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통계 사이트인 스탯카운터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게이트 피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이른바 ‘아일랜드 호핑 공격(island-hopping attack)’이 성행하고 있다. 공격자들이 한 조직을 공격해 해당 조직의 고객이나 파트너사, 그 외 협력사 등의 네트워크들을 차례차례 공략하는 것을 아일랜드 호핑 공격이라고 한다. 최근 이 공격에 웹 분석 플랫폼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가 당했다. 스탯카운터와 연결된 웹사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200만 개가 넘는다.
[이미지 = iclickart]
보안 업체 이셋(ESET)의 발표에 의하면 공격자들은 11월 3일 스탯카운터 침해에 성공했다. 그런 후 스탯카운터의 웹 마스터가 방문자들을 추적하기 위해 사이트 페이지들에 추가하는 자바스크립트 태그에 코드를 삽입했다.
또한 공격자들은 스탯카운터의 스크립트 중간에 악성 코드를 추가함으로써 탐지될 확률을 낮췄다고 이셋은 설명했다. “악성 코드가 스크립트 처음 부분이나 마지막 부분에 들어가면 탐지가 더 쉽게 됩니다. 그래서 중간에 넣은 거죠.” 공격자들이 이렇게 교묘하게 넣은 악성 코드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게이트(gate.io)에서부터 비트코인을 훔쳐내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게이트는 스탯카운터를 이용하는 고객사 중 하나다.
이셋의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악성 코드는 “제일 먼저 사용자의 URL에 myaccount/withdraw/BTC라는 문자열이 있는지 확인부터 한다”고 한다. “만약 이러한 문자열이 발견되면 웹 페이지에 새로운 코드를 더해 비트코인을 게이트의 계좌로부터 인출하려는 사용자의 요청을 중간에서 가로채려는 시도를 합니다.” 게이트 사용자가 인출 요청을 보내면, 코드가 이 요청의 ‘돈이 도착해야 할 곳 주소’를 공격자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교체한다고 이셋의 멀웨어 분석가인 마티우 파오우(Matthieu Faou)가 정리해 설명한다.
이 공격이 무서운 건, 사용자가 그 어떤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지갑 주소가 바뀌는 건 사용자가 요청을 마지막에 전송했을 때이기 때문이다. 즉 지갑 주소가 바뀐 걸 알아본다고 하더라도 거래는 이미 시작된 시점이고, 중단할 수가 없다.
이셋은 이 공격을 추적 중에 있지만 아직 게이트 고객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는지는 확실히 알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공격자들이 총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훔쳤는지도 집계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공격자들이 스탯카운터의 다른 고객사들에 비슷한 공격을 감행한 흔적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일랜드 호핑 공격의 핵심은 결국 서드파티의 보안이 우리 회사의 보안과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공격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수법으로 수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왔습니다. 돈과 자원이 많은 대기업을 노리기 위해, 그 기업을 직접 뚫는 게 아니라 그 기업과 연결된, 보다 허술한 다른 조직을 뚫는 것이죠.” 파오우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와 관계를 맺고 있는 공급업체나 파트너사 등의 보안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게 현대 기업들의 과제다. 물론 다른 회사에 직접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계약을 맺을 때 보안에 관한 내용을 명시해야 합니다. 보안을 잘 지키는 회사와만 사업을 하는 것이죠.” 또한 파오우는 “웹 마스터들도 외부 스크립트를 가져다 쓸 때 보다 더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3줄 요약
1. 목표물에 도달하기 위해 이 조직 저 조직 건너뛰어 다니는 아일랜드 호핑 공격.
2. 최근, 웹사이트 통계 사이트인 스탯카운터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로 ‘아일랜드 호핑’ 공격.
3. 큰 틀에서 보면 서드파티 보안 문제의 일부. 계약 시 보안 관련 사항 강조 필수.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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