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인 스마트그리드 보안연구센터장 인터뷰
[보안뉴스 오병민] 화석에너지 고갈로 인한 에너지 효율 필요성으로 인해 스마트그리드가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자동차의 상용화와 맞물려 현실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울러 지경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그리드 촉진법이 연내에 제정되면 관련사업도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그리드가 추진되면서 제일먼저 고려돼야할 부분은 안정성과 보안성이다. 특히 스마트그리드는 그동안 폐쇄 망을 이용하던 전력인프라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전력이용현황을 보여주기 위해 인터넷망까지 연동돼야하기 때문이다.
임종인 스마트그리드 보안연구센터장(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스마트그리드가 현실화되면 일반 IT보안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보안문제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폐쇄 망에서 보안인식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오픈된 공중망 보안인식까지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는 최근 스마트그리드 보안연구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스마트그리드 관련 정보보호분야의 원천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마트그리드 보안 R&D를 총괄하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더불어 기업용SW제조사인 SAP 등과 MOU를 맺어 스마트그리드 보안 연구에 대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임종인 센터장은 그동안 전력인프라는 그동안 국가 중요시설로 정부의 통제를 받으며 폐쇄된 상황에서 운영돼 왔지만, 스마트그리드는 스마트미터를 이용해 냉장고 나 TV 등 각 전자제품들의 전력량을 측정하고 사용자들이 전력사용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공개망의 성격도 가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나타날 수 있는 보안위협도 일반 IT보안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성격을 가진 보안위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폐쇄 망은 내부적으로는 폐쇄 망이라는 인식 때문에 오히려 보안에 취약한 부분이 많으며 전력은 중요시설이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나타날 수 있는 보안위협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미국의 US-CERT의 보고서에서 스마트그리드를 노린 보안위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마트그리드 보안을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고려해야한다고도 주장했다. 앞으로 스마트그리드는 많은 나라에서 추진할 신동력 성장시장이기 때문에 우리의 안정적이고 경량한 암호 및 인증 등 보안기술을 수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임종인 센터장은 “그러나 수출을 위해서는 단독적인 기술 우위보다는 국제표준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예전 우리가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던 와이브로나 DMB가 국제표준에서 멀어져 성장이 멈췄던 것을 교훈 삼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임 센터장은 이를 위해 미국의 스마트그리드 표준화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니스트(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 NIST)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단독기술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니스트와 협력해 표준 정립해 나가면서 수출시장 확보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현재, 고려대와 KISA, ETRI가 공동으로 개발한 경량화 암호 기술인 하이트(HIGHT)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돼 스마트그리드의 암호기술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바일 암호기술인 하이트는 그동안 무거웠던 암호화 기술을 경량화해 스마트미터와 같은 작은 개체에서도 가볍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기존 암호기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은 “암호화 기술과 인증기술 등에서 우리만의 표준보다는 더 큰 시장에서 이용하는 표준을 만들어야만 활성화 되고 수출 이익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종인 센터장은 스마트그리드 활성화와 더불어 안정성과 보안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정의 역할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 이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일단 스마트그리드에 관련된 법 만해도 재난민 안전관리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과 새로 신설되는 스마트그리드 촉진법 등 건교부, 지경부, 행안부, 방통위 등 많은 부처와 기관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이들 부처와 기관에서 중복규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병민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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