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이 열풍일 때는 모든 것에 2.0을 붙이는 것이 유행이었다. 스마트 폰이 보급된 이후로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스마트라는 말을 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름만 갖다 붙인다고 스마트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름에 현혹되어 정작 목적을 잊고 현상에 집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 잠시 스마트의 정의를 다시 되돌아보면서 스마트시대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스마트폰, 스마트워크, 스마트TV에 붙이는 스마트는 똑똑하다는 뜻이다. 왜 똑똑할까? 사람의 욕구를 알아서 측정하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기능과 장점은 이를 위한 부수적인 조건일 뿐이다.
스마트워크에 대해서 설명하라면 많은 사람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어디서나 일하는 활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일했는데 생산성이 더 떨어진다면? 스마트하게 근무를 한 것이 아니다.
다음의 김지현 본부장은 ‘스마트워크란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일하는 업무 형태’라고 말하는데 이쪽이 스마트워크의 정의에 어울린다. 물론 이 말에는 좀 더 효율적인 생산성 관리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이유는 불필요한 교통시간을 아껴서 일에 더 투자하기 위함이다.
과거에는 네트워크 시설의 부족으로 출근하지 않고 일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다양한 도구 발달로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 그런데 출근하지 않고 일했더니 오히려 소통의 어려움이나 방만한 업무로 생산성이 떨어졌다면 스마트워크가 아니다.
똑똑하다는 말에는 ‘전보다 더, 남보다 더 잘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표를 고려하지 않고 과정에 치우친 스마트의 남발은 독이 될 수도 있다.
◆ 스마트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야
스마트TV의 정의도 좀더 넓어져야 한다. TV에서 앱을 실행시킬 수 있는 것이 스마트TV라면 쓸모가 크지 않다. 고객이 원하지 않는 앱이 수 만 개 있으면 무엇에 쓴단 말인가? 스마트TV란 앱이 실행되는 TV가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프로그램과 서비스 실행으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TV여야 한다. 앱이 실행되는 환경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다.
그러니 스마트 카의 정의를 단순하게 다양한 센서를 이용하여 사람이 해야 할 운전과 안전 관리 부분을 자동차가 맡은 정도로 내린다면 너무 기계적이다. 어떤 운전자는 후방센서가 달려서 뒤의 장애물을 보는 것을 원할 수도 있지만 많은 운전자는 옆에 멋진 이성을 태우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후방센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페이스북에 어떤 이성이 댓글을 남겼는지 알려주거나, 위치기반을 통해 반경 100미터 이내에 있는 멋진 이성이 함께 저녁을 보낼 짝을 찾고 있다는 정보일 수도 있다. 차를 운전하는 동안 운전자의 주목은 갇힌 차 안에 있고, 차 안에서 모든 욕구를 해결하려는 것이 운전자의 심리다.
스마트 카란 혼자서 운전 잘 하는 차가 아니라 차 주인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차로 정의함이 더 적절한 것이다. 고객이 원하지 않은 수많은 센서와 기능은 과유불급일 수도 있다.
결국, 스마트경제란 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기업이나 다른 사람에게 보내서 공유하고, 그 욕구에 맞는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고 봄이 적절하다. 이런 기능을 넣으면 더 좋은 기계라는 생각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환경과 기능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는 것이 순서상으로 맞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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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중 태
IT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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