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엔진 시장 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아시나요?

2018-11-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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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R 도입, 구글의 프라이버시 스캔들, 스노든 고발 등이 호재로 작용
요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한 검색 엔진들...“인터넷 사용자는 소비자 아닌 시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유럽에서는 온라인 프라이버시라는 전쟁이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구글이라는 골리앗 앞에 유럽의 다윗들이 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요 몇 년 새 미국의 대형 IT 기업들에 ‘개인정보 보호’라는 굴레가 덧 씌워지면서 유럽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던 소규모 검색 엔진들에 한 가닥 희망의 빛이 쪼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지 = iclickart]

검색 엔진이라고 하면 구글과 (한국에서는)네이버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유럽에서 자생하고 있는, 보다 덜 알려진 검색 엔진들도 존재한다. 영국에는 모직(Mojeek), 프랑스는 콴트(Qwant), 독일의 언버블(Unbubble), 스위스의 스위스카우즈(Swisscows)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많은 사용자들에게 배신감을 준 구글과 달리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지 않고, 결과를 필터링하지도 않으며, 사용자에게 꼭 맞는 광고를 노출시키지도 않는다.

유럽연합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규정인 GDPR을 내놓고, 때마침 페이스북과 구글 등 대형 IT 기업들에서 고객 정보 및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스캔들을 빵빵 터트려주면서 이 덩치 작은 검색 엔진들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구글이 인터넷 검색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혹이 유럽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이런 유럽산 검색 엔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유럽은 나치와 소련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감시’란 것에 치를 떠는 분위기가 형성된 대륙이다.

콴트의 의장인 에릭 레앙드리(Eric Leandri)는 “어느 누구나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 위에 서비스가 만들어졌다”며, “미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터넷 사용자를 ‘시민’으로 본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인터넷 사용자를 소비자로 바라보죠. 소비자의 권리는 ‘회사와의 협의’로 결정되는 것이고, 시민의 권리는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콴트의 트래픽도 크게 오르고 있다. 2017년 콴트에서의 쿼리는 전 년 대비 세 배 치솟아 100억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매달 평균 8천만 명이 콴트 사이트에 방문해 뭔가를 검색한다. 검색 요청은 매달 20%씩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수치 중 하나다. 레앙드리는 “최근 콴트는 프랑스 내 검색 엔진 시장의 6%를 점유하기도 했다”고 자랑한다.

콴트는 공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지난 달 프랑스군과 의회가 “콴트를 기관 내 공식 검색 엔진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전까지 ‘디폴트’ 검색 엔진은 구글이었다. 콴트는 추적용 쿠키를 사용하지도 않고, 사용자의 프로파일링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두 명의 사용자가 각자의 컴퓨터를 켜고 콴트에 접속해 같은 검색을 했을 때 정확히 같은 결과가 나온다. 추적에 익숙한 우리에겐 낯선 것이다.

또한 불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로 된 200억 개의 페이지들에 대한 고유 인덱스도 보유하고 있다. 콴트는 언어를 2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콴트에서 이 세 언어 외 다른 언어로 검색하면 MS의 빙을 통한 검색 결과가 나타난다.

물론 구글이 현재 위태위태하다거나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건 아니다. 대형 스캔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이다.

한편 영국의 모직 역시 콴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0억 개의 웹 페이지에 대한 일람표를 확보하고 있으며, 한 달에 20만 명의 고유 사용자가 방문한다고 한다. 지난 1년 동안 검색 요청 수가 4배로 늘어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또 다른 검색 엔진이 탄생하기도 했는데, 이름은 오스코보(Oscobo)며, 영국 사용자들에게 ‘익명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덜란드의 스타트페이지(Startpage)와 같은 경우, 구글 검색 결과에 대한 익명화 처리를 담당한다. 즉 구글을 사용하되 추적 기능과 광고 노출을 빼주는 것이다.

영국의 프라이버시 전문가인 팻 월시(Pat Walshe)는 요 몇 년 동안 스타트페이지와 콴트만을 사용해왔다고 하는데, “그 전에 구글을 사용했던 때에 비해 불편함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굳이 구글로 돌아갈 필요를 못 느끼겠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독일의 언버블은 ‘메타 검색 엔진’으로 분류된다. 암호화된 검색 요청을 30개가 넘는 다른 검색 엔진으로 보내는 서비스로, 사용자에 따라 미리 분류되고 걸러진 검색 결과가 아니라 누가 봐도 객관적이고 동일한 검색 결과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검색에 대한 결과 그 자체만 순수하게 제공하는 것이 이 사이트의 목표라고 한다.

언버블의 창립자인 토비아스 사세(Tobias Sasse)는 “구글을 사용하다보면 어떤 큰 틀에서 유행하는 정보의 흐름이 때때마다 바뀐다는 걸 볼 수 있다”며 “이는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서의 정보를 다양하게 취하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비판했다. “언버블은 정보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을 비롯해 주류 온라인 서비스들이 사용자들을 추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수익이다. 회사가 돌아가려면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회사들에 돈을 내는 광고주들은 소비자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한다. 그걸 포털이나 SNS가 대신해주는 것이고, 그걸로 대가를 받는다. 즉, 위에서 언급한 유럽의 검색 엔진들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건 좋은데, 정작 먹고 사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직의 경우 개인 투자가가 존재한다. 모직의 창립자인 마크 스미스(Marc Smith)는 “광고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하고, 광고에 목매다는 상황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모면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최근 1년 사이 검색 요청이 50% 가까이 늘어난 스위스의 검색 엔진 스위스카우즈의 경우 창립자 안드레아스 위비(Andreas Wiebe)가 소프트웨어 회사인 헐비(Hulbee)의 대표이기도 하다.

위비는 “처음에는 다들 저보고 미쳤다고 했다”며 “왜 쓸데없는 데 돈을 쓰냐고 걱정하고 1년 안에 없어질 프로젝트라고 혹평했다”고 말한다. “그 때가 2014년이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호재가 생겼죠. 바로 스노든 사건입니다. 스노든이 NSA의 감시 행위를 고발하자, 스위스카우즈가 힘을 얻기 시작하더라고요.”

3줄 요약
1. 골리앗 같은 구글에 도전장 내밀고 있는 유럽산 다윗들.
2. 영국의 모직, 프랑스의 콴트, 독일의 언버블, 스위스의 스위스카우즈.
3. 사용자 추적하지 않고, 광고로 수익 내지 않는 것이 운영의 기조.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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