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한 상술에 피해보는 사례, 계속 증가
막강한 개인정보 파일을 보유한 대기업부터 생활의 근거지인 아파트 관리에 이르기까지소중한 개인 정보들이 대거 유출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근래에 많은 정보유출사고가 있었으나, 규모면에서나 위험적인 측면에서 그 어느때보다 실질적인 피해가 크다.
SK(주) 산하의 OK캐쉬백 사업본부가 SK텔레콤(주) 등 같은 그룹 계열사를 통해 가입된 회원 명단으로 마구잡이식 보험영업을 알선해 물의를 빚었던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험상품 판매에 대한 별도의 안내 절차가 부실했던 것은 물론 1950여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가입자를 비롯한 OK캐쉬백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대거 보험사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OK캐쉬백은 지난해 말부터 SK텔레콤 가입자를 중심으로 한 OK캐쉬백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S생명과 R생명의 종신보험 상품을 업무 제휴 차원에서 통신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OK캐쉬백은 회원들의 휴대전화나 직장전화로 전화를 걸어 회원별로 현재 적립된 캐쉬백 포인트와 포인트 사용 방법을 설명한 뒤 곧바로 S생명 상담원들에게 전화를 연결해 보험 가입을 유도했다.
하지만 OK캐쉬백은 회원들에게 포인트 관련 설명을 끝낸 뒤 "보험상품을 광고하겠다"는 명확한 안내 없이 보험사로 전화를 돌린 사례가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OK캐쉬백측은 "회원들의 동의를 구한 뒤 보험사 상담원과의 통화를 주선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증명해 보이진 못했다. 이는 그동안 대기업의 계열사간 회원 정보를 공공연히 교류해왔던 사실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한편 OK캐쉬백 관계자는 "보험상품 안내에 대한 회원들의 동의를 반드시 구하도록 상담원들에게 교육시켰고 동의가 이뤄지면 그 때부터 회원들은 보험회사 고객이 돼 우리가 관여할 수 없다" 며 "안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상담원들의 실수로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올해 중·고등학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가정을 대상으로 일부 교복 판매점들이 전화 홍보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어 일부 학교당국의 학생정보 유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 및 학부모들에 따르면 최근 일부 교복 판매점에서 교복판매를 늘리기 위해 신입생을 둔 가정만을 골라 밤낮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를 걸어 점포안내 및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려 불편을 주고 있다는 것.
이는 중·고등학교 진학을 앞에 두고 있는 가정마다 매출을 무리하게 늘리려는 교복 판매점들의 얄팍한 상혼이 작용한 것으로 학부모들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등 피해가 정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와관련 학부모들은 일부 학교당국이 교복 판매점과 유착하여 졸업생 명단 및 집 전화번호 등 학교에 보관중인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통째로 유출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김모씨는 "일부 교복 판매점들이 하루에 수차례Tlr 전화를 걸어 경쟁적으로 홍보를 벌이는것에 짜증이 날 정도" 라며 "신입생 가정의 명단 및 전화번호 등을 교복 판매점이 어떻게 입수했으며, 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장사속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또한 아파트 입주자들의 전화번호가 새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10일 강원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확보를 위해 아파트관리사무소를 돌며 입주민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한 4명을 불구속 입건한 사건이 발생됐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업체 대리점을 운영하는 박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춘천시 석사동 H아파트, 퇴계동 G아파트 등 7개 춘천지역 아파트관리사무소를 돌며 일반전화단자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입주자 전화번호 4,500여개를 불법으로 수집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인터넷 회선점검을 가장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설치돼 있는 주배전실(MDF:전화망을 각세대별로 분배하는 장치)에 들어가 다른 업체에서 설치한 전화단자에 전화기를 개조해 만든 기계장치로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 등은 이같이 불법으로 수집한 전화번호를 회사내 전화판촉원들에게 전달해 인터넷 가입자 확보를 위한 광고에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인터넷과 통신업체 회선망이 아파트관리사무소 한곳에 집중돼 있어 회선점검을 이유로 다른 업체 통신기기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게 더 큰 문제다. 경쟁업체에서 마음만 먹으면 이같은 범죄가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대 정보보호 김귀남 교수는 “비뚤어진 상술에 개인정보들이 마구 유출되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이로인해 발생되는 피해규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며 “정부차원의 개인정보유출 방지에 관한 실질적인 대책과 함께 기본적인 기업윤리와 정보보호에 관한 기본적인 마인드들을 확충시키는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것만이 이와같은 사건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한수진 기자(is21@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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