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윈도우10, 프라이버시 테러리스트?

2015-09-0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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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10, 프라이버시 기능 왜 디폴트로 다 꺼놨을까?
편리에 초점을 맞춘 몇 가지 기능, 안전 위해 포기 권장

[보안뉴스 문가용] 윈도우10에 대한 리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비평 혹은 칭찬 일색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굉장히 만족하는 듯한 눈치다. 전작 8의 거의 유일한 긍정적인 면이랄까. 다양한 기능, 풍부한 재미 요소, 그리고 무엇보다 무료라는 점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앗아간 듯 하다. 하지만 슬레이트닷컴(Slate.com)과 같은 곳에서는 윈도우10을 ‘프라이버시의 악몽’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다시 싹 갈아엎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도대체 윈도우10의 프라이버시 기능이 어떻기에?
 


문제의 핵심은 개인정보다. 윈도우10을 통해 느껴지는 MS의 인상은 ‘얼른 너의 정보를 나에게 넘겨! 더 많이! 더 많이!’이다. 이전에도 그런 느낌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이번엔 그 어느 때보다 심하다. 게다가 이유도 밝히고 있지 않다.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거품 물고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코타나(Cortana)를 한 번 보자. 애플의 시리와 비슷하게 사용자의 영원한 디지털 친구라는 개념을 가진 기능인데, 이 코타나와 친해지려면 일단 코타나에게 사용자가 ‘내가 누군지’ 알려줘야 한다. 사용자의 취미가 무엇인지, 주로 어느 지역에 있는지 등까지 말이다. 물론 코타나에 어떤 정보를 입력하든 그것은 사용자의 자유이지만 그로 인한 결과는 오로지 사용자의 책임이다. 그리고 그것이 윈도우10의 가장 큰 결함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책임을 사용자에게 묻는 것 말이다.

물론 윈도우10 사용설명서에는 여러 가지 프라이버시 관련 기능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 발동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설명대로라면 MS는 분명히 강력한 프라이버시 기능을 앱에다 삽입할 수 있는 기업이다. 그런데 이것을 전부 ‘사용자 너네들이 원할 때만 발동 가능’하게 해둔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 입장에선 이걸 하나하나 찾아서 옵션 조정을 해놓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더 나쁜 건, MS에서 ‘알아서 프라이버시 기능을 조절하세요’라고 알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힌트조차 없다. 덕분에 윈도우10을 이용하는 절대 다수는 아마 프라이버시 기능을 설정하지 않은 채 10을 사용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서 윈도우10에서 벌어지는 유출사고를 공부하지 않은 사용자의 탓이라고 하자. 사용자 설명서도 있고, 프라이버시 기능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MS를 욕하는 건 부당하다고 해보자. 그래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윈도우10의 프라이버시 설정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치자. 그런데 여기서 사용자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힌다. 아까 살짝 언급하긴 했지만 바로 난이도다. 기계나 앱 설정 같은 거 만지면서 노는 거 좋아한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게 딱 질색인 사람도 있는 법인데, 그런 사람들에게 윈도우10의 프라이버시 기능들은 침범 불가능의 영역에 있다. 그냥 뭐 좀 해보려다가 ‘이게 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10중 8~9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기술을 좀 다룰 줄 안다 하는 사람들의 역할 아닌가? 기술 변화에 미숙한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거 말이다.

프라이버시 기능은 만들어 놓고 사실상 접근이 이토록 어렵게 해놓은 MS의 의도는 무엇일까? 일단 요즘 페이스북, 애플, 구글과 같은 MS의 경쟁사들이 하니까 MS도 같이 따라갔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 기업들 모두 사용자의 정보를 엄청나게 모아놓고 있다. 경쟁하려면 MS 역시 그런 자원을 확보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애플은 팀 쿡이 매체 발표나 블로그를 통해 언급했듯이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기능을 일단 마련해두기는 한 MS 역시 그런 전체적인 맥락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듯 한데, 말 그대로 ‘쫓아가기만 한’ 듯한 느낌이다. 그러니 지금의 강력하지만 사용하기 쉽지 않은 프라이버시 기능이라는 모순이 발생한 듯 하다.

혹은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이름은 거창하게 10이라고 붙였지만 MS 내부적으로는 그냥 단순 업그레이드’일 가능성도 있다. MS는 더 이상 윈도우를 박스제품으로 찍어내 파는 제조사라기보다는 ‘부가가치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는 회사다. 그러려면 서비스가 존속해야 하는 이유가 계속해서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서비스란 사용자가 귀찮거나 어렵거나 하기 싫어하는 것들을 대신 해주는 것들이다. 프라이버시 기능을 만들어 놓되 어렵게 만들어 놓은 건 이런 장기적인 포석의 일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쿵 저러쿵 말한다고 해서 우리가 MS의 속내를 어찌 정확히 알겠으며, 그래봤자 무슨 소용인가. 지금 상황에서 윈도우10을 가장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알아내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일단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다음 사항들을 권장한다.

1) 와이파이 센스(Wi-Fi Sense) 기능은 끈다. 디폴트 설정은 켜있는 상태다. 와이파이 센스는 사용자의 친구가 사용하는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찾아서 자동으로 연결해준다. 물론 누구나 무제한 데이터 요금을 사용하는 게 아닌지라 와이파이를 알아서 찾아주는 이런 기능은 굉장히 반가울 수도 있다. 하지만 와이파이 센스가 정의하는 ‘친구’라는 개념이 너무나 광범위하다. 아웃룩에서 메일을 주고받은 사람이나 페이스북 친구들 모두 와이파이 센스가 ‘신뢰하는’ 친구들이니 말이다. 이들 전부와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공유할 정도로 진짜 친한가? 그들 모두 진짜 당신의 친구인가?

2) 통합 아이디의 편리성에 너무 매혹되지 말 것. MS에서는 동기화만 하면 어떤 기기에서나 편리하게 로그인해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MS용 아이디를 만들라고 권장한다. 물론 페이스북이나 구글, 애플 역시 이런 방식으로 오래전부터 사용자의 정보를 편리하게 관리하고 저장해왔다. 그 동네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니 MS가 특별히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어떤 기기에서건 아이디만 있으면 쉽고 간편하게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이게 과연 안전한 방식인 것인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 측에서 사용자에게 이런 방식을 권유하려면 반드시 이해하기 쉽고 강력한 프라이버시 정책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MS의 프라이버시 정책은 아직 그다지 강력하지 않다고 본다.

3) 코타나 사용하지 말 것. 나는 코타나를 전혀 활성화시키지 않는다. 코타나는 아직 가까운 친구로 삼을 만큼 안전하지 않다. 아주 제한적인 경우 ‘비서’로서는 활용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이 기고의 목적은 MS를 같이 욕하자는 게 아니다. MS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무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즉, MS 이전에도 그랬듯 이후에도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보다는 사용자의 편리를 위한 기능을 서비스하는 기업들이 존재할 것이 분명한데, 그런 상황을 위해 사용자가 지금처럼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방향을 제시하자는 거다. 누군가는 이런 글이라도 읽고 그런 서비스 업체 창업자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이런 글도 MS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의 눈에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누군가 윈도우10을 사용할 때 조금 더 안전할 수 있다면 이 글은 목적을 다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글 : 마크 웨인스타인(Mark Weinstein)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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