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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스내쳐A.I 대표ⓒ시큐리티월드 |
[시큐리티월드 최석원] 지난 6월 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발견됐다.
폭이 3m가 조금 안 되는 소형 고정익 드론으로, 장착된 카메라에서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부지를 포함해 총 550장에 달하는 사진이 발견됐다.
이 드론의 비행거리는 성주 사드 배치 부지는 인제 부근 군사분계선까지 약 270㎞로, 이 드론이 추락하지 않고 북한으로 되돌아갔을 경우 500㎞가 넘는 거리다.
이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드론이 비행 중 탐지된 것이 아니라, 엔진 결함으로 불시착된 것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즉, 대한민국 상공을 400㎞ 이상 비행하는 동안 우리는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침투 여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북한의 드론이 한국에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3월에 파주시와 백령도에서 같은 해 4월에는 강원도 삼척에서도 발견됐다. 이에 군 당국에서는 북한의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부대를 운용하고 수도권 방공작전체계를 보완, 방공무기의 전투 대기를 늘리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드론은 작게는 25g에서 1,200kg에 이르기까지 크기와 모양이 매우 다양하므로 분류가 어렵고, 소형으로 제작할 경우 기존 레이더로는 탐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탐지한다 하더라도 그 뒤에 이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드론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쓰이는 것뿐만 아니라 소형화·대중화되면서 많은 오남용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2013년 독일의 메르켈 총리에게 미확인 드론이 접근한 사건이 있었고, 2015년 일본 수상관저 옥상에서 방사능 세슘 물질이 포함된 드론이 발견됐다. IS(이슬람국가)도 이미 드론을 여러 차례 테러에 이용했다.
민간에서는 드론을 통한 사생활 침해, 재물손괴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 ‘안티드론(Anti-Drone)’ 산업이다.
안티드론은 드론의 탐지, 식별, 추적, 무력화 등 전 분야에서의 드론 방어 기술을 뜻한다. 안티드론은 크게 탐지와 무력화로 구분된다. 탐지는 특정 구역 내의 비인가 드론을 찾는 것으로, 드론과 조종기의 통신 신호를 분석하거나 드론의 모양과 소리 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레이더 시스템을 더 정교화시키려는 시도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탐지된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방안으로는 드론을 그물이나 미사일 등을 통해 물리적으로 무력화시키거나, 전파 교란을 통해 드론과 조종기의 통신을 방해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개발되고 있다.
드론산업은 대표적인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꼽히며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산업이다. 그에 반해 드론의 위협과 그에 대한 대비책에는 지나치게 무심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소를 잃은 뒤에 외양간을 지어봐야 늦다. 드론산업이 가져올 위험과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대비해야 할 것이다.
[글 최석원 스내쳐A.I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