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바라본 애플 키노트, 올해의 혁신은 ‘페이’

2014-09-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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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화면, 애플표 웨어러블에 “애플 특성 어디 있나?” 불만 많아
NFC라는 오래된 기술을 애플만의 브랜드 파워에 접목한 “애플페이”

[보안뉴스 문가용] 9일 새벽에 진행된 애플의 키노트가 세계적으로 화제다. 미디어마다 관련기사를 내고 있고 이미 수많은 블로그와 커뮤니티에서 아이폰 6과 애플워치 등의 디자인과 기능을 놓고 열띤 토론이 오가고 있다. 매년 ‘혁신’이란 이름에 걸맞은 무언가를 들고 나온 애플에게서 또 다른 혁신을 기대한 사용자들에게 더 커진 아이폰 6의 액정과 웨어러블인 애플워치는 그다지 큰 감흥을 불러오지 못했다. 안드로이드 및 타사 경쟁업체들이 이미 시장에 등장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올해 애플이 내세운 혁신은 ‘애플페이’인 듯 보인다. 지갑 문화를 아예 아이폰으로 대체하겠다는 이들의 야심은 그러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혁신적이지만은 않다. 결국 애플페이란 우리가 매일 출퇴근 시간에 사용하는 교통카드에 들어있는 NFC의 또 다른 용례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CEO인 팀 쿡은 “결제 및 지불 방식에 집중할 예정이다. ‘결제 및 지불 방식’은 그 자체로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카드로 매일 1백 2십억 달러에 달하는 액수를 지불한다. 이는 연간 4조 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미국에서만 말이다. 그러나 매일 20억 건에 달하는 거래횟수라는 기록은 사람들이 결국 카드를 찾아 하루 동안 주머니나 지갑을 뒤지는 회수와 같다고 해석했다. 커다란 불편함이 보였다”고 말했다.

애플이 주장하는 NFC가 탑재된 아이폰 6의 장점은 지불하기가 간편하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핸드폰에 달린 사진기로 카드를 찍어 아이튠즈 계정에 업로드함으로써 신용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등록한 카드 정보를 가지고 매장에 설치된 비접촉 리더기(교통카드 리더기와 같은)에 핸드폰을 가까이 가져감과 동시에 지문을 터치 아이디 스캐너에 대고 있으면 된다.

하지만 이는 보안과 관련하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바로 지난주 아이클라우드 해킹 사건 때문에 애플의 보안성에 대하여 사용자들이 의구심을 품은 상태인 것도 한 이유다. 애플은 이에 대해 ‘클라우드 자체가 해킹당한 것은 아니고, 미래 보안사고에 대비해 패치를 완료, 배포한 상태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부문의 부회장인 에디 큐(Eddy Cue)는 “애플은 카드번호를 저장하지도 않고, 매장에 넘기지도 않는다. 매번 결제를 할 때마다 1회용 지불 번호와 다이내믹 보안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소비자를 안심시켰다. “보안이 애플페이의 가장 핵심이 되는 가치다. 물론 프라이버시도 그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즉 우리로서는 고객의 정보를 수집할 필요도 동기도 없다는 뜻이다”라고 에디 큐는 말을 맺었다. 이는 라이벌인 구글을 꼬집은 듯한 뉘앙스이기도 했다.

팀 쿡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신용카드에는 문제가 많다. 이미 대다수 카드의 번호와 정보가 유출된 상태이고 대부분 오래되고 구시대적인 자기띠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대체할 무언가를 고대해왔다. 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팀 쿡의 말처럼 꽤나 많은 곳에서 차세대 지불 및 결제 시장의 패권을 놓고 큰 소리소문 없이 왔다가 사라져갔다.

2011년 등장한 구글 월릿은 영국까지의 확장을 계획했으나 무산되었고, 트위터의 창립자인 잭 도시(Jack Dorsey)는 전 세계인들의 구매 문화를 바꾸겠다는 야심을 담은 스퀘어 월릿 앱을 출시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철회했다. 비자카드 역시 지난해말 V.me라는 온라인 지불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유럽 지역에서 런칭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은 올 여름 비자 체크아웃(Visa Checkout)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러나 이런 이름이든 저런 이름이든 대중화는 아직까지도 요원해 보인다.

팀 쿡은 이런 실패사례들의 요인을 “자기중심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그 업체들이 가진 제한적인 ‘확장성’을 꼬집으며 동시에 자신들의 어마어마한 ‘사용자 수’를 자랑하는 말로 해석된다. 애플이 구글이나 트위터 등에 비해 가지고 있는 강점은 바로 ‘아이클라우드’ 및 ‘아이튠즈’의 계정이다. 그 수는 8억 개가 넘어가며 여기에 등록하려면 신용카드 정보 등록이 거의 필수사항이라는 것도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이 따라올 수 없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NFC 자체가 신기술은 아니지만 ‘애플이 했다’는 것에서 앞으로의 지불 및 결제 문화가 실제로 크게 바뀔 것이라고 예상한다. 만만치 않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수도 여기에 기여한다.

칼리슬 앤 갤러거 컨설팅 그룹(Carlisle & Gallagher Consulting Group)의 수석 분석가인 샘 몰(Sam Maule)은 “지난 몇 년 동안 보안사고 때문에 신경이 곤두 서 있는 소매업 사장님들에게 커다란 희소식이 될 듯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은행가와 기존의 결제 시장에게도 좋은 소식이라는 건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애플이 기존의 금융 및 시장 구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개입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은행들에게도 윈윈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캡게미니 파이낸셜 서비스(Capgemini Financial Services)의 회장인 데보라 백슬리(Deborah Baxley)는 “은행에서 자신들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따로 개발하거나 투자하지 않아도 되니까”라고 한다. 애플과 애플페이로 협력관계를 맺은 USAA 은행은 이를 두고 “대단한 변화”라고 평했다. “결제 시장에 있었던 변화 중 가장 혁신적인 것이라고 봅니다. 저희 은행 회원들의 삶을 보다 쉽고 안전하게 바꿀 것입니다.” USAA 은행의 회장인 데이비드 본(David Bohne)의 말이다.

결국 애플이 이런 구닥다리 기술(NFC)을 가지고 ‘애플페이’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혁신’이라고 발표할 수 있었던 건, 그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자기들 모바일 및 IT 사업에 접목할 수 있게 해준 브랜드 파워 및 확장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즉 애플과 제휴를 맺고 싶어 하는 은행, 상가, 브랜드, 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카드 정보를 대부분 입력하고 가입한 수많은 회원들과 생활 깊숙이 침투한 IT 기기를 바탕으로 ‘지불하는 문화 자체를 바꾼다’는 건 과연 애플만이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는 애플페이가 기존의 지불방식을 크게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바일 금융 서비스인 잭슨빌(Jacksonville)의 수석 부회장인 덕 브라운(Doug Brown)은 아직 애플이 주도하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한참 남았다고 한다. 상인들이 연합해서 현재 만들고 있는 머천트 커스터머 익스체인지(Merchant Customer Exchange)와 이미 NFC를 탑재한 구글 안드로이드 때문이다. “아직 이 새로운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 구도의 승자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애플의 키노트는 분명히 마일스톤이 될 것입니다. 미래가 어떤 모양이든요.”

한편 이번 애플페이는 한국에서만큼은 ‘혁신’이라는 이름표를 얻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NFC라는 기술만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여러 은행, 상가, 매점들과 협력 관계를 맺거나 NFC 결제 수단이 대중화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 어떤 경우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Siri가 언어 문제로 발 빠른 현지화가 어려웠듯이 이번 애플페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뜻. 게다가 한국의 아이폰 사용자 비율은 세계 시장과 대조해봤을 때 현저하게 작은 편이다.

보안뉴스에서는 유럽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빠르게 번지고 있는 NFC에 대한 보안 분석을 해서 오후 6시에 게재할 예정이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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