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77%’ 게임을 위해 부모의 주민번호 도용
전문가들 “가족 간 유대형성 실패가 원인” 지적해
초등학생 게이머들의 주민번호 도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무엇인지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게임전문 매체가 최근 학부모정보감시단과 함께 574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1%가 15세 이상 이용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중엔 형제나 친척의 주민등록번호를 쓰거나(2.6%) 더 나아가 친구에게 돈을 주고서 주민번호를 구한다(6.3%)고 한 초등생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초등학생 중 등급 외 게임을 이용했다고 주변 어른들로부터 주의를 받은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자주 있다 16.3%, 가끔 있다 26.5%)
설문조사에 참여한 초등생들의 다수는 이용 등급을 지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40.1%)라고 말했다. ‘전체이용가 게임은 시시해서’(24.7%)라거나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서’(12.3%)라고 말한 응답자도 있었다.
관련 전문가들은 초등생들이 부모의 주민번호를 도용할 정도로 게임에 몰입하는 주된 원인이 가족 간 유대감 형성 실패에 있다고 말한다.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혼자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된 아동들이 게임에 빠진다는 것.
여기에 충동조절 장애 등등이 더해질 경우 게임에 대한 초등생들의 집착은 더욱 커지고, 급기야 일탈행동까지 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이 가장 빈번히 언급하는 것은 학부모와 아동의 협력이다. 김성신 학부모정보감시단 사무국장은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건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이지 아동의 잘못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생들이 게임을 과다하게 이용치 않게 아동들과 서로 대화하면서 도와줘야 한다”고 언급한 다음 “여기에 더해 필요하다면 ‘시간관리 프로그램’ 등 기술적인 장치를 도입해서 함께 이용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상담 전문기관인 ‘아이 윌 센터’의 한 관계자는 치료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게임을 대체할) 여가 활동을 찾을 수 있도록 성인들이 도와주는 것 역시 문제해결의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뒤이어 그는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은 치료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또 한번 부각시키며 “(게임 중독이 사회적인 문제로 발전하지 않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각 기관들이 함께 책임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각 가정은 물론, 아이 윌 센터 등 기관도 아동 및 청소년의 과다한 게임사용을 막으려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은 ‘그린-i 캠페인’ 등을 통해서 아동 및 청소년의 유해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 및 청소년은 가족의 주민번호를 도용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 등을 악용해 일탈행위를 이어가는 이들이 계속 생기면서 게임중독 예방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해당분야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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