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 기밀 유출 등의 피해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
일본, 군 사이버 보안 인력 4,000명으로 증원
[보안뉴스 이소미 기자] 중국 인민해방국 소속 해커들이 일본 보안망 네트워크에 지속적으로 침투한 사실이 알려져 일본은 물론 미국까지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이하 WP)는 지난 2020년 가을, 중국 인민해방군(PLA) 소속 해커들이 일본의 군사 역량과 작전 계획, 군사적 결함 등의 기밀을 빼내기 위해 일본의 기밀 안보 네트워크에 침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지=gettyimagesbank]
미국 NSA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일본 안보망에 침투한 사건은 일본 현대사에 있어 가장 큰 피해를 입힌 해킹 사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한 미국 고위 관리는 “당시 중국 해커들은 일본 네트워크에 지속적으로 침입하고 있었다”면서, “그 피해는 충격적일 정도로 심각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다만, 당시 미국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느라 바빴고, 바이든 행정부 역시 미국 기관에 대한 러시아 해커 침입 문제 대응으로 분주했다는 것이다.
이후 2021년 초, 마침내 바이든 행정부가 자리 잡을 시점에서야 사이버 보안 및 국방 관계자들을 통해 문제가 악화됐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미국 사이버 작전사령부 등의 고위 공무원들은 수차례 일본을 방문하며 보안 위험성 경고에 대해 알렸다.
다행히 2021년 11월 미국 사이버 신기술 부국가안보보좌관 앤 노이버거(Anne Neuberger)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성공적인 방향을 찾게 됐다. 일본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향후 5년간 사이버 보안 예산을 10배로 늘리고, 2027년까지 군 사이버 보안 인력을 기존 4배인 4,000명으로 증원하는 등 네트워크 보안 강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다만, 당시 미국 입장을 대변했던 미 국방부는 “일본이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으며, 보안 관계상 최신 군사 작전에 대한 데이터 공유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중국 해커 그룹에 의해 침해당한 일본의 실제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의 방위성 장관인 하마다 야스카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의 성격상 자세한 내용에 대해 언급이 어렵다”면서, “일본 방위성에서 분류된 정보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유출된 사실은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일본이 미국과의 연합을 통해 사이버 보안을 최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네트워크 방어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WP는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국가 지원 해커 군단 보유국으로 사이버 역량을 점점 더 확장하고 있다”면서, “2021년 중반부터 중국의 침투 공격은 점차 증가했고 특히 미국을 타깃 삼아 동맹국간의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사이버 공격 능력도 개발 중”이라고 미국 정부 및 보안 업체들의 의견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해커 그룹의 공격은 최근까지도 이어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상대로 집중적인 공격을 퍼부어 미국 고위 당국자를 포함한 25개 기관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하기도 했다.
[이소미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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