 크고 작은 테러가 원래부터 일어나는 화약고 같은 지역이다. 작년엔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과 범죄가 발생해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으며, 대규모 인신매매 및 마약밀매 루트가 동남아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국인 범죄자들에 대한 잦은 사형 집행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했었다. 두 명의 피해자로 그친 이번 사건이 앞으로 촉발될 비극의 예고가 되지는 않을까, 인도네시아가와 동남아 전체가 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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