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마이크로서비스 사태가 일깨워준 것

2022-12-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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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의 마이크로서비스를 블로트웨어라고 폄하하며 비활성화시켰다. 그리고 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이 문제 자체는 해결이 됐지만, 마이크로서비스와 신기술에 대한 새로운 고민거리들이 생겨났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트위터의 일부 마이크로서비스가 새로운 CEO의 손에 종료되면서 사용자들 사이에서 로그인을 할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자신이 종료시킨 마이크로서비스를 두고 “블로트웨어”라고 묘사했지만 이 ‘블로트웨어’가 갑자기 사라지는 바람에 일부 사용자들이 이용해 왔던 이중 인증에 문제가 생겼고, 그러면서 마이크로서비스의 역할과 비중이라는 부분에 새로운 관심들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이미지 = utoimage]

트위터의 경우 마이크로서비스 일부를 차단한 것이 엉킨 실타래의 잘못된 끝을 잡아당긴 것과 같은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지금은 문제가 해결된 상태이지만, 또 어떤 곳에서 어떤 문제가 불거질 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다른 기업들에서도 마이크로서비스 중단 문제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마이크로서비스라는 것을 중단시키기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엮여 있을 지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마이크로서비스, IT 아키텍처에서 어떤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가?
IT 업체 풀루미(Pulumi)의 CEO 조 더피(Joe Duffy)는 IT 아키텍처에 있어서 마이크로서비스의 기능과 역할, 비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IT 아키텍처라는 말을 들으면 제 머릿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아키텍처들이 스펙트럼처럼 떠오릅니다. 한쪽 끝에는 거대한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아키텍처(모놀리식)가 있고, 반대 쪽 끝에는 완전히 분산화 되어 있는 아키텍처가 있죠. 마이크로서비스는 그런 스펙트럼 중간 어딘가에 있는데요, 완전 분산화가 이뤄진 아키텍처 쪽에 가깝게 놓여 있습니다.”

“클라우드라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분산된 아키텍처 쪽으로 빠르게 옮겨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장점과 부작용이 공존합니다. 아키텍처 내에는 움직이면서 돌아다니는 것들이 훨씬 많아지고, 그에 따라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키텍처가 복잡해졌는데, 마이크로서비스 덕분에 더 복잡해질 수 있는 아키텍처가 조금은 간단해질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초기에 제프 베이조스가 팀들 간 소통을 API로 하라고 함으로써 사실상 마이크로서비스를 활성화 하고 네트워크를 단순화 한 것으로 유명해졌죠. 하지만 이 API와 마이크로서비스의 활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영원히 네트워크를 단순화 할 수는 없어요. 단순한 척 할 수는 있지만요.”

“API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중요한 아키텍처의 기능들을 API로 연결하다 보면 아키텍처 구성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단순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망을 구성해 놓고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뭔가 간편하게,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뚝딱 해결한 것처럼 느껴지게 하죠. 실제로 이것 때문에 대여섯 개면 충분한데 수천개의 마이크로서비스를 구성해 놓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거죠. 마이크로서비스 하나가 다운되면 아키텍처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트너 특수, 가라앉는다
더피는 모든 기술들이 이른 바 ‘가트너 특수’라는 사이클을 지나가고, 마이크로서비스도 그런 기술들 중 하나라고 말한다. “가트너에서 어떤 기술을 언급하고 몇 년도까지 시장이 몇 % 증가할 거라고 띄워주면 사람들은 그 기술에 온갖 희망을 걸기 시작합니다. 거품이 끼죠. 그러다가 환상이 깨지는 단계를 지나갑니다. 그러면서 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다시 이뤄집니다. 마이크로서비스는 지금 거품이 빠지는 단계에 돌입해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마이크로서비스에 너무 많은 기대를 품었어요. 그래서 마이크로서비스가 적절하지 않은 곳에도 마이크로서비스를 죄다 끼워맞추기 시작했죠. 솔직히 큐버네티스 분야도 지금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어떤 획기적인 신기술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놀라거나 흥분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고 더피는 강조한다. “기본이란, ‘결국에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이냐’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신기술의 효과가 대단하다고 해서 그것에 너무 몰입하면 없던 문제도 기술 도입을 위해 만들게 되고, 심지어 그 신기술이 적절한 해결책이 아닌데도 못 알아챕니다. 기본을 잃는 것이죠. 그러다가 예를 들어 마이크로서비스를 1000개나 도입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결국에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를 더 이상 생각할 수도 없게 됩니다. 그 때부터는 그 마이크로서비스를 유지 관리하는 게 궁극의 목적이 되거든요.”

그러면서 더피는 “IT 분야 전문가들이 모놀리식(monolithic)이라는 구조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의견을 피력한다. “조직의 아키텍처 구성 목표가 분명하고, 그 목표를 이루는 데에 있어 모놀리식 아키텍처가 어울린다면, 모놀리식을 고집해야 하죠. 다만 조직의 성장이 분명히 이뤄지고 있다면 모놀리식만으로는 한계에 금방 부딪힐 테니, 좀 더 현대화된 아키텍처의 요소들을 균형 있게 첨가해야 할 겁니다. 이렇게 유기적으로, 조직에 딱 어울리는 뭔가를 찾아야지 어떤 건 무조건 나쁘고, 어떤 건 무조건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마이크로서비스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구성해 놓았다면 어떨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트위터처럼 마이크로서비스 하나 비활성화시킨다고 인증 시스템 일부가 마비되는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할까? 더피는 “IT 아키텍처는 되돌리기 무척 힘든 것”이라며 “특히 한 순간에 큰 변화를 시도한다는 건 꽤나 위험할 수 있는 일”임을 강조한다. “아키텍처 문제는 가볍게 풀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깊은 고민과 준비, 실험이 필요하죠.”

더피는 되돌리는 문제에 있어서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돌아가려는 목적은 무엇이고, 마이크로서비스를 일부 제거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것이 조직 전체의 전략을 추구하는 데 있어 어떤 이점을 가져다주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머스크는 특정 마이크로서비스가 블로트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해당 마이크로서비스를 제거했고, 그게 부작용을 일으킨 겁니다. 조금 더 꼼꼼하게 검토하고, 정말 블로트웨어가 맞는지 확인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글 : 조아오피에르 루스(Joao-Pierre S. Ruth),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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