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일부 중앙아시아에서 금지된 텔레그램의 ‘이미테이션’으로 위장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이버 스파이 그룹들 중 더스트스쿼드(DustSquad)라는 곳이 있다. 이들은 중앙아시아의 정부 및 외교 기관과 일반인들을 주로 노린다. 최근에는 옥토퍼스(Octopus)라는 이름의 멀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옥토퍼스는 텔레그램(Telegram) 앱과 관련되어 있는 중앙아시아에서의 분위기를 악용하는 멀웨어다.

[이미지 = iclickart]
옥토퍼스는 델파이로 작성된 것으로, 2017년 보안 업체 이셋(ESET)이 발견하여 이름을 붙였다. 더스트스쿼드가 당시 사용하던 C&C 서버에서 0ct0pus3.php라는 스크립트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이번 새로운 캠페인을 발견한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Kaspersky)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설명했다.
“중앙아시아의 정치 기관들은 2018년 한 해 동안 여러 행위자들에게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인디고지브라(IndigoZebra), 소파시(Sofacy) 등이 대표적입니다. 소퍼시는 제브로시(Zebrocy)라는 멀웨어를 활용하기도 했죠. 그리고 가장 최근에 더스트스쿼드까지 여기에 합류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당한 피해자들이 있다는 겁니다. 마치 위협을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올해 러시아 정부는 텔레그램 앱을 러시아 전체에서 사용 금지시켰다. 러시아의 앱스토어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이제 텔레그램을 찾을 수가 없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러시아 정부의 그러한 조치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텔레그램의 ‘이미테이션’ 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텔레그램은 인기가 상당히 높은 앱으로, 이미 금지 처분 전에도 많은 사용자가 러시아에 있는 상황이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명령으로 사용자들은 하루아침에 소셜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 틈을 몇몇 개발자들이 노리고 들어왔다. 이 텔레그램 이미테이션 앱들은 꽤나 많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런데 카스퍼스키가 옥토퍼스 멀웨어가 포함된 집(Zip) 파일을 하나 발견했다. 타임스탬프를 확인하니 2018년 2월과 3월 사이에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집 파일은 카자흐 반대 정당 멤버들이 사용하는 통신 소프트웨어인 것처럼 위장되어 있었다. 추적을 해보니 이 집 파일의 드로퍼도 발견할 수 있었다. 드로퍼는 러시아어 버전의 텔레그램 메신저인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다.
집 파일의 이름은 dvkmailer.zip이었다. 러시아에서 현재 해산된 과거 야당인 Kazakhstan Democratic Choice의 준말이 포함된 것이다.
아직 카스퍼스키의 보안 전문가들은 이 멀웨어의 정확한 배포 방식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소셜 엔지니어링 기법을 통해 사용자들을 속인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고는 밝혔다. 또한 더스트스쿼드는 피싱 및 스피어피싱 공격으로 유명한 단체라고도 짚었다.
또한 카스퍼스키는 옥토퍼스가 서드파티 델파이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SON 기반의 C2 통신을 위한 인디 프로젝트(The Indy Project)라든가, 터보파워 어브레비아(TurboPower Abbrevia, sourceforge.net/projects/tpabbrevia) 등을 사용해 파일을 압축하더군요. 또한 기본적인 시스템 레지스트리 조작을 통해 시스템 내 오래 머물러 있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3줄 요약
1. 러시아 APT 그룹 더스트스쿼드, 이번엔 중앙아시아 노리고 캠페인 실시.
2. 이들이 이번에 사용하기 시작한 멀웨어는 옥토퍼스.
3.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와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 활용해 사용자들 속이고 있음.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