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기업의 85%가 “AI 준비 완료”...11% 만이 진정한 준비 갖춰

[보안뉴스 강현주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인더스트리 4.0 역량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 자사의 기술 성숙도 수준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기술 도입 측면에서는 근본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30일 IBM의 ‘아태지역 AI 기반 인더스트리 4.0: 미래 산업을 위한 준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들의 85%가 AI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 중 11%만이 ‘진정한 준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IBM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제조 및 에너지·유틸리티 산업 내 대기업의 준비 상태를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설계와 공급망 등 일부 영역에 디지털 도구를 조기에 도입했다. 하지만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려면 전사적 가시성, 강력한 협업, 그리고 AI 중심의 디지털 기반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IBM]

응답자의 85%가 자사를 ‘데이터 기반’ 또는 ‘AI 우선’ 조직이라 평가했다. 객관적 분석 결과 실제로 높은 성숙도 단계에 있는 기업은 11%(데이터 기반 9%, AI 우선 2%)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렇게 기업의 리더들이 자사의 성숙도를 과대평가할 경우 전략적 투자가 잘못된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병목 현상이나 정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확인된 주요 문제점 △전략 불일치 △인재와 도입에 대한 사각지대 △부서 간 단절된 접근 △핵심 디지털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지연 △제한적인AI 통합 등이다.

10%의 기업만이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전사적으로 내재화하고 있으며, 70%는 실행력 없는 전략, 단절된 계획, 또는 고립된 파일럿 프로젝트에 머물고 있다. 이는 단편적이고 비효율적인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직원 저항에 대해 우려하는 기업은 19%에 불과하며, 26%만이 공식적인 재교육 또는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부 전문성에 자신이 있는 기업도 16%뿐이다. 인재 역량 강화와 참여 유도를 위한 집중된 투자가 부족하면 AI 도입은 시범 단계에서 정체될 수 있다.
약 67%의 기업이 부서 단위로 단편적으로 사례를 도입하고 있으며, 73%는 부서 간 지식 공유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예측 유지보수를 광범위하게 도입한 기업은 40%, 실시간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한 기업은 37%에 그쳐, 중단이나 운영 차질의 위험에 취약하다.

63%는 AI를 개별 프로세스에 한정해 적용하고 있으며, AI/ML을 전략적 핵심으로 간주하는 기업은 10%에 그쳤다. 이로 인해 지능형 운영이 조직 전반에 걸쳐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제품 설계 및 운영 등 주요 기능에서 고객 피드백을 전략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한 기업은 23%에 그치고 있다. 실시간 지속가능성 측정을 위해 투자한 기업은 단 28%이며, 실제로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할 수 있는 기업은 그 중에서도 4분의 1뿐이다.

사이버 회복탄력성 측면에서는 50%가 방화벽과 엔드포인트 보안 등 기초적인 통제 수단에만 의존하고 있다. 공급업체 리스크 평가, SIEM, AI 기반 거버넌스 같은 고급 보안 관행은 제한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인더스트리 4.0을 현실화하고 있는 선도 기업들의 사례들도 조명했다.

일례로 국내 기업 동진쎄미켐은 IBM 왓슨x.ai (watsonx.ai) 기반의 안전한 온프레미스 생성형 AI 플랫폼 ‘ASK’를 구축해 R&D 및 운영 전반의 의사결정을 AI로 가속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스마트 모듈러 테크놀러지스는 IBM 맥시모 비주얼 인스펙션(Maximo Visual Inspection)을 활용해 품질검사를 자동화하고, 고위험 제조 환경에서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폭스바겐 FAW 엔진 은 구조화된 데이터 중심 리더십을 통해 5G, AI, 자율 로보틱스를 통합하여 리드타임을 40% 단축하고 있다.

IBM 측은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향후 인간 중심과 지속가능성, 회복탄력성을 핵심으로 하는 인더스트리 5.0으로의 전환은 여전히 큰 도전 과제”라며 “의지와 현실 간의 간극을 해소하고, 인더스트리 5.0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들은 가치 중심의 기술 전략 수립과 전사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핵심 기술 활용, 데이터를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 빠른 기술 통합을 위한 준비, 인더스트리 5.0 사고방식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현주 기자(jjo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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