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기업이 이른 바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이라고 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가려면 많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장애물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고 또 운영되는 것(즉 데이터 드리븐)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모두가 넘어서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특정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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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드리븐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흔히 만날 수 있으며, 그러므로 모두가 보편적으로 넘어서야만 하는 장애물의 예는 낮은 데이터의 품질과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의 한계 등이 있다. 이는 데이터 위주의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하고, 데이터 관리 및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 줄 도구들을 조직 차원에서 마련해야 해결이 된다. 변화에 저항하는 성향을 가진 임직원들이나 기업 문화, IT 부서가 있다면 그것 역시 넘어서야 할 장애물임이 분명하지만,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처음 ‘데이터 드리븐’ 체제를 갖추려는 조직이라면 제일 먼저 넘어서야 할 문제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전반적인 ‘데이터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이다. ‘데이터 드리븐’ 기업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 ‘데이터 드리븐’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구성원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변할 수 없다. 그러므로 기업 차원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훈련 코스를 마련하는 게 가장 먼저 기획해야 할 것 중 하나다.
SAP 이노베이션 센터 네트워크(SAP Innovation Center Network)의 총괄인 야드 오렌(Yaad Oren)은 “데이터 드리븐 기업이 된다는 것은 장애물을 하나 둘 넘어선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데이터 드리븐을 도입하는 데 성공한다면 기업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정확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데이터의 가치를 최대치로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장애물들을 애써 넘는 만큼 돌아오는 것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은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조직의 최종 목적에 따라 ‘데이터 드리븐’ 체제에 가장 적절한 기술과 도구들을 찾는 작업을 해야 한다. “기존의 데이터 관련 인프라가 있을 거잖아요? 업무 프로세스에 꼭 필요한 도구와 기술들도 있을 거고요. 그것들과 최대한 부드럽게 맞물려 들어가는 ‘데이터 드리븐’ 도구와 솔루션들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데이터 드리븐 체제로 들어간다고 하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중요한 시설의 가동이 멈추는 건 안 되니까요.”
데이터 자산의 조직과 보편화
KPMG의 수석 데이터 책임자인 밥 파르(Bob Parr)는 “데이터 드리븐 체제로 변한다고 했을 때 데이터 과학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데이터를 위주로 한 방식이라고 하니 데이터 과학자들에게 많은 짐을 지우고 또 그만큼 권한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가지 직군이나 팀에 의존하면 확장성도 떨어지고 조직 전체의 변화을 꾀하기도, 고효율성을 추구하기도 힘듭니다.”
그렇기에 파르는 데이터 자산과, 그 자산을 활용하는 도구와 방법론을 조직 내에 보편화시키는 것이 데이터 드리븐 체제 정립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즉 조직 구성원 모두가 데이터 리터러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데이터 드리븐을 왜 하는지, 어떤 이득을 가져다 주는지, 어떤 도구를 써야 효율적인지 등을 모두가 이해하도록, 더 나아가 실천하며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파르의 주장은 “결국 조직의 문화 전체가 바뀌어야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 경영진들부터 중간 관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먼저 데이터 드리븐 프로세스를 도입했을 때 보너스를 준다든지, 데이터 드리븐 방식으로 작업했을 때의 성과를 눈에 보이는 지표로 나타내 공개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당근도 적절히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알티메트릭(Altimetrik)의 수석 분석가 자야프라카시 네어(Jayaprakash Nair)는 “조직들의 데이터 관리 체계를 손보는 것도 급선무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조직들은 여러 곳에서 데이터를 끌어모아 중앙에 저장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중앙에 모아놓고 깨끗하게 가다듬고 정리하여 데이터의 품질을 높인 뒤, 그 중앙 저장소를 단일 진실 공급원(Single Source of Truth, SSOT)으로서 활용해야 합니다. 즉 필요한 통찰을 해당 SSOT에서 얻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네어는 “데이터를 가다듬어 품질을 높이는 작업은 빠르게 하면 할수록 좋다”며 “그래야 해당 데이터가 계속해서 활용되고 또 인용될 때 낮은 품질인 상태로, 즉 문제가 있는 상태로 유포되지 않게 됩니다. 오류의 확산을 제한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는 그 데이터를 활용하는 조직 전체에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또한 한 번 깨끗하게 정리한 데이터라고 해서 영원히 그 상태로 남는 게 아닙니다. 꾸준히 관리를 해 줘야 합니다.”
데이터 드리븐 문화 전파하기
오렌의 경우 “데이터 드리븐 체제가 되려면 구성원들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즉 누구나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알맞은 도구와 데이터 인프라가 확보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데이터 드리븐 체제를 구축한답시고 애를 쓰는데 결국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는 게 데이터 드리븐의 핵심입니다.”
물론 어떤 도구라도 교육과 훈련의 과정 없이 곧바로 능숙하게 다룰 수는 없다. 데이터를 ‘잘 쓰게’ 하려면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과 더불어 도구 사용 교육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교육과 훈련의 대상은 임직원 전체입니다. 데이터 드리븐 방식으로 한 부서나 일부 담당자들만 일하면, 그건 데이터 드리븐이 아닙니다. 조직 전체가 바뀌어야만 하는게 데이터 드리븐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드리븐이라는 개념이 있기 전 임직원이 IT 관련 데이터가 필요할 경우(예를 들어 사이트 방문자 관련 통계 자료) IT 부서에 요청을 했고, 담당자들은 최대한 빠르게 필요한 내용을 보고서로 만들어 제공했다. 하지만 아무리 IT 부서 담당자들이 빠르게 움직여도, 요청자가 직접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만들어내는 것만큼 빠를 수는 없었다.
네어는 “데이터 드리븐의 큰 목적 중 하나는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이라며 “느릿하게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누구나 정확한 통찰을 얻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데이터 드리븐 체제에서는 속도가 대단히 중요한 가치가 됩니다. 그러므로 어지간한 데이터는 임직원 스스로가 구하고 열람하여 다루고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일반 임직원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미 그런 일을 가능케 하는 도구들이 시장에 여럿 나와 있습니다.”
네어는 “데이터 드리븐으로 변하는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며, 단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관리하고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 줘야 하는 작업”임을 강조한다. “또한 조직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지점입니다. 시작은 작게 하더라도 결국 조직 전체가 참여하고 변하지 않으면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글 : 네이선 에디(Nathan Ed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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