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 병맛을 섞은 도른자들, 안랩 커뮤니케이션팀과 오갑살

2021-08-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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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울다가 자기 우는 모습이 잘 생겼다며 셀카를 찍는 인공지능 로봇. 사무실 공간에서 폭포수를 맞으며 보안 수련을 쌓지만, 아이 티를 벗지 못해 계속 팬티만 입고 다니는 이 캐릭터는 G.A.B이다. 보안 웹툰이라는 장르를 새로 만든 작가들을 만나보았다.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보안이라는 아이템이 네이버를 침공했다.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인공지능 캐릭터인 G.A.B을 앞세운 ‘보안 웹툰’이 네이버의 ‘베스트 도전만화’로 승격한 것이다. 보안을 테마로 한 만화가 그 동안 등장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교육적이고 유익한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지나치게 따분하고 전형적이라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교육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사라졌던 걸 생각해 보면 꽤나 의미가 있다.


▲G.A.B의 인터뷰 자랑질[그림=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보안 만화 ‘오갑살’의 가장 큰 특징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는 ‘인터넷 밈’이 컷마다 이어져 ㅋㅋㅋ와 현웃이 끊임없이 터진다. 물론 처음부터 보안 웹툰이었기 때문에 개그 만화 수준은 아니지만 오로지 엄근진만 가득했던 보안 세계에 이런 약빤 내용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누가 뒤에 있는 걸까 궁금함이 절로 들었는데, 놀랍게도 한 사람이 아니라 네 사람이었다. 바로 안랩의 커뮤니케이션팀. 한 사람도 감당하기 벅찰 것 같았는데 네 명의 도른자를 혼자 대할 자신이 없어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물론 겉으로는 코로나 핑계를 댔다.


▲도른자들을 만나기 직전의 기자 마음[그림=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보안뉴스 : 화상이긴 하지만 실물 영접하니 영광이다. 일단 겉보기에는 꽤나 정상인들 같다.
김정인 : 사실 보안 웹툰 콘텐츠도 처음에는 대단히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에 송창민 팀장이 병맛을 가득 더했을 뿐이다. 우리 모두 정상이다.
송창민 : 솔직히 내가 밈과 드립 연구를 많이 하긴 했지만, 다들 굉장한 드립 잠재력을 보여준 건 분명하다. 웹툰이 10회나 연재되는 동안 나 한 사람이 모든 드립을 커버칠 수 없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드립을 제안하는 팀원들의 드립력에 놀라기도 했다.

보안뉴스 : 하긴, 그 많은 밈들이 그림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건 그림을 담당하는 자도 만만치 않은 병맛 소유자라는 뜻이다.
오예진 : 내가 그림을 담당했는데, 솔직히 인터넷 밈을 안 즐긴다고 할 수 없겠다. 그렇다고 팀장님처럼 막 찾아보고 연구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박종욱 : 옆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으로서, 예진 씨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작업한 걸 봤다. 밈의 바다에서 전혀 이질감이나 어색함 없이 작업하더라. 우리가 찾던 인재다.

보안뉴스 : 도대체 무슨 인재를 찾고 있었는데, 이런 작품이 나올 수가 있었는가?

▲사진부터 심상치 않은 송창민 팀장[사진=안랩 커뮤니케이션팀]
송창민 : 안랩은 보안 기업으로서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독려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커뮤니케이션 팀은 비기술 분야라 특별히 연구 개발할 것이 없다. 대신 보안이라는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콘텐츠를 어떻게 더 쉽고 말랑말랑하게 표현해 전파하는가가 연구 개발 과제다. 웹툰이라는 포맷 역시 우리가 늘 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마침 예진 씨가 장기 현장 실습 인턴으로 입사해 소원을 성취할 수 있었다.
박종욱 : 보안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전파할까 알리는 것이 언제나 우리의 화두이며 고민거리다. 이번 웹툰의 주인공 G.A.B은 이미 2018년부터 준비된 캐릭터다. 사람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소셜 콘텐츠에 조금씩 노출시켜 왔다.

보안뉴스 : 전문 작가도 아니면서 10회나 웹툰을 연재한다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림 담당인 예진 씨가 막내라 많이 힘들었을 거 같다.

▲그.림.담.당.막.내.오.예.진.인.턴[사진=안랩 커뮤니케이션팀]
오예진 : 아.니.다.즐.거.웠.다.
송창민 : 내가 좀 다그치긴 했는데, 오갑살 마감 때문에 야근을 해 본 기억은 없다. 오갑살 하느라 다른 업무를 놓친 것도 없다. 회마다 그 때 그 때 기획을 하고 이야기를 구성하고 부랴부랴 그림을 채워 넣은 것이 아니었다.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3~4주 정도 4명이 기획의 기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큰 이야기의 흐름도 완성시키고, 주요 캐릭터들 설정도 완료했다. 회차별 이야기도 굵직한 선에서 다 결정했다. 그랬기 때문에 마감에 쫓기는 느낌은 없었다.
김정인 : 또 각종 아이디어를 서로가 시도 때도 던져댔다. 시간이 날 때 조사한 것이나 갑자기 떠오른 것들을 회의 시간이 아니어도 제안하곤 했다. 그래서 실제 회의 시간은 이런 의견들을 ‘종합’하는 것에 가까웠다. 회의 시간에 모여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했다면 시간이 더 촉박했을 수도 있다.

보안뉴스 : 보안에 대한 ‘교육 효과’와 ‘재미’의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꽤나 정상적으로 연출된 화면 속 박종욱 과장과 화면 밖 김정인 사원[사진=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박종욱 : 보안에 대해 너무 많이 알려주려고 하면 전형적인 보안 콘텐츠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부분을 조금 포기하고라도 재미에 집중하자고 했다. 어쨌든 사람들에게 ‘보안이라는 게 있다’라는 걸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건 매 회 적절한 곳에 ‘리빙보안포인트’를 넣는 것이었다. 이야기의 맥락에 따라 보안과 관련된 내용을 짚어주는 건데, 어떤 내용을 어느 부분에 넣어야 재미를 놓치지 않을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사내 보안 전문가들을 계속 만나서 의견을 구하고 인터뷰를 했다.
김정인 : 사람들을 계도하려 하는 순간 재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알려주고 정보를 나누려는 톤을 유지했다. 한 번에 많은 것을 이루려는 것보다 ‘보안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오갑살의 최종 목적이었다.

보안뉴스 : 왜 그렇게 보안에 집착하는가? 안랩 직원이라서?
박종욱 : 보안에 대해 잘 모를 때, 가족 중 한 분이 보이스 피싱에 당하실 뻔한 일이 있었다. 범인들이 알려준 계좌로 꽤 큰 돈을 입금하시기 전에 겨우 막을 수 있었던 아찔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우연찮게 보안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가족들에게 계속해서 보안에 대해 알려줄 수 있었다. 어느 날 회사에서 ‘보안 몰래카메라’를 진행했는데, 보이스 피싱에 당할 뻔했던 분이 확연히 다른 대처를 보여주었다. 보안을 알려주는 것에 대한 보람이 피부로 와 닿았다. 그런 기억들이 있어 보안 알리기에 힘을 쏟을 수 있다.
오예진 : 오갑살 그림 작업을 하면서 우선 나부터도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입사하기 전 보안이라는 건 어렵고 귀찮도록 번거로운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도 안 쓰고 살았다. 그런데 여기에 와 보니 우리가 얼마나 큰 위험 속에 살고 있는지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 보이고 모른 척 한다고 없는 게 아니더라.

보안뉴스 : 성공적인 시즌 1을 뒤로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김정인 :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시즌 1보다 조금은 더 보안과 관련된 이야기를 넣고 싶은데, 역시 중요한 건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안을 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일반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송창민 : 그렇다. 지금도 열심히 스토리를 기획 중에 있다. 보안을 소재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짜는 게 점점 더 수월해지는 분위기다. 왜냐면 이제 보안은 일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보안을 모르는 일반인들과의 접점을 이룰 수 있는 곳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공감을 사는 게 예전만큼 어렵지 않다. 보이스 피싱이라는 것이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기 전, 개그콘서트에 ‘황해’라는 코너가 있었다. 이 코너 때문에 보이스 피싱이라는 것이 전 국민에게 널리 각인됐다. 커뮤니케이션 팀이 만드는 보안 콘텐츠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오갑살은 이 페이지(https://www.boannews.com/search/news_total.asp?search=title&find=%BF%C0%B0%A9%BB%EC)를 통해 1회부터 정주행이 가능하다.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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