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터미네이터3’(감독 조나단 모스토우, 2003년 7월 개봉)는 20대 청년으로 성장한 존 코너를 제거하기 위해 미래를 지배한 컴퓨터가 여자 사이보그인 터미네이트릭스(T-X)를 파견하고, 이에 맞서 인류가 보낸 사이보그 T-800의 숨막히는 액션 대결이 한바탕 펼쳐진다.
심판의 날로부터 인류를 구한지 12년이 지난 시점. 25세가 된 미래의 인류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는 엄마인 사라 코너가 죽은 뒤, 집과 직업 등 모든 것을 버리고 유령과 같은 존재로 떠돌면서 살아간다. 여전히 인류를 말살시키려는 최첨단 네트워크 스카이 넷이 자신을 추적해 살해할 것만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우려했던 대로, 미래의 스카이 넷은 강력한 터미네트릭스 T-X를 현재로 파견해 존 코너를 제거하려고 한다. T-X는 전편에 등장했던 T-1000보다 더 가공할 파워를 지녔고, 주변의 모든 기계에 접속,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여자 사이보그였다.
T-X는 존 코너와 미래 코너의 부인이 될 케이트 브루스를 찾아내 이 둘을 죽이려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우리의 영원한 터미네이터 T-101이 나타나 이들을 구해준다.
존 코너는 최첨단 네트워크인 ‘스카이 넷’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집과 신용카드, 핸드폰, 직업 등 모든 것을 버렸다. 그것만이 추적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스카이 넷은 인간의 지배를 받던 기계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류를 멸망시키려 했던 고도로 발달된 기계들의 컴퓨터 네트워크였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도 다름 아닌 인간이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고도로 발달된 기계들을 계속 발전시켜 왔다. 그리고 핵전쟁의 위협을 막기 위해 ‘스카이 넷’이라는 국제적인 컴퓨터 망을 연결해 네트워크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했다.
하지만 전세계 네트워크 망인 스카이 넷이 작동되는 순간 스카이 넷에 숨어있던 바이러스 들이 작동하면서 스카이 넷은 기계들이 장악하게 됐다. 스카이 넷의 바이러스 감염은 곧 바로 핵 통제를 상실하게 됐으며, 전세계 핵 미사일들이 서로 경계하던 지역을 강타하면서 순식간에 지구는 핵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몰리게 된다.
존 코너와 케이트는 케이트 아버지가 시킨 대로 어느 사막지역에 스카이 넷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비밀기지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T-X와 T-101은 혈투 속에 서로를 파괴하고 만다. 존 코너와 케이트는 스카이 넷을 멈추기 위해 장치를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다. 스카이 넷은 엄청난 컴퓨터 바이러스의 힘으로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그 곳에서 핵전쟁으로부터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살아서 미래저항군을 이끌어갈 사령관이 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형식의 영화로, 보는 이로 하여금 스크린에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도록 관객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전작 1ㆍ2편에 비해서는 작품성에서 크게 평가를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컴퓨터가 인류 파멸의 마지막 순간을 결정짓는다는 것이고, 그 컴퓨터를 장악한 것이 다름아닌 컴퓨터 바이러스였다는 것이다.
이들 바이러스는 스카이 넷이라는 전 세계 컴퓨터 네트워크를 순식간에 감염시키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핵 미사일들을 발사시켜 버린다.
보안 전문가들은 “지금도 사실상 보안 프로그램들이 사이버 세상을 위협하고 있는 각종 바이러스와 악성 프로그램들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해킹 기술도 방어기술보다 더 빨리 발전하기 때문에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다 보면, 언젠가는 통제불능의 바이러스가 등장해 우리 사회를 교란시킬지 모른다.
컴퓨터를 이용한 네트워크는 앞으로 더욱 복잡하고 유기적으로 우리 인간 사회와 연결 고리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그렇게 되다보면 사회생활의 모든 것이 컴퓨터 네트워크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고 그것을 달리 생각해보면 인간이 언젠가는 컴퓨터 네트워크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터미네이터3에서도 마지막에 ‘스카이 넷’ 자체가 ‘바이러스’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인간이 만들어낸 컴퓨터 네트워크가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의 통제를 넘어선 무엇인가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마치 인간이 신을 만들고 그 신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과 같다.
한국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전자정부’도 모든 국가 정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형성하는 것이다. 미국이 실시하고 있는 비자 면제국에 대한 개인 바이오 정보의 통일화도 언젠가는 전 세계로 확대돼 실시될 것이다. 전 세계 모든 개인들의 정보가 하나의 네트워크 망에 통합될 수도 있다.
그렇게 가다보면 인류를 하나로 묶는 통일된 네트워크가 필요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질 것이 뻔한 일이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와 각종 악성코드, 해킹은 지금보다 더욱 강력하고 그 위력은 점점 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에 대한 대비도 인간의 몫이고 정보보호 전문가들의 몫이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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