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사용해보니 길어도 수분 내 인증서 발급해 몇 초 안에 인증 완료
[보안뉴스 이상우 기자] 공인전자서명제도, 즉 공인인증서가 폐지됨에 따라 여러 민간 사업자도 인증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그간 디지털 및 모바일 기술은 꾸준히 발전해온 반면, 공인인증서는 액티브X 설치, 매년 갱신, 불편한 발급 및 사용 등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고, 인증서 시장 분야 활성화를 위해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기존 공인인증서는 공동인증서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여러 민간인증서 중 하나가 됐다.

▲새롭게 바뀐 정부24 로그인 페이지[자료=보안뉴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간인증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공 분야에서 시범사업자를 선정하고, 주요 공공 서비스에서 이를 도입해 사용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1월 13일부터 정부24 홈페이지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하는데 사용할 수 있으며, 3월 말까지 정부24내 모든 서비스로 확대한다. 국세청은 1월 15일부터 연말정산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며,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신문고에서 민간 인증서를 통한 간편인증 로그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민간인증서는 카카오, 페이코, 이동통신3사, KB국민은행, 삼성패스 등 5개 기업이 발급한 인증서다. 그렇다면 각 인증서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와는 어떻게 차별화될까. 기자가 직접 정부24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주요 특징을 체크해 비교했다.
공동인증서 vs 간편인증 로그인
우선 공동인증서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로그인 시 ‘공동인증서’ 항목을 선택하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창이 나타나며, 하드디스크, USB 메모리 등에 저장한 인증서를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보안을 위한 플러그인이 설치되지 않았다면 PC에 이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며, 공동인증서를 스마트폰에 저장해 사용해온 사람이라면 이를 USB 메모리 등에 복사해서 사용해야 한다.

▲공동인증서 로그인[자료=보안뉴스]
눈에 띄는 부분은 공동인증서 로그인 창에 금융인증서라는 항목이 새로 생겼다는 점이다. 금융인증서는 과거 공인인증서 발급기관 중 하나인 금융결제원이 새롭게 발급한 클라우드 기반 인증서로, PC나 스마트폰 등에 저장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추가 플러그인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갱신 기간 역시 3년으로 크게 늘었다. 사용 역시 간편하다. 기존 은행 앱이나 인터넷 뱅킹을 통해 금융인증서를 발급했다면, 인증서 로그인 창에서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본인 확인용 문자메시지에 화면에 나타난 숫자를 넣어 답장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물론 은행 앱을 통해 인증서를 발급하는 과정은 조금 번거로울 수 있다. 기존 인터넷뱅킹 이용 고객이어야 하며, 보안을 위해 OTP나 보안카드 등의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대신 기존보다 유효기한이 늘었고, 6자리 비밀번호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인증서를 다른 곳으로 복사할 필요가 없는 등 사용 편의성은 크게 향상됐다.
‘간편인증 로그인’을 선택할 경우 새롭게 도입한 민간인증서 5종이 나타난다. 사용 방법은 공동인증서와 비교해 간단하다. 기존에 자신이 발급받은 민간인증서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름,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등을 입력해 인증을 시작한다. 이후 인증 과정에서 각 민간인증서를 발급한 앱을 통해 인증절차를 진행하면 즉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별도의 플러그인이 필요 없으며, 지문인식이나 패턴 등 각 앱에서 지정한 방법을 이용해 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할 수 있어 더 간편하다.

▲간편인증 로그인 선택 시 나타나는 창[자료=보안뉴스]
각각의 민간인증서별 이용방법은?
카카오인증서는 대표적인 메신저 앱 ‘카카오톡’에서 실행할 수 있다. 카카오톡 실행 후 우측 하단의 더 보기(··· 모양 아이콘)을 눌러 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다. 본인확인을 위해 휴대폰 번호 인증을 진행하며, 인증번호는 카카오톡으로 전송된 것을 즉시 입력하기 때문에 메시지 앱 등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이후에는 계좌 확인 요청을 진행한다. 자신이 이용하는 은행 계좌번호로 입금자명을 통해 본인계좌를 인증할 수 있으며, 이후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인증서 발급이 완료된다. 스마트폰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2분 내외로 발급을 완료할 수 있다.
카카오 인증서를 정부24 간편인증 로그인에서 사용할 경우 인증요청 버튼을 누르면 카카오톡 메시지로 확인 요청이 전송되며, 사용자는 여기서 ‘인증하기’ 버튼을 누른 뒤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이후 웹 브라우저에서 ‘인증완료’ 버튼만 누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카카오인증서의 경우 인증서, 신분증 등을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로 통합하고 있어 인증서를 사용하려면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 역시 활성화해야 한다.
[카카오 인증서 요약: 카카오톡에서 인증서와 카카오톡 지갑 발급해야 사용 가능. 본인인증, 계좌확인 등 과정 필요. 카카오톡 메시지 통한 인증서 사용 알림]
페이코 인증서는 페이코 앱을 통해 발급 및 이용할 수 있다. 페이코 앱 실행 후 우측 하단의 더 보기(··· 모양 아이콘)를 누른 뒤 인증 항목을 찾아서 ‘PAYCO 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다. 발급 과정은 약관 동의, 휴대전화 번호 통한 본인인증, 패턴 및 지문 등록 등이며, 약 30초면 신청부터 발급까지 완료된다.
이용 방법은 카카오와 조금 다르다. 간편인증 로그인 창에서 페이코를 선택하고.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입력한 뒤 인증요청 버튼을 누르면 페이코 앱에 푸시 알림이 온다(카카오 인증서의 경우 카톡 메시지). 이후 페이코 앱 실행한 뒤 패턴이나 지문으로 본인을 확인하고, 웹 브라우저에서 인증완료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로그인 과정이 끝난다.
[페이코 인증서 요약: 페이코 앱에서 본인인증 거친 뒤 발급 완료. 앱 푸시 알림으로 인증서 사용 알림]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패스 인증서는 패스 앱을 이용한다. 패스 앱은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한 본인확인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패스 인증서는 같은 앱에서 사용하지만, 본인인증 기능과는 별도로 발급 받아야 한다. 발급 과정은 우선 패스 앱 실행 후 로그인을 하고, 화면 상단에 있는 ‘인증서’ 항목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로그인 시 입력하는 비밀번호를 통해 즉시 인증서가 발급되며,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0초 내외다. 비밀번호 대신 지문인식 등을 사용했다면 인증서 버튼을 누르고 센서에 손가락을 대기만 하면 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다.
정부24 간편인증 로그인에 패스 인증서를 사용하는 방법은 페이코와 동일하다.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입력한 뒤 인증요청 버튼을 누르면 패스 앱으로 푸시 알림이 전송되며, 사용자는 앱 실행 뒤 자신이 선택한 비밀번호 입력 방식을 이용해 인증을 마치고, 웹 브라우저에서 ‘인증완료’ 버튼을 누르면 된다.
[패스 인증서 요약: 패스 앱 사용자라면 본인인증도 없이 즉시 인증서 발급. 앱 푸시 알림으로 인증서 사용 알림]
KB모바일인증서는 KB스타뱅킹 앱을 통해 발급 및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게 접근성이 낮고 인증서 발급 과정 역시 상대적으로 번거로운 편이다. 우선 은행 앱 메뉴에서 ‘인증센터’를 찾아 들어간 이후 KB모바일인증서 항목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인증서 발급/재발급 버튼을 누른 뒤 휴대전화 번호를 통한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이후 OTP나 보안카드 등을 이용한 추가 확인을 거친 뒤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밀번호, 패턴, 지문, 얼굴인식 등 인증 방법을 등록하면 인증서 발급이 완료된다.
발급은 상대적으로 번거롭지만, 정부24 간편인증 로그인에서 이용하는 방법은 다른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이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모바일인증서를 선택하고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입력한 뒤 인증요청 버튼을 누르면 KB스타뱅킹 앱으로 푸시 알림이 전송되며, 사용자는 앱 실행 뒤 자신이 지문이나 패턴 등 비밀번호를 입력해 인증을 마치고, 웹에서 완료 버튼을 누르면 된다.
[KB모바일인증서 요약: 국민은행 사용자 아니면 접근성 낮고, 발급 절차도 상대적으로 복잡한 편. 다만 사용은 다른 앱과 동일해 편함. 앱 푸시 알림으로 인증서 사용 알림]
삼성패스 인증서는 삼성패스 앱에서 발급할 수 있으며, 운영체제 버전에 따라 현재 지원하지 않는 기종도 있다. 안드로이드9.0 버전을 탑재한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등은 1월 14일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로 지원한다. 인증서 발급을 위해서는 삼성패스 앱을 실행한 뒤 화면 가운데 표시되는 ‘전자서명 인증서’ 항목을 선택하고, 약관동의 후 본인명의 휴대폰을 통한 확인 절차를 거친다. 이후 지문을 등록하면 발급이 완료된다.
사용 역시 다른 앱과 마찬가지로 간편인증 로그인 창에서 삼성패스 인증서 선택 후 간단한 정보를 입력한 뒤 삼성패스 앱으로 푸시 알림을 전송하고, 지문인식 등을 통해 인증을 한 뒤 웹에서 완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참고로 삼성패스 인증서 이용 시 이름이 비슷한 패스(PASS)와 착각할 수 있으니 자신이 이용할 인증서가 무엇인지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름은 패스(PASS)며, 한국정보인증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이름은 삼성패스(Samsung Pass)다.
[삼성패스 요약: 안드로이드9.0은 1월 14일부터 지원. 삼성패스 앱에서 본인인증 후 발급 가능. 앱 푸시 알림으로 인증서 사용 알림. 이동통신3사 패스와 착각하지 않도록 확인해야]
편리한 발급과 사용이 매력
새롭게 도입한 민간인증서는 간편한 발급과 사용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대부분의 민간인증서는 본인 명의 스마트폰 하나에서만 발급할 수 있으며, 사용 내역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부정 사용된 이력은 없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민간 사업자의 진출로 기존 사업자 역시 클라우드 등 새로운 방식을 통해 자사의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기존 인증서 시장에도 변화를 줬다.
현재 시범 서비스로는 5종의 민간인증서만 제공하고 있지만, 정부는 향후 공공 분야에서 보안성 검증을 마친 민간 사업자를 추가로 수용할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민간 사업자 수가 늘어나게 되면 사용자는 여러 개의 인증서를 발급할 필요 없이 자신이 즐겨 사용하는 인증서로 여러 공공기관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추세가 확산되면 민간부문 서비스 역시 사용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인증서를 수용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우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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