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령에 얼굴인식 시스템 이용
[보안뉴스 엄호식 기자] 일본은 2015년 말 시행된 개정 항공법으로 드론 비행 규제 방향이 결정됐으며, 사업화 무대가 마련된 이후 인프라 점검과 택배, 토지 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한 비즈니스와 실증 실험이 활발해졌다.

▲도쿄 스미다강을 비행하는 드론[자료=일본항공]
일본 국토교통성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2022년 6월 20일부터 100g 이상의 드론 등록이 의무화됐으며, 등록 의무화 이후 2022년 7월말까지 등록된 드론은 약 29만대에 이른다. 또, 일본 내 무인항공기 서비스로는 촬영과 농약 분사, 경비, 물류, 인프라 점검 등이 있다. 일본 내각관방 자료에 따르면 일본 드론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6년 154억엔에서 2027년 5,147억엔으로 10년간 약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드론 비행 허가·승인 제도, 드론 등록 제도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2022년 12월 5일부터는 레벨 4인 ‘유인지대에서 보조자 없이 육안 범위 외에서의 비행’이 가능하게 됐으며, 관련 가이드라인도 추가됐다.

▲일본 드론 등록 현황(단위 : 대)[자료=일본 국토교통성]
드론이 레벨 4 비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드론을 이용한 비즈니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레벨 4에서는 원거리에서도 조종사가 직접 이동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물자를 배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벨 3에서도 육안 범위 외에서 드론 주행이 가능하지만 무인지대에 한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 레벨 4와 다른다. 드론 비행 레벨에 레벨 4로 확대되면서, 무인지대를 찾기 위해 우회하지 않고 직선로롤 재해 현장에 갈 수 있고, 현장 상황도 안전한 장소에서 조사할 수 있게 됐다.

▲드론 비행 레벨[자료=일본 국토교통성, 보안뉴스 재구성]
2021년 드론 의약품 배송 가이드라인 발표 후 2023년 3월 대상 의약품 확대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1년 6월 22일 ‘드론에 의한 의약품 배송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약국과 의약품 도매상이 산간지대와 외딴섬에 드론으로 약품을 배송할 수 있다는 것이었으며, 배송 시 약품의 품질 유지와 약제사에 의한 적절한 복약지도 등을 규정했다. 또한 배송 가능 의약품은 감기약 등 가벼운 질병에 관한 처방약이나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의약품이었다.
2022년 2월에 ‘도쿄도 드론 물류 플랫폼 사회 구현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여러 분야 중 일본항공(JAL, 운항·안전 노하우)과 KDDI(운항 관리 시스템 활용)가 중심이 돼 도쿄도 내 최초로 스미다강의 대교를 드론으로 횡단해 의약품을 배송하는 실증 실험도 실시됐다. 그리고 2023년 3월 16일 후생노동성과 국토교통성은 드론으로 배송할 수 있는 대상 의약품을 확대하고, 안전성 확보 후 마약과 극약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의 배송을 인정했다.

▲드론으로 배송된 약을 수령하는 모습[자료=일본항공]
이전에는 감기약 등 가벼운 질병에 관한 처방 약이나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의약품이 대상이었지만, 2023년 3월 16일부터는 인슐린 주사액과 코로나19 백신, 간염 치료 인터페론 외에도 암 면역제인 옵디보 등을 드론으로 배송할 수 있게 됐다. 단, 마약과 향정신성 의약품 그리고 독약 등은 재해 상황에만 배송을 허가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는 의약품 배송 시 품질 유지를 위해 적절한 온도 관리와 진동, 충격에 대한 대응도 요구했다. 특히, 드론이 추락 혹은 불시착할 경우, 의약품을 확실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비행 상황과 위치 정보를 파악해 수색·회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의약품 포장 시 자물쇠를 채우는 등 수취인 외 타인이 쉽게 개봉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도 언급했다.
얼굴인식 시스템으로 수령자 확인
2023년 3월 30일 의약품 도매업체 KSK, 와카야마현립 의과대학, NTT커뮤니케이션즈는 와카야마현립 의과대학시설에서 드론을 활용한 의약품 배송 실증 실험을 실시했다. 드론에 탑재한 의약품을 약 1.5㎞ 떨어진 거점에서 대학 시설의 옥상까지 수송했다. 이날은 카메라를 활용한 얼굴인식 시스템으로 수령자를 확인한 후, 의약품을 케이스에서 꺼내는 것까지 시연이 이루어졌다.
의약품 배송 실증 실험 관계자는 “향후 채취한 혈액의 수송이나 고령 환자의 자택까지 의약품을 배달하는 등 지역 의료의 다양한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드론을 활용한 의약품 배송은 교통망이 잘 발달돼 있지 않은 외딴섬이나 산간 지역에 의약품을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다는 점, 도심에서도 교통 체증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수송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KOTRA 오사카무역관은 “일본 정부는 드론을 이용해 일상생활에서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긴급·재해 상황에서 신속한 의약품 온디맨드 수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민간기업에서도 의약품 배송과 관련한 실증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드론 제품과 드론 서비스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엄호식 기자(eomhs@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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