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은 매일 아침 8시반부터 시작하는 각종 동시진행 컨퍼런스에 좋은 자리 얻기 위한 긴 줄 마다치 않는다. 이 회사가 보안사업을 했던가 싶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부스 역시 인산인해다.

▲모스콘센터 노스엑스포에 위치한 버라이즌 전시 부스 [자료: 보안뉴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버라이즌과 AT&T, 미국 양대 이동통신사다. 언제부턴가 RSAC 전시장내 이른바 ‘핫스팟’ 주인공은 전통의 기존 보안 전문기업들이 아니다. 이들을 인수했거나 보안사업 부문을 확대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 또는 거대 이통사들이 그 자리를 꿰차면서다.
전미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은 이번 RSAC에 AI 발전에 따른 사회공학적 공격에 최적화된 솔루션과 전략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 등 전세계 139개국에서 발생한 총 2만여건의 각종 보안 이슈를 자체 분석한 ‘데이터 침해조사 보고서’(DBIR)를 현장서 전격 발표,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회사 보안사업 총괄 사업부 ‘버라이즌 비즈니스 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매년 300억달러 내외, 우리돈 약 43조원 규모다.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1·2위 이통사 매출을 모두 더해야, 이 부문 한 해 매출액과 겨우 비슷해질 정도다.
미 이통사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각종 통신과 인터넷, IoT 등 기반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이들이 매년 RSAC 한복판에 거대 부스를 마련하기 시작했단 건, 글로벌 시큐리티 시장의 판도 변화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반면, 국내 이통사는 물론이고 삼성이나 LG, 네이버나 카카오 등이 변변한 보안 전시회 하나 참가했단 얘기 들어본 적 없다. 오히려 있던 정보보안 예산도 깍아 국민적 공분을 사곤 하는 게 대한민국 IT 공룡들 현주소다.
시큐리티 이벤트 하나로 샌프란시스코 시내 일대가 장사진인 이 시각, 한국은 SKT 사태로 연일 시끄럽나 보다. 다 가진 텔코(Telco)의 ‘보안’ 마인드가 이렇듯 빈약할 때, 보안은 텔코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단 걸 이곳 RSAC 현장서 확인한다.
[유경동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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