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45분간 기록 삭제돼...이재관 전무 사퇴 의사 표명
[보안뉴스 호애진] 전산망 마비 사태를 겪고 있는 농협이 신용카드 거래내역 일부가 영구 삭제될 수 있음을 공식 인정하고 유실된 거래내역을 복구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모두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명기 농협정보시스템 대표는 22일 오후 브리핑에서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이용은 시스템상에만 저장되고 종이로 안남아 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완전복구에 다소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관련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복구했지만 거래내역 명세를 일부 찾아내지 못해 잔액이 서로 맞지 않는 등 데이터간 정합성에 문제가 있어 서비스를 아직 오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완전 복구하지 못해 일정 부분 계정에 오류가 있어도 대부분 고객을 위해 시스템을 오픈해야 한다면 오는 30일 이후 별도 방침을 결정하겠다”면서 “4월말까지는 인원을 집중 투입해서 복구를 하되, 완전복구가 안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는 우리 부담으로 처리하겠다”고 부연했다.
즉 신용카드를 통해 거래를 했을 경우 승인·매출·매입·청구 등 4가지 계정이 모두 일치해야 하지만 거래내역이 유실돼 이용대금을 청구할 대상을 못 찾는 금융거래에 대해선 농협이 금전적 손실을 감내하겠다는 의미라고 농협 측은 설명했다.
농협이 전산망에서 NH 채움카드 고객의 유실된 신용카드 거래내역 중 복구 중인 것은 △외식·쇼핑을 한 뒤 업소 카드승인기를 통해 결제된 내역 △인터넷 및 모바일을 통한 현금서비스 계좌이체 및 물품 구입내역 △농협 및 타행 자동화기기(ATM)를 통한 현금서비스 인출내역 등이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산사고가 난 지난 12일 오전 4시25분부터 오후 5시10분까지 12시간45분간 NH 채움카드 고객이 농협 ATM을 통해 현금을 인출한 현금서비스 내용이다. 이 시간 동안 ATM과 NH카드의 카드업무 시스템이 망가지면서, 거래기록이 모두 삭제됐기 때문이다.
농협의 하루 평균 현금서비스 대출 규모는 240억원이다. 이 중 50~60%가 농협 ATM을 통해 인출되고 있어 농협이 손실처리해야 할 금액은 8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편 이재관 전무이사는 당초 22일까지 업무를 완전 복구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으나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농협 전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호애진 기자(boan5@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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