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의 보안레터] 화제작 ‘우영우’ 최종회에 녹여낸 해커의 윤리, 기업인의 윤리

2022-08-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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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해커, 그리고 기업인의 선택의 길을 떠올리게 한 ‘우영우’ 최종회를 보며
태수미의 아들이자 천재 해커로 등장한 상현이의 길, 두렵지만 용기 있는 죄의 고백
개발자였던 쇼핑몰 CEO 김찬홍 대표의 길, 끝내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은 기업인의 끝


[보안뉴스 권 준 편집국장] 신드롬급 인기를 거둔 화제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17.5%라는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법무법인 한바다의 정규직 변호사가 된 우영우는 ‘고래커플’ 이준호와도 헤어지지 않기로 결정했고, 자신의 친어머니인 법무법인 태산 태수미 변호사의 마음까지 움직여 아버지가 다른 동생의 증언을 이끌어내기까지 한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역대급 인기를 얻은 ‘우영우’ 마지막 에피소드가 실제 발생했던 쇼핑몰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그리고 마지막 회에서 해커의 윤리와 기업인의 윤리까지 녹여냈다는 점에서 기자에게도 더 없이 기분 좋은 결말이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최종회 한 장면[사진=ENA]

물론 ‘우영우’의 해피엔딩을 위해 우리의 현실과는 여러 모로 다른 길을 택한 대본상의 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태수미의 아들을 천재 해커로 등장시킨 다음, 인터넷쇼핑몰 개인정보 유출사건의 범인이라는 아들의 자백으로 인해 태수미와 우영우의 관계를 폭로하는 기사 공개에 따른 우영우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우영우의 ‘외뿔고래’ 호소로 태수미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아들의 죄를 인정하도록 하고, 본인은 법무부장관 후보에서 내려오는 걸로 법무법인 한바다의 대표 한선영까지 만족시킬 수 있었던 묘수가 아니었을까?

‘우영우’의 마지막 회를 보면서 기자는 세 가지의 길을 선택한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생각해봤다. 첫 번째는 바로 ‘고위공직자’의 길이다. 우리는 새 정부 들어서도 변하지 않는 장관 등 고위공직자들의 처신을 봤다. ‘만취’ 음주운전 전력이 불거져도, 여러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고위공직자들의 모습은 전에도 지금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기에 국민들의 실망은 컸다. 결국 그렇게 임명된 장관 가운데 하나는 갑자기 떨어진 ‘핵폭탄급’ 정책 혼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영우’에서 태수미는 그토록 원했고 오랫동안 준비했던 법무부장관의 길을 포기했다. 자신의 딸 우영우는 자기의 미래를 위해 버렸지만, 자신의 아들 상현을 위해서는 아들의 바람대로 좋은 엄마이길 선택한 셈이다.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건 바로 ‘해커’의 길이다. 드라마에서 천재 해커로 등장한 태수미의 아들 상현은 해커대회에서 만났다던 쇼핑몰 ‘라온’의 대표이자 공동창립자 김찬홍 대표의 지시로 라온을 해킹했다는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상현이에게는 자신의 해킹 실력을 시험해볼 기회였을 수 있고, 해킹 사건으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상현이는 라온의 또 다른 공동창립자인 배인철 대표가 자살을 시도하자, 법무부장관을 코앞에 둔 엄마와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무릅쓴 채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엄마가 반대하자, 결국 자신의 누나이자 김찬홍 대표의 변호사였던 우영우를 찾아가기까지 하는 용기를 낸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화이트해커’라는 근사한 말에 쫓아 보안전문가의 길을 꿈꾼다. 그러나 정말 한 순간의 호기심과 돈의 유혹 등으로 ‘사이버 범죄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그리고 한 번의 해킹 범죄 시도가 성공할 경우 이것이 아주 잘못된 일인지도 모른 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렇지만 우영우에 등장하는 상현이는 한 번의 잘못을 스스로 용납하지 않았다. 금수저의 일탈은 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느끼면서도, 그리고 엄마와 자신의 인생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용기 있게 죄를 고백한 것이다.

이번 에피소드를 접하면서 광주의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사건이 오버랩 됐다. 학생들이 해킹으로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내고 그걸 이용해 성적을 올린 사건 말이다. 이젠 더 많은 청소년들이 기본적인 코딩과 해킹 지식을 얻을 수 있고. 행여라도 나쁜 마음을 먹으면 언제든 사이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그렇기에 해커의 길 역시 매우 윤리적이고 신중해야 하는 길이다. 설사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바로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는 게 바로 해커의 길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인’의 길이다. ‘우영우’에서 인터넷쇼핑몰 라온의 공동창립자 김찬홍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라온의 해킹을 상현이한테 사주했다. 해킹의 명분은 IT와 보안 분야에 투자하지 않는 배인철 대표에게 경고를 주고 싶다는 거였다. 개발자 출신 대표로서 오로지 이익에만 몰두하는 배인철 공동대표의 모습에 분노와 실망이 교차했을 수 있다.

결국 이 모습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보안담당자 또는 개발자와의 관계와도 닮아 있다. 보안에 대한 투자가 직접적인 매출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보안 투자를 줄이는 CEO 모습에 실망을 느껴 현업을 떠나거나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에 업무에 태만해지는 모습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CEO를 설득해서 보안 투자를 늘리고, 기업들의 고객들을 위해 개인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CISO와 CPO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어떤 명분이건 해킹 범죄를 사주한 김찬홍 대표의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갑작스런 폭우에 따른 수해피해, 경기침체에다 다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까지 더해 너무나 힘들어진 우리 국민들을 울리고 웃기며 큰 감동까지 선사했던 ‘우영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고위공직자, 기업인, 그리고 해커의 길을 다룬 마지막 에피소드로 인해 ‘우영우’는 기자, 그리고 보안인들에게도 더욱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됐다.
[권 준 보안뉴스/시큐티티월드 편집국장(editor@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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