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바이오인식 분야 결산: 기대감과 장애물 공존

2016-12-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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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바이오메트릭스 장애물: 불편, 불안, 비용
바이오메트릭스로 사용자들이 성큼 다가선 2016년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금방이라도 각종 신체 정보를 입력해 자동문을 열고, 거래를 하고, 자동차 시동을 걸고, 우주로 날아갈(?) 시대로 접어들 것 같은데, 우리는 여전히 암호를 입력하고 있다. 새로운 방식에 대한 불편을 감수하기 싫고, 내 몸의 정보 일부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고, 전용 하드웨어를 또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불편한 것에 비용을 지불하느니, 그냥 암호 쓰겠다는 심리는 매우 단단한 벽과 같아서 좀처럼 허물어질 줄을 몰랐다. 2016년 전까지는 말이다.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2016년 BFSI라고 불리는 은행,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산업에서의 도입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한 한 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금융권에 대한 범죄 시도는 항상 빈번했고, 그렇기 때문에 보안 및 안전에 관해서는 금융산업의 조직들만큼 앞서가는 곳도 드문 편이다. 이제는 이 BFSI가 바이오메트릭스 도입을 선도하고 있다.

이미 있어왔던 움직임
물론 이것이 올 한 해 갑자기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2012년 11월 러시아의 레토뱅크(Leto-Bank)는 ATM에 지문인증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를 따라 러시아의 또 다른 은행인 RCB뱅크(RCB Bank)도 지문만으로 현금 인출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중국은행(Bank of China)도 사기 금융 거래를 막기 위해 2014년 2월부터 지문 센서를 전국 지점에 배치했고, 란저우 은행(Bank of Lanzhou)은 한술 더 떠 정맥 인증 시스템을 ATM에 부착했다.

브라질에서 가장 큰 은행인 카이샤 에코노미카 페데랄(Caixa Economica Federal)과 그 경쟁자인 브라데스코(Bradesco)는 손바닥 정맥인식 센서를 들여왔다. 아이티의 유니뱅크(Unibank)도 지문인식 기능을, 폴란드의 방크 자코드니(Bank Zachodni)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2015년).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바이오메트릭스가 이 계통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큰 장애물은,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기존과 달라지고 늘어나는 인증 절차에 대한 고객들의 불편과 지문이나 정맥 등 바이오정보를 고객들로부터 입력받아야 하는 새로운 하드웨어의 구매 비용이었다. 여기에 바이오정보를 금융기관의 ATM기기를 통해 입력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 반응도 한 몫 했다. 이런 굵직한 것들이 꽉꽉 들어찬 좁은 문이 활짝 열리게 된 건 방글라데시와 애플이 마체테의 역할을 제대로 했기 때문이다.

바이오메트릭스 인증의 대중화, Touch ID
먼저 애플이 바이오메트릭스의 활로를 뚫어냈다. 2012년 지문인식 및 인증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인 오센텍(AuthenTec)을 3억 5천 6백만 달러에 인수한 애플은 2013년 9월 지문인식이 가능한 아이폰 5S를 공개했다. 물론 이보다 훨씬 전인 2007년 도시바에서 G500과 G900이라는, 지문 스캐너가 장착된 최초의 휴대 전화기를 세상에 공개하긴 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거대한 소비자와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전 세계적으로 보유한 애플의 아이폰 5S는 달랐다. 경쟁사들도 서둘러 지문을 인식하는 기능들을 첨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은 갤럭시 알파 4G를 통해 애플의 기술을 바짝 뒤쫓았다. 현재 새롭게 출시되는 ‘메이저급’ 기기들 치고 지문인식 기능이 없는 기종은 거의 없다.

이는 더 안전한 인증 방식을 고심하고 있던 금융권 관계자들에게 뜻밖의 해결책이었다. 먼저는 모바일 기기 덕분에 센서를 따로 마련해야 할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알아서 기기를 구매해주고, 그 기기 생산자들이 알아서 센서를 집어넣어주니 쾌재를 불러 마지않을 일이었다. 게다가 애플의 Touch ID는 지문 정보를 애플의 서버나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방식도 아니었다. 오로지 사용자 단말에 박혀 있는 칩 안에 저장되는 것으로 ‘내 지문을 누가 저장하고 관리하는 걸까?’라는 불안감도 없앨 수 있었다. 값도 싸고 사용자들도 안심시킬 수 있으니 은행 관계자들은 보안장치를 추가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더 이상 크지 않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역사를 새로 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사건
지문 정보의 종착지에 대한 불안감과 센서라는 하드웨어 비용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지만 ‘왜 굳이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나?’라는 의문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안전해야 한다’는 전제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편안함보다 우위에 있는 가치는 아니었다는 것. 고객들이 이렇게 느끼니 은행들도 굳이 추진력을 가동시킬 필요는 없었다.

그러다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이 털리는 역사적인 사건이 2016년 2월 발생했다. 8천 1백만 달러라는, 은행털이로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액수가 금고에서 사라진 것이다. 액수 자체도 충격적인데 수사를 진행해보니 범인들이 스위프트(SWIFT)라는 국제 은행 간 통신협정을 악용했음이 드러났다.

사실상 메이저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 모든 은행이 가입되어 있는 협정이니 넋 놓고 구경만 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이전에도 비슷한 SWIFT 해킹 사건이 두 차례나 더 발견되기도 했다. 일반 은행 고객들에게도 알려질 정도로 큰 사건이기도 했거니와, 은행들 스스로가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바이오메트릭스가 BFSI 산업에 뛰어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기본 여건이 마침내 올해 갖춰진 것이다.

주류 바이오메트릭스 기술과 도입 국가
그래서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은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가장 인기 있는 ‘지문인식 기술’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나라의 은행들이 이미 도입하고 있다. 미국, 싱가포르,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중국, 브라질, 이집트, 독일,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남아공, 인도,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케냐 등 선진국이고 개발도상국이고 구분이 없다.

대중화나 보편화 측면에서 지문의 뒤를 바짝 추적하고 있는 홍채인식의 경우, 요르단, 미국, 이탈리아, 터키, 레바논, 이집트, 노르웨이, 예멘 등에서, 음성인식 기술은 호주,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미국, 브라질, 파키스탄, 중국,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에서 도입되는 등 역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보다는 조금 더 고급 기술이고 그만큼 덜 대중적인 안면인식의 경우 미국, 영국, 중국, 스위스와 같은 강대국들의 은행들이 주로 도입하고 있다. 정맥인식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는 폴란드, 미국, 터키, 일본 등지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리서치 전문업체인 테크나비오(Technavio)는 “지금은 지문이 가장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이지만 향후 2년 간 정맥인식 역시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맥인식 기술이 높은 정확도와 편의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출입통제, 로그인 관리, ATM 및 POS 시스템 사용, 온라인 은행 거래 등에서 광범위하게 정맥인식 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플레이어들
테크나비오는 주목할 만한 업체 5곳을 꼽았다. 먼저는 Eikon USB Fingerprint Readers, EF200, DigitalPersona Altus라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크로스매치 테크놀로지스(Crossmatch Technologies)다. 후지쯔의 PalmSecure ID Match, PalmSecurei bioLock과, HID 글로벌의 V 시리즈 센서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Certis ID와 Bio-Signature로 좋은 평판을 듣고 있는 M2SYS 테크놀로지와 BTO500, DFR2300, MSO OEM 등을 보유한 사프란(Safran)이 마지막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예측은 예측일 뿐, 어떠한 변수가 미래에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7이 홍채인식을 대중화시키나 했었지만, 예상치 못한 기기 결함으로 브랜드는 물론 홍채 인식 기술까지도 빛을 보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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