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무 칼럼-1] 보안이란 무엇인가?

2015-12-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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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은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안전은 상태를 의미하고, 보안은 활동을 전제


[보안뉴스= 이창무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회장] 처음은 항상 어색한 법이다. 뭘 가지고 첫 칼럼을 쓸까? 고민 끝에 일단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안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시작해 본다.


누구나 쉽게 ‘보안’이란 말을 입에 담지만, 막상 ‘보안’이 뭐냐고 질문하면 딱 부러지게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보안 쪽에만 20년 넘게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 있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런데 부분적인 얘기만 할 뿐이다. 주로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말이다. 이러다 보니까 보안이란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본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코끼리는 코가 길다” “코끼리는 다리가 굵다” 등등,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코끼리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말은 아니다.

보안(保安)을 단어 그 자체로 풀어 보면,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안전은 상태를 의미하고, 보안이란 활동을 전제로 한다. 즉, 안전한 상태를 지키는 각종 활동이 보안인 셈이다. 예를 들자면, 보온(保溫)과 비슷하다. 온도는 상태이고 보온은 온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고 작용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안은 안전이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보안과 안전이 다른 개념이 아닌 것이다.

그럼 안전이란 무엇인가. 안전은 각종 위험으로부터 걱정 없고 자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결국 보안이란 각종 위험으로부터 걱정 없고 자유로운 상태를 지키고 만드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온갖 종류,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을 수밖에 없다. 너도나도 생각하는 보안 개념이 다른 이유다. 군에서 사용하면 군사보안이 될 터이고, 산업현장에서 쓰면 산업보안이 될 것이다.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게 정보보안이고, 물리적 방법을 쓰면 물리보안이다. 어떤 것과 관련되는가에 따라 앞의 수식어만 달라질 뿐이다. 하지만 목적은 동일하다. 안전한 상태를 지키고 만들기 위함이다.

‘보안’을 얘기할 때 헷갈리는 또 다른 이유는 생뚱맞게 영어 때문이다. 영어로 ‘Security’와 ‘Safety’는 철자가 다른 것처럼 의미도 다르다. 차이는 불법 여부에 있다. Security가 불법적이고 악의적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면, Safety는 불법적이고 악의적인 것과 관련 없는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살인, 절도를 비롯해 횡령, 산업스파이, 해킹 등 각종 범죄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상태를 지키는 게 ‘Security’이고,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나 사고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게 ‘Safety’인 것이다. 그런데 Security를 ‘보안’으로, Safety를 ‘안전’으로 번역하다 보니까 마치 ‘보안’과 ‘안전’이 다른 개념처럼 돼버렸다. 안전을 지키는 게 보안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안전’은 Security와 Safety를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보안은 안전이란 목적을 이루는 수단일 뿐이다. 이걸 각각 다른 개념으로 생각하니까 헷갈리게 되고, 보안안전을 함께 쓰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용어들을 다시 바꾸긴 쉽지 않은 노릇이다. 콜럼버스가 지금의 카리브해 인근 지역을 인도의 서쪽이라고 착각하고 불렀던 서인도제도가 아직까지 그대로 서인도제도로 불리는 걸 봐도 그렇다. 차라리 그냥 ‘바담 풍’해도 ‘바람 풍’으로 이해하는 게 속 편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틀린 것을 맞다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뭐가 됐든, 보안은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여기서 BCP, Compliance 등, 보안관리 기법이 파생하고 CCTV, 바이오인식기술 등 보안기술이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개념이 중요한 이유다. 기본이 충실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고 보안 백년대계는 생각할 수도 없다.
[글 _ 이창무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회장(jbalanced@gmail.com)]

필자 소개_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이창무 신임 회장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했으며.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에는 산업보안 분야 연구에 매진해 이 분야가 국내에 정착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산업보안 분야 제1호 박사 출신인 그는 관련 연구로 2007년과 2008년 각각 미국인명정보기관(ABI)과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된 바 있으며, 현재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이창무 교수는 산업보안 분야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창무 컬럼’을 주 1회 본지에 연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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