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ITU-T SG17 의장 2번이나 역임한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 명예의장으로 추대

2024-09-2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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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흥열 의장, ITU-T SG17에서 의장 2번이나 맡으며 국가 위상 높여
ITU-T SG17에서 진행하는 국제표준의 모든 정량적 분야에서 신기록 달성
국제표준화기구 ITU-T 최초로 관례 없던 SG17 명예의장으로 추대


[보안뉴스 김경애 기자] 국제표준화기구 ITU-T SG17 의장을 맡았던 순천향대학교 염흥열 명예교수가 최근 ITU-T SG17 의장 임기를 성공리에 마쳤다. 2016년 튀니스 하마메트에서 열린 세계표준총회(WTSA-16)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로 정보보호 분야 ITU-T SG17 의장으로 선출된 그는 2022년 3월에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표준총회(WTSA-20)에서 재선돼 2번의 임기 동안 의장직을 수행했다.


▲국제표준화기구 ITU-T SG17 의장직을 성공리에 마친 염흥열 순천향대 명예교수[사진=보안뉴스]

국제표준을 통해 정보보호 발전과 국가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염흥열 명예교수는 한 번도 쉽지 않은 의장직을 두 번이나 맡으며, 8년 임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주목되는 건 국제표준화 기구 ITU-T 최초로 SG17 명예의장으로 추대됐다는 것이다. 염흥열 의장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보안뉴스>는 염흥열 명예의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ITU-T SG17 의장 임기를 마친 소회와 보안 분야 국제표준에서의 우리나라의 역할, 현재 국제표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보안 이슈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8년간의 의장직을 마치셨는데요.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ITU-T 규정상 의장단의 경우 두 번의 임기가 주어지기 때문에 저에게 주어질 수 있는 최대 연수인 8년 임기를 마쳤습니다. 저는 두 번의 의장으로 선출되는 동안 단독 후보 의장으로 선출되는 행운과 회원국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ITU-T SG17(정보보호) 의장으로서 국제 정보보호 표준화를 리드했다는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고, 국가를 대표해 8년간 국제표준화를 이끌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마음과 이제 물러나야 한다는 아쉬운 마음이 교차했습니다. 마지막 회의에서 참가 대표단에게 ITU-T SG17이 정보보호 분야 최고의 국제 표준화 그룹이 되도록 모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Q. 아쉬움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저는 8년 임기 동안 제가 하고자 했던 많은 성과를 회원국의 협력과 지원으로 이룰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매 SG17 회의마다 제가 언급한 ‘SG17 패밀리’ 정신에 입각해 많은 회원국의 지지를 얻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Q. 첫 의장직을 맡으셨을 때 기억이 나시나요? 그 당시를 떠올려 주신다면.
2016년 첫 회의가 2017년 3월에 제네바에서 열렸는데요. 당시 회의에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의 지능형 자동차 보안 국제표준화를 지원하기 위해 ‘지능형 자동차 보안’에 대한 신규 연구과제(Question)를 수립하기 위한 기고서를 제안했습니다. 당시에는 ITU-T SG17에서 새로운 연구과제를 신설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는 신규 연구과제를 다룰 특별세션으로 저의 오랜 동료인 일본 고지 나카오 박사를 선임했는데요. 그 특별세션에서 우리나라 기고서 발표가 있은 후, 미국 수석대표의 지지로 만장일치로 신규 연구과제를 신설했습니다. 이는 아주 특별한 경우로 지금 되돌아보면 참가 회원국이 신임 의장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었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저는 의장으로서 우리나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상우 박사를 라포처,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박승욱 그룹장을 부라포처에 임명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중요하게 여기는 지능형 자동차 보안 분야의 국제표준화를 ITU-T SG17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추진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Q. 의장직 재임기간 중의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요?
저의 의장 재임기간 동안 3개의 연구과제를 신설한 바 있습니다. 2017년 3월 지능형 자동차 보안 연구과제에 이어, 2017년 9월 회의에 ‘분산원장기술 보안’ 연구과제와 2022년 3월에 ‘양자기반 보안’에 대한 연구과제를 설립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분산원장기술 보안 연구과제 라포처로는 오경희 대표를, 양자기반 보안 연구과제의 라포처로 SKT의 심동희 박사를 임명한 바 있습니다.

또한 ITU-T SG17이 2024년 3월 개최한 블록체인 보안에 대한 ITU 워크숍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ITU-T 정보통신자문연구반(TSAG)에 분산원장기술과 관련된 포커스 그룹(FG)을 신설하는 제안을 통해 ITU-T에서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국제표준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 보안, 제로트러스트,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 등의 표준화 주제가 차기 연구회기(2025~2028)에서 신규 표준화 주제로 선택되도록 기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ITU-T SG17 연구반에는 12개의 연구과제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문가를 7개 연구과제의 라포처로 임명해 우리나라 정보보호 표준 전문가가 정보보호 국제표준화를 리드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의장 재임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의장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차기 연구회기에서 SG17의 역할과 표준화 주제를 결정하는데 회원국의 합의를 모으는 일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번 연구회기의 수명이 2년 반으로 단축되어 지난 2차 연임 후에 2022년 9월부터 2년 동안 2024년 10월 세계표준총회에 제출할 ITU-T SG17의 역무와 연구과제 내용을 합의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9월 제네바에서 열린 SG17 회의에서 신규 표준화 주제로 인공지능 보안, 양자내성암호 활용, 메타버스 보안, 디지털 트윈 보안 등의 신규표준화 주제를 합의하고, 12개의 연구과제 내용을 합의했을 때가 무엇보다도 기뻤습니다.

Q. ITU-T SG17에서 진행하는 국제표준의 모든 정량적 분야에서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모든 정량적 수치에서 ITU-T SG17 사상 신기록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의장으로서 첫 번째 2017년 3월 ITU-TSG17 회의의 참석자 수는 120명이였습니다. 그런데 6년 후인 2023년 9월 ITU-T SG17 회의의 참석자 수가 356명으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2024년 3월 ITU-T SG17 회의에 기고서 제출 건수 187건, 신규 워크아이템 제안 건수 62건, 신규 워크아이템 제안 채택 수 54건, 임시문서 발행 건수 520건, 입력 연락문서 건수 187건, 출력 연락문서 건수 41건 등의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신기록은 회원국 대표들에 의해 거둔 성과입니다.

Q. 마지막 회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마지막 회의는 지난 9월 초에 열렸습니다. 이번 연구회기(2022~2024)를 마감하면서 제가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였습니다. 17건의 국제표준을 최종 채택했고, 10건의 신규 워크아이템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 수는 47개국에서 301명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ITU-T SG17 정보보호 국제표준화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Q. 의장직을 수행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의장으로서 중요한 역량은 역시 전문지식과 리더십 확보, 그리고 중립 유지입니다. 국가 기고서를 제출하면서 의장으로서 중립을 유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어려운 점입니다. 의장은 중립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 말고 진정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선대 의장의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겨 두고 의장직을 수행했습니다.


▲ITU-T SG17 염흥열 의장의 회의 장면[사진=한국정보보호학회]

Q. SG17 명예의장이 되셨습니다. 그간 없던 관행으로 알려졌는데, 어떻게 명예의장이 되신 건가요?
9월 6일에 열린 ITU-T SG17 클로싱 프리너리에서 미국 수석대표의 제안으로 SG17 명예의장 (SG17 chair, emeritus)로 추천되었는데요. 권한을 갖는 의장이 아닌 명예직 의장입니다. 물러나는 의장에 대한 아쉬움과 8년간의 공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고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습니다.

Q. 명예의장으로 추대되실 만큼 빛났던 의장님의 리더십 비결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대표단과의 전문성과 경영 측면의 신뢰입니다. 각 국가대표단, 그리고 수석대표단과의 사전, 사후 대화를 통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의장으로서 끊임없는 중재안을 진심을 다해 제안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신뢰를 주는 여러 국가 대표단과의 대화와 회의에서 참석 회원국이 동의할 수 있는, 편견 없는 의사결정이 리더십 확보에 기반이 되었습니다. 또한 8년 동안 미국, 중국 등의 대표단의 경우 저에 대한 신뢰가 확고했던 거 같습니다.

Q. 한국을 대표해 국제표준 참여자가 갖춰야 할 요건과 의장으로서 갖춰야 할 요건을 제시해 주신다면?
제가 항상 언급한 바 있는 언어 장벽 극복, 전문능력 확보, 의사결정 그룹 참여, 그리고 리더십 확보에 있다고 봅니다. 한 마디로 말해 전문지식을 갖추고, 경영능력을 겸비하며 끊임없는 소통이 가능한 언어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국제표준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과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정보보호 표준화는 정보통신 서비스와 제품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데요. 제품의 호환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국제표준 전문가는 하루 아침에 양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국가의 지원과 함께 개인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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