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성미 기자] 한국셉테드학회 주관으로 진행된 ‘2017년 제7회 셉테드(CPTED) 공모전(이하 공모전)’에서는 논문부문 4개 작품과 디자인부문 5개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여기에서는 디자인부문 우수상 수상작인 ‘여성안심귀갓길의 새로운 가이드라인 : 안전한 길 걱정놓 길’을 살펴본다.

[이미지=iclickart]
국내 여성안심귀갓길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설정해 규칙을 찾아보기 어려워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서울시에만 469개의 여성안심귀갓길이 지정됐으며, 그 수는 날로 늘고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가이드라인은 없는 실정이다.
구로경찰서를 인터뷰한 결과 현재 여성안심귀갓길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로, 주민의견과 경찰관의 관점, 범죄통계를 기준으로 길을 선정하고 있다. 그러나 관서마다 선정 기준이 다르며 사업도 각 관서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그림1>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 가이드라인
법무부의 2016년 범죄백서에 따르면, 살인, 강도, 방화 등 국내 4대 강력범죄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2006년 1만 4,277건에서 2016년 3만 1,063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대검찰청 2016년 범죄분석에 따르면 4대 강력범죄 피해자 남녀 비율은 여성이 대부분이다. 2010년에는 전체 피해자의 82.6%가, 2015년은 88.9%가 여성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2016년 실시한 사회조사에서도 사회의 안전에 대해 ‘사회의 안전에 불안을 느끼나’라는 질문에 여성들은 불안(46.2%), 보통(40.8%), 안전(13%)의 순으로 답변해 많은 여성들이 사회안전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여성들의 범죄에 대한 높은 불안감으로 인해 서울시 등 각 지자체는 앞 다퉈 여성안심귀갓길을 설치하고 있다.
여성안심귀갓길에 적용되는 아이템은 ①노면 표시와 ②112 신고 안내 표지판 ③LED 가로등 ④CCTV ⑤비상벨 ⑥협력단체와 순찰 등이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고 유지·관리도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안심귀갓길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
여성안심귀갓길의 현황답사 및 분석
여성안심귀갓길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7일간 서울 18곳, 경기도 3곳 등 21곳을 방문했다. 답사 목적은 여성안심귀갓길 현황 조사와 문제점 확인이었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1곳)와 마포구(1), 중구(4), 구로구(6), 강서구(8) 등 18곳을, 경기도에서는 부천시 3곳을 방문해 분석했다.
21곳의 공통적인 특징은 주로 주거지역이나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생활가로를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한 것으로, 지정한 여성안심귀갓길과 인접한 골목길은 어둡고, 불법주차들로 통행자의 시야 확보가 힘든 상황이었다.
전반적인 문제점들은 ①설치한 시설(안심벨, 노면표시, CCTV)들의 관리가 미흡하다 ②아이템들의 효율성이 부족하다(예시로는 높이 설치된 반사경, 잘 보이지 않는 로고젝터, 가려진 벽화 등이 있다) ③사각지대(불법주차, 골목길 진입로 주차, 높은 담장)가 생겼다 등 3가지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현재는 범위가 한정된 기존의 여성안심귀갓길대신 점(장소), 선(골목길), 면(주생활 가로)을 활용한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사각지대가 없이 마을전체가 안전해지는 여성안심귀갓길이 될 수 있다.
여성안심귀갓길의 공통 가이드라인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 공통 가이드라인으로는 점·선·면 계획을 제안한다. 점 계획으로는 주민들이 원하는 가로에 좁은 골목길과 연결된 곳에 안심 장소를 조성하고, 선 계획으로 경찰관이 순찰하기 힘든 좁은 골목길 위주로 장소를 선정한 뒤, 면 계획으로 범죄횟수가 많은 주생활가로에 좁은 골목길까지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마을 곳곳의 장소(점)들을 계획해 내 집앞 공간이 안전해지고 장소(점)들이 이어지면서 집으로 가는 길(선)이 안전해지고 길들이 모여 마을(면)이 안전해질 수 있는 방안이다.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의 공통적인 가이드라인의 빠른 이해를 위해 <그림1>을 첨부했다.
CPTED 원리에 따른 세부 가이드라인
범죄예방설계(CPTED) 원리에 따른 세부 가이드라인으로는 점 계획(집 앞), 선 계획(주생활 가로에서 집앞 골목길), 면 계획(주생활가로부터 집앞)이 있다. 점 계획으로는 좁고 어두운 집 앞에 영역성을 부여해 안전한 집 앞 장소를 조성한다.
그 방법으로 CCTV, 가로등 쉼터, 커뮤니티 공간, 노면표시, 집 앞 가꾸기 등이 있다. 기대효과로는 주민의 커뮤니티가 강화되고 가로환경을 개선하면서 범죄예방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선 계획으로는 골목길에 커뮤니티 장소를 마련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골목길을 조성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골목벽화, 안전 가로등, 작은 놀이마당, 담장 낮추기 등이 있으며, 그 효과로는 주민의 커뮤니티 강화를 통한 자연적 감시와 가로환경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면 계획으로는 차량 통행이 잦은 주생활 가로부터 집 앞까지 볼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한다.

<그림2> 대상지 개요(왼쪽) <그림3> 대상지 분석(오른쪽)
차량속도 안정화, 파크렛, 안전 방지턱, 커뮤니티 공간 등을 여기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행자의 안정이 확보되고 파크렛을 통해 휴식공간과 공공의 영역성이 강화되며 가로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여기에 적용할 수 있는 CPTED 원리로는 자연적 감시와 활용성 증대, 영역성 강화, 접근의 통제, 유지 및 관리가 있다.
새 가이드라인 시뮬레이션

<그림4> 대상지 마스터플랜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대상지를 자체 선정해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본 것이다. 대상지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536번지 일대이며 용도지역/지구로는 제2종 일반 주거지역(7층 이하)이다.
인근에 대림역(2호선), 구로역(1호선), 경인로가 인접한 교통의 요충지다. 대상지의 개요는 <그림2>와 같다. 대상지 분석은 걸리버 지도 형식으로 대상지를 돌아다니면서 각 요소들을 확인하고, 안전지도 데이터를 통해 범죄현황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상지의 분석은 <그림3>을 참고하면 된다.

<그림5>
분석을 통해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 가이드라인을 전략적 설정해 적용해 보고 적용한 전략을 통해 대상지의 전체적인 계획을 제안한다. 대상지의 전체적인 계획은 <그림4>와 같다. 이어 대상지의 점·선·면 세부계획을 제안한다. 대상지의 세부계획은 <그림5,6,7>를 살펴보면 된다.

<그림6>
이번 여성안심귀갓길 계획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여성안심귀갓길이 정말 여성들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길인가?’하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실제로 여성안심귀갓길은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모호한 상태여서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안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림7>
단순히 여성,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나의 엄마 그리고 누나 혹은 여동생과 같은 내 가족이 언제 범죄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집에 오는 길을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 가이드라인으로 디자인했다. 집까지 가는 길에 발생할 수 있는 노상범죄, 침입범죄, 대인범죄, 대물범죄 등 유형별 범죄를 CPTED 원리로 극복해 안전한 길을 조성함으로써 걱정을 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여성안심귀갓길의 공통 가이드라인을 제안한다.
[심사평] “CPTED 원리와 점·선·면 교통 기법을 접목한 안심귀갓길”
강석진 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이 작품은 우리나라 여성안심 귀갓길의 실태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실용적인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기존 도시의 여성안심귀갓길은 노면 안내 표시와 112 신고 표지판, LED 가로등, CCTV 설치 등 제한된 시설 정비 수준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유지관리의 문제와 함께 범죄예방의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이 작품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현장답사 및 자료 분석을 통한 점·선·면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범죄예방디자인(CPTED) 원리와 교통정온화 기법을 접목시켜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우수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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