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덕의 보안 다반사-2] 케데헌 현상에서 배우는 사이버 보안문화

2025-09-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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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참여, 그리고 우리의 ‘신바람’이 만드는 보안 혁신

최근 연이어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인해 ‘보안’이 이제 전 산업에서 꼭 필요한 기반 인프라가 되고 있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보안뉴스>는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김정덕 명예교수의 연재를 통해 일상과의 비유를 바탕으로 보안의 여러 이슈를 짚어보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보안 패러다임과 지속가능한 보안을 위한 거버넌스와 리더십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연재목차 Part 1. 보안 다반사- 보안, 일상과 비유에서 길을 묻다]
1. 골프의 지혜로 배우는 사이버 레질리언스
2. 케데헌 현상에서 배우는 사이버 보안문화
3. 자전거 라이딩과 사이버 보안
4. 불꽃야구로 본 사이버보안
5. 나무의 전략, 보안의 지혜
6. 따뜻한 보안교과서, 육아
7. 내면의 방패, 마음챙김
8. 기술중독, 사이버 보안의 새로운 위협
9. 손흥민의 리더십과 사이버 보안
10. 보안 문화_Nature vs. Nurture
11. 워렌 버핏에게 배우는 사이버 복원력 원칙

[보안뉴스=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2025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라는 작품이 전 세계에 하나의 문화적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K팝 팬덤의 상징인 ‘떼창’ 문화를 중심으로, 팬들이 노래와 춤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독특한 경험을 그려내며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선 현상이 되었습니다.


[자료: AI Generated by Kim, Jungduk]

사실 저는 이 작품을 처음 넷플릭스에서 접했을 때 10분도 채 보지 않고 멈췄습니다. 급한 일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일 쏟아지는 언론 보도와 주변의 뜨거운 반응에 결국 다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물론 끝까지 본 지금도 이 영화가 제 인생 영화 목록에 오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게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익숙지 않고, 스토리 역시 특별하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영화 속 OST ‘Golden’의 멜로디만큼은 귓가에 계속 맴돌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더군요.

케데헌의 인기 비결
스스로 ‘꼰대’임을 인정하면서, 저는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왜 이 영화는 저와 같은 세대의 감성과는 다르게, 연령과 국적의 경계를 넘어 이토록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 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K팝 팬덤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넷플릭스라는 강력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팬들이 동시에 콘텐츠를 소비하고,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소통 창구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며 자발적으로 팬덤을 확장한 것이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케데헌이 보여준 이 공동체적 문화 경험은 사이버 보안 분야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사이버 보안은 더 이상 단순히 기술적·관리적 통제만으로 유지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즉, 모든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메시지(문화적 공감대)를 흥미로운 이야기(스토리텔링)로 전달하고, 조직 내 다양한 소통 채널(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공유하고 참여할 때, 비로소 자발적이고 강력한 보안 문화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케데헌 현상과 우리나라 문화가 주는 시사점
케데헌이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데는 한국 대중문화 특유의 공동체성과 참여 문화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우리 문화에는 ‘같이 부르고, 같이 놀고, 무대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전통적 음악문화가 깊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장례식이나 경사 때 동네 사람들이 함께 곡을 부르거나 농경 사회의 풍작을 기원하며 사물놀이를 함께하던 전통은 오늘날의 노래방 문화와 K팝 떼창으로 자연스럽게 계승되어 왔습니다. 이처럼 음악과 퍼포먼스가 단순 소비를 넘어 모두가 함께 만드는 ‘신바람’의 힘은 우리 사회가 가진 독특한 문화적 자산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안 문화도 충분히 ‘신바람 문화’처럼 형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보안을 지키는 일에 적극 참여하고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낄 때, 자연스럽게 강력한 보안 문화가 구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의무감이나 통제에 의한 보안 활동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즐거운 동참’과 ‘긍정적 경험’이 만들어질 때 보안은 조직 내 일상의 일부가 됩니다.

한국 문화의 특성과 보안 문화 트리거
우리나라 음악 문화의 ‘같이 부르는’ 공동체성과 ‘무대와 관객이 하나 되는’ 참여 방식은 보안 문화에서도 매우 중요한 힌트가 됩니다. 이 공동체적 경험에는 “함께 한다”는 심리적 신뢰와 소속감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보안 분야에서는 이러한 정서가 ‘보안 의식’과 ‘자발적 보안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문화적 자산만 있더라도 그것이 현실에서 보안 문화로 진화하려면 특정한 ‘트리거(촉발 요인)’가 필요합니다.

한국적 ‘신바람’을 동력으로 하는 보안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트리거는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우선, 보안 우수 사례나 개인의 기여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공유와 인정의 문화’를 조성하여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또한, ‘케데헌’의 떼창처럼 집단이 함께 즐기는 보안 캠페인이나 게임화된 교육 같은 ‘공동체 이벤트’를 통해 재미와 동료애를 더할 수 있습니다.


▲김정덕 중앙대 명예교수 [자료: 김정덕 교수]
여기에 더해 리더가 직접 모범을 보이며 인간 중심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리더십의 역할’과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활용한 ‘문화적 스토리텔링’은 보안을 더욱 친근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트리거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필수적인 환경이 바로 ‘활발한 소통 채널’입니다. 공식적, 비공식적 플랫폼을 통해 이러한 활동들이 끊임없이 공유되고, 보안에 대한 이야기가 일상적인 대화의 일부가 될 때, 비로소 자발적이고 강력한 ‘신바람 보안 문화’가 조직 전체에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한국적 ‘신바람’ 보안 문화의 가능성
우리 문화가 지닌 ‘같이 부르고 춤추는’ 공동체 전통은 사이버 보안 문화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전통이 보안 분야에서 트리거만 잘 작동한다면, 단기간 내 강력하고 지속성 있는 보안 문화가 형성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오늘날 글로벌 디지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대비뿐 아니라 사람 중심의 문화 혁신이 더욱 중요합니다. 케데헌 현상이 보여준 공감과 참여, 그리고 우리 문화의 신바람 정신이 만난다면, 사이버 보안도 세계적 수준의 혁신적 문화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직과 국가의 안전을 위한 새로운 길이 여기에 있음을 확신하며, 보안 문화의 ‘떼창’ 시대를 기대합니다.

[글_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필자 소개_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 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금융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위원, 전 JTC1 SC27 정보보안 국제표준화 전문위 의장 및 의원, 전 ISO 27014(정보보안 거버넌스) 에디터 등 역임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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