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현대의 챗봇들은 아직 사람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몇 마디 대화를 하면 더 이어가기가 힘들다. 광고에 대대적으로 나오는 것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답을 내놓지 못하며, 아주 간단한 요청이 아니라면 틀릴 때도 많다. 이런 챗봇이 스케줄 조직과 관리, 복잡한 장비와 논리 구조 내에서의 잠재적 위험 요인 정확히 짚어내기 등과 같이 복잡하고 다변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어떨까? 대화형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있어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지 = utoimage]
대화형 인공지능은 자연어 처리(NLP) 기술과 다른 다양한 머신러닝 기술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인 것처럼 대화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고급 챗봇을 만드는 데 활용되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물론 상황 시나리오와 대본이 미리 짜여 있는 그런 챗봇과는 차원이 다른 챗봇들이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특수한 맥락 안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한계가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 대응이라거나 마케팅과 같은 맥락이 주어졌을 때죠. 지금은 그런 ‘맥락적 제한 사항’이라도 있어야 인공지능이 쓸모 있게 됩니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얀 후앙(Yan Huang) 교수의 설명이다. “그래야 인공지능 앱 개발 대비 효과의 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초기의 대화형 인공지능은 간단한 고객 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됐었다. “그 외에는 내부 인원용 IT 기술 지원, 유지 관리 및 생산과 같은 분야에서도 조금씩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분야가 확장됐어요.” 캡제미니 아메리카스(Capgemini Americas)의 부회장 댄 시미온(Dan Simion)의 설명이다. “고객 가정 내부의 기술 문제를 상담하고 해결하는 데에도 대화형 인공지능이 사용되곤 합니다. 고객 가정에 파견나간 기사들이 매뉴얼 대신 새 챗봇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컨시어지 서비스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화형 인공지능 = 챗봇’이고, ‘챗봇 = 고객 상담’이다. “그렇다는 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첫 인상이 바로 이 인공지능 기술로 결정이 된다는 뜻이 됩니다.” 데이터 분석 업체 NTT 데이터 서비스(NTT Data Services)의 테레사 쿠쉬너(Theresa Kushner)의 설명이다. “즉 인공지능이 기업의 컨시어지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사람을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값에 말이죠.”
현존하는 기술을 가지고 머신러닝 모델은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은행 잔고 확인이나 회의 스케줄 지정, HR 관련 의문점 해결, 고객 계좌 개설 등과 같은 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자연어 이해(NLU)라고 알려진 기술을 통해 기계는 사용자가 정말 알고자 하거나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워크그리드 소프트웨어(Workgrid Software)의 CTO인 길리안 맥칸(Gillian McCann)의 설명이다.
사용자의 의도가 파악이 되었고, 대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개체명 인식(NER) 기술이 활용될 차례다. 이 기술을 통해 기계는 필요한 임무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추가 정보들을 추출해 낸다. “모든 정보가 수집되면 표준 애플리케이션 통합 접근 방식들을 사용해 요구된 임무가 수행되고, 사용자가 요구한 결과가 생산되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맥칸의 설명이다. “다만 그 결과가 만족스러워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은 고객들로부터 꽤나 복잡한 임무를 부여받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임무 수행의 경험으로부터 학습을 하고, 그 학습한 결과로 보다 나은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어떤 ‘진상 고객’들에게도 화나 짜증을 내는 법이 없죠. 어쩌면 브랜드의 첫 인상을 제공하는 데에 있어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쿠쉬너의 설명이다.
시미온도 “최근 애플리케이션들이 더 똑똑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고객이 대화형 인공지능에 질문을 했고, 거기에 대한 답을 냈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어지는 후속 질문들에도 올바른 답을 인공지능이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 질문들과 대화가 이어져 왔던 맥락과 히스토리 정보까지도 전부 인공지능이 정확한 답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데이터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어마어마하게 쌓여왔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더 성능이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화형 인공지능이 나아갈 길
발전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음성 인공지능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반응이 그것을 말해 준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천차만별이죠. 그렇지만 부정적인 후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인공지능과 5분만 대화하면 기술의 한계가 드러나니 그럴 수밖에 없지요. 장점이 많지만, 그 장점을 살릴만큼 기술력이 따라오지 못한 게 현 상태입니다.” 기술 컨설턴시인 ISG의 웨인 버터필드(Wayne Butterfield)의 설명이다.
“결국 소비자의 짜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도움만 제공하는 인공지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소비자들의 부정적 피드백이 압도적이라고는 하지만 간단한 업무를 진행할 때 오히려 챗봇이 사람보다 나았다는 사람들도 많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그런 경험을 한 번씩은 해봤죠. 이런 장점을 살리는 게 지금 대화형 인공지능 분야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사용자들의 입력값에 기초한 판단 트리(decision tree) 상에서 올바른 경로를 따라가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죠.” 버터필드의 말이다.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인공지능의 발전 혹은 이용성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결국 어디선가 끊임없는 데이터를 가지고 와서 입력한다는 걸 전제로 합니다. 누군가의 개인정보나 민감 정보도 당연히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입력될 수 있고, 이것에 문제의 소지가 아주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시스템들은 데이터 침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후앙의 설명이다.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을 향상시키려면 이 부분에 대한 분명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후앙은 기계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일부 사용자들은 기계라는 것이 거부반응을 나타냅니다. 기계라는 것 자체에 신뢰를 주지 않죠. 이해가 아주 안 가는 건 아닙니다만, 이런 사용자들이 많아지면 인공지능을 발전시킬 이유가 많이 사라집니다. 이는 장기적인 교육을 통해 오해를 풀고 인공지능의 이점을 알리는 것으로 해소해야 합니다.”
글 : 존 에드워즈(John Edwards), 컬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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