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1조로 이용자 가장해 자리 바꿔가며 해킹툴 설치
[보안뉴스 오병민] PC방에 불법 프로그램을 설치해 게임머니를 탈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은 PC방 복구프로그램을 무력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PC방에도 큰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강남 소재의 H피시방을 운영하고 있던 A씨는 불필요하게 자리를 옮기던 남녀 이용자 2명을 수상하게 생각해 그들이 옮겼던 자리의 PC를 살펴봤다. 그 결과, 해당 PC마다 해킹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 것을 발견한 A씨는 서둘러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용의자들이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했을 가능성을 높다고 보고 해당 PC방의 하드디스크 일부를 수거해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비회원 카드를 이용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며 자리를 옮겨달라고 하는 것이 이상해 그들을 유심히 살펴봤다"면서 "살펴보니 그들이 이용했던 자리에 이상한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PC방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PC방 업계에서는 손님으로 가장해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공격자가 늘고 있어 PC방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사례가 수차례 보고되고 있다”면서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공격자들은 대부분 30대 중후반으로 2인 1조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유 없이 PC 자리를 바꿔달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이 설치한 프로그램은 PC방 이용자가 특정게임을 이용하면 게임의 패를 볼 수 있게 해 게임머니를 쉽게 취득하도록 하는 해킹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기능과 더불어 PC방 PC의 자동복구 프로그램이 무력화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PC방 업계에서는 이 해킹프로그램 설치로 인한 복구 불능 사례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PC방 복구기능 D프로그램을 개발한 W업체의 관계자는 “해당 해킹프로그램은 해킹프로그램이 설치된 시점으로만 복구가 되기 때문에 복구 불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아 최근 해당 해킹프로그램 샘플을 추출해 패치를 완료했다”면서 “복구프로그램이 설치된 경우 컴퓨터를 재부팅하면 해킹프로그램이 없는 시점으로 복구가 되기 때문에 공격자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구프로그램을 무력화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PC방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복구업체에 따르면, 이 같은 피해는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익산과 군산 등 전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피해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안업계의 한 전문가는 “작년 5월부터 조직적으로 PC방을 노리고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현장에서 검거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울러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용의자가 잡힌다고 처벌이 크지 않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실질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병민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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