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월드 민세아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CCTV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기술은 단연 지능형 CCTV와 영상분석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지능형 CCTV와 관련한 사업을 속속 추진하거나 추진하고 있고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을 준비하는 추세다. 이 중 눈에 띄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씨텍이다. 한국씨텍은 과거부터 CCTV 제조에 주력해오다가 최근 딥러닝 기반 영상분석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박재규 한국씨텍 대표에게 새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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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 한국씨텍 대표이사ⓒ시큐리티월드 |
적외선 스피트돔 국산화한 韓 CCTV 제조사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시큐리티 사업을 시작했다는 박재규 대표는 1999년 한국씨텍의 문을 열고 18년째 사업을 영위해 오고 있다.
한국씨텍은 2008년 국내 최초로 적외선 스피드돔을 개발해 지자체에 납품한다. 이후 하이엔드급의 PTZ 카메라를 개발해 관공서, 공공기관, 군부대, 주요산업시설 등에 공급하고 있다. SI 시장에는 최적화된 PTZ 카메라도 납품한다.
제조회사에서는 직접생산확인증명서가 있어야 관공서, 공공기관, 군부대 등 공공조달시장에 입찰을 참여해 납품할 수 있어 한국씨텍은 일찍이 이를 취득했다.
직접생산확인증명이란 정부나 공공기관·단체가 1,000만원 이상의 중소기업 경쟁제품에 대해 조달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중소기업이 해당 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제도다.
딥러닝 기반 영상분석으로 사회를 안전하게
한국씨텍은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최근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딥러닝 영상분석 기술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시점에서 물리보안도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CCTV가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씨텍은 지난해 딥러닝 기반 CCTV 보행자 검출과 추적에 대한 정부 과제를 수주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CTV의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박 대표는 “회사를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벗어나 솔루션 회사로 성장·발전시키기 위해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해 보행자 검출과 추적에 관한 논문을 썼다”며, “지난해 정부 R&D 과제로 딥러닝 기반 영상분석 과제를 수주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씨텍이 개발하고 있는 것은 ‘딥러닝 기반 CCTV 보행자 검출 및 추적 시스템’이다. 한 CCTV 카메라에 얼굴 전면이 촬영되지 않아도 옆면, 뒷면이 촬영된 영상을 분석해 다른 카메라에 촬영된 얼굴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촬영된 신체 특징, 의복 색상 등의 패턴과 벡터 특징을 추출해 저장하고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또 다른 카메라와 비교해 얼굴이 촬영된 동일한 객체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사람이 영상을 일일이 돌려보며 확인하지 않아도 객체의 이동 동선을 추적할 수 있다. CCTV에 촬영되는 사람을 몸통 1개, 팔 2개, 다리 2개, 머리 1개, 전신으로 7개의 객체로 쪼개서 인식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박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카메라로 수화를 찍어 음성이나 문자로 변환해주는 통역 기술까지 기술 영역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딥러닝 기반 영상분석 원천 기술은 어디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쓰일 수 있다”면서, “이 기술은 어린이, 실종 치매 노인 추적이나 테러 방지에도 적용할 수 있어 ‘안전한 세상을 위한 가치창출’이라는 회사의 가치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텍은 루프센서가 필요 없는 차량번호 인식 솔루션도 개발했다. 일반적인 차량번호인식 솔루션은 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감지하기 위해 차도에 루프센서를 매설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지만 한국씨텍의 차량번호인식 솔루션은 이런 작업 없이도 차량번호를 인식할 수 있다.
API 라이브러리를 제공해 VMS 회사, NVR 회사, 임베디드 ANPR(Automatic Number Plate Reconation) 카메라 회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국씨텍이 현재 개발 중인 딥러닝 기반 영상분석 기술은 200만화소 CCTV에서 가장 탁월한 성능을 보이지만 41만화소 CCTV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향후 과제는 어두운 곳에서도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선점 노린다
딥러닝 기반 영상분석 기술 개발은 한국씨텍이 CCTV 기반 기술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씨텍은 전체 임직원 30명 중 1/3에 달하는 9명이 R&D 인력일 정도로 기술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매출의 10%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씨텍은 2008년 적외선 스피드돔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고 이후 하이엔드급의 PTZ 카메라 개발에 주력해왔다. 한국씨텍은 CCTV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회전체 기술 개발에도 특화된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CCTV로 원하는 곳을 명확하게 볼 수 있으며 제어도 쉽다.
한국씨텍의 대표 제품은 세 가지로 각각 용도에 맞게 특화됐다. 모두 적외선 LED를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도 객체를 식별할 수 있다. 적외선 스피드돔 카메라 XV-8150 IRD는 도시 방범형 CCTV다. 주로 학교나 빌딩, 아파트, 골목 등에서 사용되며 야간에도 최장 300m까지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광학 36배 줌에 풀-HD급 화질로 멀리 있는 곳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적외선 포지셔닝 카메라 XV-570 IRPT는 외곽을 감시하는 데 쓰여 공장이나 군부대, 발전소 등에 주로 사용된다. 풀-HD급 화질과 광학 36배줌은 XV-8150 IRD와 같지만 최장 400m 밖을 볼 수 있다.
적외선 고정 카메라 XV-310 IR는 보급형 모델로 다양한 환경에서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전 모델에 비해 성능을 조금 낮춰 저렴한 가격에 도입할 수 있다. 광학 10배줌으로 야간에도 최장 100m까지 촬영할 수 있다.
한국씨텍은 고객마다 카메라 요구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카메라를 부착할 수 있는 하우징도 설계했다. 한국씨텍은 제철소, 화학 공장, 발전소 등 위험 환경이나 기온이 높은 중동 국가 등에 필요한 자체 냉각 하우징을 신제품으로 개발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이 하우징은 카메라 브랜드에 관계없이 적용이 가능하다.
한국씨텍의 올해 매출 목표는 76억원이다. 중국 기업들로 국내 CCTV 시장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박 대표는 “이럴 때일수록 중국기업과 맞서기보다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가야 한다”면서 “우리만의 독창성 있는 기술로 최적화해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내실을 기해 롱런하는 게 중요하다. 지능형 CCTV가 기반이 되는 솔루션 위주의 사업을 진행해 다시 한 번 껑충 뛰어오르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