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ntegrated Safety, Securing the Future’ 테마... 물리·사이버 보안의 통합 가속화
2. 단순 AI 적용 넘어선 ‘자율형 보안 에이전트’ 전면에... 인간 개입 최소화한 탐지·대응 주목
3. 글로벌 보안 시장의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 부상... 중동에서 K-Security 바람 일으킬 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보안뉴스 편집국] 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세계무역센터(DWTC)에서 개최된 중동 최대 규모의 보안 전시회 ‘Intersec 2026’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 세계 1,1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5만 명 이상의 참관객이 몰린 이번 행사는 물리보안 분야에서 ‘AI 보안’의 화두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특히 한국 기업들도 K-Security의 위상을 앞세워 20여개 업체가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Intersec 2026 전시회 입구 모습 [출처: 보안뉴스]
AI, 도구를 넘어 ‘자율 주체’로... 보안 패러다임의 전환
이번 행사의 핵심 아젠다 중 하나는 C-I-P(중요 정보 인프라) 보안이었다. 스마트시티와 네옴시티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활발한 중동 시장의 요구에 맞춰 CCTV와 생체인식 같은 물리 보안 시스템이 사이버 보안 관제 체계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기술들이 대거 쏟아졌다. 특히 드론 대응 시스템(Anti-Drone)과 산업제어 시스템(ICS/OT) 보안이 AI와 결합해 도시 전체의 안전을 관리하는 ‘통합관제 플랫폼’이 참관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CCTV를 넘어선 ‘시각 지능’과 로보틱스의 결합
영상보안 분야에서는 단순한 영상 기록을 넘어선 ‘자율형 행동 분석’ 기술이 단연 돋보였다. 기존의 AI 카메라가 침입자의 유무만을 판별했다면, 이번 Intersec 2026에 등장한 차세대 시각 지능 솔루션들은 군중 속 특이 행동(쓰러짐, 배회, 은닉 무기 소지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한화비전과 하이크비전 등 글로벌 리딩 기업들은 AI 기술이 내재화된 최첨단 영상보안 시스템과 함께 보안 로봇 및 드론과의 연동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정형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자율주행 보안 로봇이 순찰하며 메우고, 위급 상황 발생 시 드론이 즉각 출동해 입체적인 관제망을 형성하는 ‘무인 물리 보안(Unmanned Physical Security)’ 생태계를 시연하며 참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걸어만 가도 통과’...생체인식 2.0 시대의 도래
출입통제 분야에서는 ‘워크스루(Walk-through)’형 생체인식 기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과거처럼 단말기 앞에 멈춰 서서 얼굴이나 지문을 대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인원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원거리 홍채 인식과 걸음걸이 분석을 통해 신원을 식별하는 기술이다.
이는 중동의 거대 공항과 스마트 빌딩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결과로,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위조된 생체정보를 걸러내는 ‘안티 스푸핑(Anti-Spoofing)’ 기술에는 딥러닝 기반의 라이브니스(Liveness) 검출 기능이 기본 탑재되어 물리 보안의 신뢰도를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리-사이버 보안의 경계 붕괴... ‘디지털 트윈’ 관제센터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물리적 보안 시설을 가상 세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통합 관제였다. 현실 세계의 건물 내 출입구, 카메라, 센서 상태를 실시간 3D 모델로 시각화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물리적 이벤트(화재, 침입)를 사이버 보안 시스템(SIEM/SOAR)과 연동해 즉각적인 프로토콜을 가동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보안 전문가는 “이제 물리보안 기기는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거대한 보안 네트워크의 엔드포인트(Endpoint)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물리보안 기업들이 사이버 보안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발 보안 허브’의 부상과 글로벌 역학관계의 변화
이번 Intersec 2026은 단순히 제품을 사고 파는 전시회를 넘어 지정학적 보안 질서의 재편을 예고했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중동은 서구권 대형 빅테크와 신흥 기술 강국 간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보안 펀드들은 스타트업들을 대거 흡수하며 ‘디지털 주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뒤에는 여전히 양면성이 존재한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중동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선점하며 표준화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 보안기업들이 이 거대 플랫폼에 종속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보안 기업의 줄 세우기’가 중동의 자본력과 결합해 더욱 강력한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Intersec 2026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주요 보안 업체 부스 모습[출처: 보안뉴스, 각사]
K-Security, ‘솔루션’을 넘어 ‘신뢰’를 팔아야 할 때
국내 보안 기업들 역시 AI 영상분석 기술과 한층 진화된 생체인식 기술 등을 앞세워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중동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화비전은 극한의 환경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AI 보안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으며, 슈프리마는 온프레미스 환경에 최적화된 ‘바이오스타 X(BioStar X)’와 클라우드 기반 구축에 특화된 ‘바이오스타 에어(BioStar Air)’ 두 가지 보안 플랫폼을 주력으로 선보였다.
또한 유니온바이오메트릭스는 AI 통합관제 플랫폼 ‘알페타-엑스(Alpeta-X)’를 중심으로 중동 산업·건설 현장에 특화된 생체인증 기반 출입통제, 근태관리, 근로자 안전 솔루션을 선보였고, 트루엔은 엣지(Edge) 단에서 실시간으로 지능형 영상 분석이 가능한 ‘Edge AI 카메라’ 시리즈로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포커스AI는 ‘AI 기반 얼굴인식 솔루션’과 ‘지능형 AI 카메라’ 라인업을, 엠스톤은 고성능 VMS(영상관리 시스템)와 연동된 지능형 관제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프로브디지털은 가스 센서와 초음파 센서, 그리고 열화상 모듈이 탑재돼 사전 예방이 가능한 최첨단 화재 감시 시스템을 전시했다.
인터엠은 AI 기반 ‘지능형 비상방송 시스템’을 공개했고, 케이제이테크는 생체인식 기반 ‘출입통제 자동화 솔루션’으로 유럽·중동 동시 공략에 나섰다.
이 외에도 딥노이드, 아이리스아이디, 씨엠아이텍, 엑스페릭스, 엣지디엑스, 오아이씨코리아, 케비스전자, 아비콘코리아, 케이티앤씨, 에이리스, 유에이치텍, 디프로매트금고가 참가해 중동 지역에 특화된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선보였다.

▲두바이 중심가에 위치한 미래박물관과 마천루 모습 [출처: 보안뉴스]
중동 보안시장 진출 확대, 민관 합동의 보안 외교와 긴밀한 협력 필요
한국 보안 업체들이 글로벌 거인들과의 체급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별 제품의 성능보다는 ‘상호 운용성’과 ‘현지 최적화’가 숙제로 남았다. 중동 시장은 기술력만큼이나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신뢰를 중시하기에, 단순 수출을 넘어선 현지 R&D센터 설립 등 보다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Intersec 2026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보안의 기본값이 되었고, 물리와 사이버의 경계는 사라졌다. 거대 자본과 기술 권력이 결합한 글로벌 보안 생태계에서 한국 보안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자율형 기술 확보와 더불어 국가 차원의 보안 외교와 민관 합동의 전술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보안뉴스 편집국(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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