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나 AMD 등의 첨단 AI 칩이 중국 등 미국이 수출을 규제하는 국가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당국이 조사하는 일부 선적품에 대해 적용된다. 이는 미국 수출 규제를 우회해 이득을 취하려는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수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적 장치는 이들 AI 칩을 장착한 델이나 슈퍼마이크로 서버 장비의 배송 포장에 숨겨진다. 로이터가 접촉한 업계 관계자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공급 과정의 어느 시점에 누가 설치하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I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 연합/AFP]
지난해 엔비디아 칩이 설치된 델 서버의 포장에 2개의 추적 장치가 설치된 사례도 소개됐다. 스마트폰 크기의 큰 추적 장치는 포장 박스에 붙어 있었고, 작은 추적기는 포장 내부에 숨겨져 있었다.
재판매상들도 추적 장치의 존재를 알고 환적 과정에서 이를 찾아내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적 장치 설치엔 주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과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 등이 관여한다. 정부는 추적 장치가 설치되는 제품 제조사에 미리 알리기도 하지만, 관련 기업들 모르게 조치하기도 한다.
이들 부처는 기사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고, 중국 외교부는 이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슈퍼마이크로와 델, AMD 등은 추적 장치에 대해 모른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우리는 제품에 비밀 추적 장치를 설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첨단 AI 칩에 대한 수출 규제는 2022년 시작됐다. 하지만 수출 규제를 뚫고 미국 AI 칩이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등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최근 나타났다. 지난 달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수출되는 AI 칩에 위치 확인 기능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이 수출 규제 품목에 추적 장치를 다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 정부는 1985년 수출 규제 대상이던 비행기 부품의 해외 선적 물량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하며 추적 장치를 설치한 바 있다.
[한세희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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