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행정전산망, 현장에서는 손 쓸 수 있는 게 없어...소통 부재 답답함도 피력
[보안뉴스 김영명 기자] 행정안전부가 직접 관리하는 행정전산망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장애가 발생해 큰 혼란이 야기된 가운데 주말을 거치며 모든 시스템이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선에서 민원을 처리하는 지역 주민센터까지 상황전파나 조치사항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소통 미흡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전산망 장애 이후 첫 월요일, 주민센터를 방문해보니 큰 혼잡이나 장애는 없었다[사진=보안뉴스]
11월 20일 오전, 기자는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먼저 입구 쪽에 있는 ‘무인민원 발급창구’에 가서 주민등록등본을 출력해 봤다. 다행히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했고, 주민등록등본도 신속하게 출력됐다.
방문한 주민센터의 모 팀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물었다. 모 팀장은 “주민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산망은 행정안전부의 서버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행정안전부 서버에 문제가 발생하면 주민센터의 모든 업무는 마비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민센터는 행정안전부 서버와 연결돼 모든 업무가 진행되는데, 행정안전부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을 포함한 행정전산망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일선 주민센터에서는 별도의 서버나 장비 등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다는 게 해당 팀장의 설명이다.
모 팀장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난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몇 명씩 출근해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어 “금요일 오후 늦게부터 조금씩 정상화가 되고 있었고, 그래서 주말 이틀 동안 등초본, 인감, 주민등록증 등 발행 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얼굴인식 시스템에는 차질이 없는지 등을 확인했을 때도 특별한 이상이나 오류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인민원 발급창구에서 주민등록등본 등 각종 증명서를 떼는 과정도 오류 없이 원활하게 진행됐다[사진=보안뉴스]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무렵, 주민센터를 찾았는데 지역 주민들이 많이 몰리지는 않았다. 모 팀장은 “전산망 장애를 겪은 직후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꽤 많은 주민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평소와 비슷한 숫자의 주민들이 주민센터를 찾았다”며 “이곳 주민센터는 평일 오전 이른 시간에 15~20명 정도 방문을 하는 것 같은데, 오늘 9시부터 30분 동안 지켜봤을 때도 20여명이 방문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 9시 이후에도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거나 큰 혼잡 없이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또는 시청 및 구청과 같은 상위 기관에서 업무 또는 대응방안에 대한 지침이 내려왔는지도 물었다. 모 팀장은 “행정안전부에서 이번 사태 이후 보내준 자료를 직원들과 공유했다”며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 되면 각 현장에서는 수동으로 조치하라는 내용도 함께 하달됐는데 업무 시간부터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어 따로 조치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정확한 원인은 분석 중에 있기 때문에 저희도 원인에 대해서는 답변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추가조치 사항 등에 대해서도 별다른 지침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주민센터를 방문한 몇몇 어르신 등 지역 주민들에게도 이 같은 행정전산망 오류 사실을 알고 있는지, 불편함은 없었는지 물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영명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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