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강력범죄 해결에 CCTV가 큰 활약을 하면서 차츰 인기몰이를 시작했고, 이제 CCTV를 제외하고는 보안이나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여기에 보안을 위해 설치했던 CCTV가 지능형 분석기능을 이용해 매장에 방문한 손님의 수를 세거나, 어느 판매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머물러 있었는지 분석하는 등 마케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CCTV는 어느 샌가 우리 생활 깊숙하게 들어온 지 오래다.
CCTV가 처음 등장했을 무렵 CCTV가 갖는 여러 순기능은 누구나 인정했었지만 반대로 CCTV로 인한 역기능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다.
당시 신문에는 하루 출근하고 퇴근할 때까지 몇 십대의 CCTV에 노출이 되는지, 그로인해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가 노출이 되는지에 대한 기사와 정부가 모든 CCTV 영상정보를 관제하는 이른바 ‘빅 브라더’에 관련된 기사가 계속 쏟아졌다. 하지만 강력범죄가 연달아 발생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CCTV가 대두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어느샌가 사라졌다.
그런데 CCTV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때 흐름을 역행하는 작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양심거울’이다. 양심거울은 원래 불법 쓰레기 투기를 막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사람들이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장소에 거울을 설치해 쓰레기를 버리는 자신을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양심의 가책을 받아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양심거울은 이른바 ‘넛지 효과(Nudge Effect)’를 적용한 방식으로, 넛지 효과란 타인의 행동과 선택을 강제성이 아닌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영향력을 뜻하는 행동경제학 용어이다.
즉, 양심거울은 CCTV가 가지는 강제성과 규제성이 아닌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드는 양심과 부끄러움 등의 자연스런 감정변화를 통해 다시는 불법 쓰레기 투기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CCTV는 분명 보안과 안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불편함도 분명 존재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CCTV의 대체가 아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고, 범죄예방환경을 만드는 CPTED나 앞서 이야기한 양심거울이 바로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CCTV가 나은지 CPTED나 양심거울이 더 효과가 좋은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안전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CCTV와 양심거울의 장점을 취해 서로 보완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원병철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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