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물, 각종 소셜 미디어에 올라…“보안 인식 높이려는 것”이라고 주장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한 해커가 5만 대의 프린터를 해킹해서 한 유튜버를 돕기 위한 팜플랫을 자기 마음대로 인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사건에 연루된 유튜버는 퓨다이파이(PewDiePie)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스웨딘인이고, 해커는 트위터에서 해커지라프(@HackerGiraffe)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이미지 = iclickart]
이 같은 사실은 해커지라프가 스스로 밝힘으로써 공개됐다. “5만 대의 프린터를 해킹해 펠릭스 크젤버그(Felix Kjellberg, 유튜버의 본명)를 홍보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현재 퓨다이파이는 티시리즈(T-Series)라는 인도 음악 레코드 및 영화 제작사의 유튜브 채널과 ‘최고의 유튜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에 있다. 둘 다 약 7천 3백만 명 정도의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데, 퓨다이파이가 30만 명 정도 앞서고 있다.
해커지라프는 지난 금요일 자신이 했던 행위를 트위터를 통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해커지라프는 “쇼단을 통해 IPP, LPD, JetDirect의 세 가지 인쇄 프로토콜이 취약하게 구현되어 있는 장비를 총 80만 개 찾아냈다”고 썼다.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80만 대라는 숫자라뇨. 그래서 9100번 포트에서 운영되고 있던 5만 대의 프린터를 골라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 그는 깃허브로 가서 프린터 익스플로잇 툴킷(Printer Exploitation Toolkit)을 받았다. 이 툴킷을 사용하면 취약한 프린터를 침해해 파일에 접근하고, 프린터를 고장내고, 내부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해커지라프는 이 툴를 가지고 사용자가 작업하지 않았던 인쇄물을 찍어내기만 했다. “저의 목적은 퓨다이파이를 홍보하기 위함도 아니었고, 피해를 발생시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프린터가 이렇게나 취약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던 겁니다.” 그의 주장이다.
해커지라프는 배시 스크립트를 하나 작성했다. 깃허브에서 가져온 툴킷을 실행해 인쇄물을 만들어내되, 툴킷에 포함된 여러 파괴적인 기능들이 발동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배시 스크립트를 서버에 올려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했다. 인쇄 메시지는 “퓨다이파이가 티시리즈를 이기게 도와주세요!”였다. “티시리즈를 구독한다면 구독 해지를 하고, 퓨다이파이를 구독하세요. 그리고 이걸 주위 사람들에게도 권해주세요”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번 사건을 직접 겪은 프린터 주인들은 인쇄물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 시작했다. 리포트를 인쇄하려던 대학생부터, 일반 직장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해커지라프의 메시지를 봤다. 심지어 경찰서 인쇄기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퓨다이파이에게도 소문이 닿았다. 그는 틍터를 통해 “급박한 시기에 절실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썼다.
프린터는 매우 위험할 수 있는 해커들의 공격 시작점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목적 네트워크형 프린터의 경우 잠재된 위험이 훨씬 크다. 그런데도 프린터에 대한 보안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프린터 제조사인 HP에 의하면 “2000명의 현직 IT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56%가 ‘조직이 프린터를 보안 구멍으로 인지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보안 정책에 프린터를 포함시키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44%에 불과했습니다. 위험성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낮은 인식 때문에 취약한 프린터가 팽배하다는 분석이 보안 업계의 중론이다. 올 여름, 보안 업체 체크포인트(Check Point)는 “공격자가 팩스 한 장만 보내면 기기 장악이 가능한 취약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HP 역시 8월에 원격 코드 실행이 가능한 오류 두 가지(CVE-2018-5924, CVE-2018-5925)에 대한 패치를 대대적으로 배포하기도 했었다.
3줄 요약
1. 한 해커, 취약한 프린터 5만대 해킹해 퓨다이파이라는 유튜버 홍보.
2. 그 자신은 “문제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3. 이 사건에 힘입은 것인지 퓨다이파이는 현재 1위 유튜버 자리 고수 중.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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