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고객 ‘해킹’ 가능성 의심...경찰에 수사 의뢰
우리은행측 "시스템 해킹이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주장
시중은행 고객의 계좌에서 현금이 무단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고객은 해킹에 따른 사건임을 주장하지만, 문제의 은행에선 계좌 개설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잘못 관리해 생긴 일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16일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고객 문모(34)씨는 12일 인터넷뱅킹 도중 자신의 공인인증서가 폐기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은행측에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고, 월요일인 다음날 보안카드를 OTP로 교체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통장 비밀번호는 변경되어 있었고, 계좌에 있던 돈 640만원은 또 다른 한 시중은행 계좌로 이미 넘어간 상태였다. 다행히 일찍 지급정지를 요청해 돈을 날리는 최악의 피해는 막았다. 이후 사건의 원인에 대한 말이 나왔다.
문씨는 은행시스템을 노린 해킹을 의심했다. 그간 개인정보 보호에 만전을 기하면서 인터넷뱅킹을 이용해온 까닭에 해킹 말고는 달리 원인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한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자신의 생각을 꽤 분명하게 밝혔다.
“은행에서 제시한 보안 철칙들을 준수하면서 인터넷뱅킹을 사용했음에도 뚫렸다”는 말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우리은행측의 반응은 달랐다. 한 관계자는 “본건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정상적으로 계좌이체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산시스템에 몰래 들어온 해킹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기 위해서는 개인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다음 “결국 개인정보 유출로 사건이 발생했던 게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사자들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히기 위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에 사건을 접수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문씨 계좌에 접속한 기록을 분석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명확하게 가려질 터.
하지만 경찰수사 여부와는 별개로 인터넷뱅킹 고객들의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과 올해를 거치면서 이와 비슷한 사건들은 계속 발생해왔다 .우리은행과 씨티은행이 유사 사건의 무대였다. 최근엔 하나은행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시중에선 중국 등 외국발 범죄일 걸로 추정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난 상태는 아니다. 시민들이 인터넷뱅킹을 두고서 ‘정말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거나 아예 이용을 망설이게 되는 주된 이유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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