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최고 테크놀로지(기술) 책임자, CTO들은 요즘과 같은 때에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빠른 변화와 경제 불황 속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포함한 IT 인력들이 기술력을 늘리고 넓히는 데 주력하는 것이 답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플랫폼과 인공지능 기술 등의 등장으로 IT 전문가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 부쩍 늘어나기도 했다.

[이미지 = utoimage]
최신 기술을 회사 안으로 들여온다고 하더라도 그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도가 낮으면 활용할 수 없고, 결국 투자한 돈만 낭비된다. CTO가 IT 인력들의 ‘스킬업’ 과정을 주도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마음껏 활용할 사람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것만큼 긍정적인 것도 없다. IT 기업 에머즌(Emergn)의 CTO 프레드릭 핵스트룀(Fredrik Hagstroem)은 “기술 혁신을 이루려면 신기술과 관련된 교육과 훈련도 같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조직이든 최신 기술을 단지 최신 기술이기 때문에 조직 내로 들여와 구축하지 않습니다. 필요에 따라 목적과 전략을 가지고 하나를 선택하지요. 훈련도 그런 식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IT 인력이 모든 방면에서 능수능란할 수는 없습니다. 조직 전체의 전략을 고려해서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요. 그래서 요즘의 교육은 회사와 현장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개인이나 회사나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교육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이라는 건 교육을 하거나 받을 때의 자세에 관한 이야기지 교육 프로그램 진행 상의 전략을 말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교육과 훈련 과정을 잘게 쪼갰을 때 성공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핵스트룀은 강조한다. “너무 거창한 교육 목표를 정해서 진행하면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쉽게 지칩니다.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를 않으니까요. 그러므로 스킬 하나, 어려운 개념 하나를 목표로 정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게 좋습니다. 인재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조직 입장에서도 그러는 편이 더 유리하고요.”
자체 육성의 필요성
IT 업체 아우빅(Auvik)의 CEO 더그 머레이(Doug Murray)는 “최근 테크 대기업들이 대량 해고를 연이어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신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사람에 대한 투자에 더 과감해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딱 맞는 경력과 경험, 실력을 겸비한 사람을 찾으면 좋겠지만, 언제까지나 그런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그런 사람을 육성하는 게 기다림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CTO들의 역할이 바로 이 육성과 훈련에 집중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CTO가 교육에 관여해야 하는 이유는 조직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그 기술을 어느 정도 깊이에까지 이해해야 하는지를 CTO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서이다. 핵스트룀은 “요즘은 일반 직원들까지도 어느 정도 ‘직장에서 새로운 지식과 스킬을 습득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고 있으며, 심지어 원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시기를 CTO들이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완벽한 인재라는 건 매우 드물죠. 육성하려는 자와 교육에 열린 태도를 가진 자가 만나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잘 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스킬의 향상, CTO의 가이드가 필요
시장 조사 전문 업체 포레스터(Forrester)의 분석가 제시카 돌리베이라(Jessica D’Oliveira)의 경우, “개발자를 교육시키는 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도구와 솔루션을 쥐어주고 약간의 훈련을 가미하는 흐름도 제법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라고 짚는다. “로우코드나 노코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반인들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양질의 개발자를 구하기가 힘든 기업들로서도 기대할 수 있을 만한 소식이었죠.”
노코드와 로우코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돌리베이라는 “IT 교육을 고려하고 있는 CTO라면 로우코드와 노코드도 계산에 넣어봄직 하다”고 추천한다. “단 모든 사람을 개발자로 전환하려는 건 욕심일 수 있습니다. 조직 전체를 좀 더 유연하게 만들고, 애자일 방식을 조직 내에서 보편화시키는 선에서 만족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목표 설정은 CTO가 책임져야 합니다.”
머레이의 경우 “교육을 받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 역시 CTO가 챙겨야 한다”고 짚어낸다. “아무리 회사가 교육까지 담당한다고는 하지만, 맡은 업무까지 회사가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시간과 노력이 꽤나 투자됩니다. 이 부분을 회사가 간과하면 안 됩니다. 늘어난 기술과 지식이 회사만 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도 이롭게 할 수 있도록 CTO가 관심을 가지고 방향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조직의 필요에 따라 교육을 시키고, 필요한 기능을 부품 갈아넣듯 채워넣는 것으로 CTO의 역할이 끝나지 않습니다.”
강화된 경쟁력
돌리베이라는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 할수록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기술과 실력, 지식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즉, 테크놀로지로 대신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 반복 업무만 하는 사람이라면 최근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에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흐름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 직무에 만족한다면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되어도 할 말이 없지요. 테크놀로지로 대체할 수 없는 기술을 미리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머레이도 여기에 100% 동의한다. “스킬업이라는 것이 회사만 좋자고 하는 게 아닙니다. 개개인에게도 필요해요. 어떤 분야의 어떤 부류의 직군이 먼저 도태될 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전문성을 발휘하는 인간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계속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그런 필요를 느끼는 사람을 CTO들은 찾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교육과 훈련이 원활해질 테니까요. ‘회사가 널 필요로 해’보다 ‘너의 미래를 위한 일’이 더 큰 설득력을 갖는 게 일반적입니다.”
핵스트룀은 앞으로 회사에서 스킬업을 하는 흐름이 그대로 굳어지거나 오히려 더 활성화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너무 많은 테크놀로지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금세 뒤쳐질 겁니다. 뒤쳐진다는 건 개인에게도, 회사에게도 재앙과 같은 일입니다. 그러니 조금 더 있으면 모두가 배우려 하고 배우게 할 것입니다.”
글 : 네이선 에디(Nathan Ed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