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대가, “최대 2000달러의 월급, 평생 SNS 믿지 못함”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nternet Research Agency, 이하 IRA)는 러시아의 인터넷 연구 기관 중 하나지만 ‘트롤 공장’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작년 미국 대선 당시 가짜뉴스를 폭발적으로 생산해 미국의 사이버 공간에 흩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본 유권자가 1억 2천 6백만 명이라고 한다.

[이미지 = iclickart]
그런데 여기서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최근 NBC와 인터뷰를 실시했다. 26세 청년으로 비탈리 베스팔로프(Vitaly Bespalov)라는 이름의 그는 NBC를 통해 “IRA도 겉보기에는 평범한 IT 시설”이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사부슈키나(Savushkina) 거리에 있는 4층 콘크리트 건물에 있습니다. 전직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매일처럼 드나들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포스트를 작성해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각 부서나 사람마다 할당량이 정해져 있었고요.”
베스팔로프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생산하는 것이 업무의 전부”라고 말했지만, 이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니 새로울 것이 없다. 또한 “크렘린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믿는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의혹’일뿐이다. 그것도 미국 보안 업계와 첩보 기관들이 숱하게 강조해온 내용이다. 하지만 ‘이 트롤 공장의 후원자’가 누구인지, 푸틴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이 전직 ‘트롤’은 명확하게 풀어내지 못했다.
다만 공장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경험자로서 썰을 풀어낼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스스로는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악성 콘텐츠를 생성하는 임무를 맡았다”는 베스팔로프는 “건물의 나머지 인원은 전부 미국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 따르면 “미국 부서 근무자들은 한 달에 1300달러에서 2000달러의 급여를 받았으며, 초보자의 경우는 기본 월급이 1000달러에 그쳤다”고 한다. 3층과 4층에서는 블로거들이 주로 포스팅 활동과 댓글 활동에 집중했고, 1층에는 그러한 블로그와 댓글들을 바탕으로 주로 전직 기자들이 기사를 생산해냈다. 그러면 마케팅 팀에서 이 모든 가짜 정보들을 모아 소셜 미디어에 퍼 날랐다. 작업자들끼리는 교류도 없었고, 구내 카페에서 지나치는 게 거의 전부였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가짜뉴스를 만드는 중요한 팁을 몇 가지 소개하기도 했다. “사실은 그대로 남기지만 중요한 용어를 살짝 바꾸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테면 ‘테러리스트’는 ‘민병대’, ‘우크라이나 군’은 ‘정부군’ 정도로요. 이렇게 러시아에 대한 비판적인 색을 조금씩 흐려지게 하는 것이죠. 또한 같은 기사를 여기 저기 올릴 때도 100% 복제가 아니라 70%만 해요. 검색 결과 상위를 차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소셜 미디어 활동 시에는 위에서부터 “여성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남성의 그것보다 방문자가 훨씬 많다”는 지침이 내려오기도 했다. 그래서 대부분 가짜 활동을 위해 만든 허위 계정들은 여성의 사진과 이름 등이 사용됐다. 우크라이나 작전 시 동원됐던 SNS 계정이 미국 대통령 선거 때 재활용 되기도 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런 활동을 진행했던 베스팔로프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바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있는 내용들은 아무 것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부정해왔던 가짜뉴스 활동의 일부가 드러났다는 것 외에도 이 인터뷰는 중요한 원칙을 상기시킨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것으로, 파종과 추수 사이의 시간 차이 때문에 평소 잊고 지내는 것이다.
멋모르고(아마도 나라를 위한답시고) 20대의 일부를 거짓 생산에 바친 젊은이의 마음에 병이 생겼다는 사실이 더 안타까운 인터뷰였다.
비슷한 일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도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과잉 폭력을 사용한 이스라엘 군인이 징역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안에 대해서 이스라엘의 여론은 반으로 갈린 상태고, 네타냐후 총리는 사면권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이 이를 오늘 거절했다. 테러리스트는 사망 당시 21세, 테러리스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순간의 그 군인은 19세였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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