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옹마이는 감시 카메라 제품 대량 리콜 발표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주 금요일 미국 동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에 웹캠, DVR 등의 임베디드 기기들이 대동되었다는 게 밝혀졌다. 그럼으로써 이미 수년 전부터 사물인터넷으로 인해 새로운 보안 사고들이 터질 거라는 예측들이 점점 현실화되는 걱정스러운 미래까지도 서서히 조여오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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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뿌리는 건강해야 정상이건만...
여기에 황저우 시옹마이 테크놀로지(Hangzhou Xiongmai Technology)라는 중국제 전자기기 생산업체에서 만든 감시 카메라가 하이재킹 되어 미라이(Mirai)라는 봇넷 구성에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난데없는 리콜 사태도 발생될 예정이다. 미라이는 봇넷을 만드는 데 활용되는 멀웨어로, 해당 소스코드가 얼마 전 무료로 공개되어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조만간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낳은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예측대로 미국 동부의 딘(Dyn)이라는 DNS 제공업체가 디도스 공격을 받아 트위터, CNN, 핀터레스트 등 주요 웹 사이트들이 마비되거나 장애를 일으켰다. 현재 시옹마이 테크놀로지는 2015년 4월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에 대해 인증 과정을 심화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한 상태다.
하지만 리콜을 한다고 해서 봇넷으로 인한 오염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리가 없다. 보안 전문업체인 소포스(Sophos)의 수석 연구원인 체스터 위즈뉴스키(Chester Wisniewski)는 “이번 사태에 휘말린 시옹마이 제품들은 시옹마이 브랜드로 시판된 게 아니라, 여러 다른 브랜드 이름으로 시장에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런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최종 사용자를 전부 파악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리콜이 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가정용 라우터, 웹캠, 스마트 냉장고 등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건 이미 상식처럼 퍼져 있는 사실이다. 위 시옹마이 제품처럼 유통 구조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 보안 기능이 없거나 있으나 마나한 상태로 소비자들의 집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취약점은 여러 매체나 보안 관련 컨퍼런스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한편 대규모 디도스 공격 사태에 대한 책임자는 아직 수사 중에 있다. 하지만 그다지 수준 높은 기술을 부리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사물인터넷 기기의 취약점 정보를 찾는 건 매우 간단하기 때문이다. 보안 업체인 시큐로리틱스(Securolytics)의 COO인 비카스 싱글라(Vikas Singla)는 미라이 멀웨어가 봇넷을 형성하는 데 성공하게 한 두 가지 요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웹캠이나 라우터, DVR과 같은 사물인터넷 기기들은 모델 번호나 소프트웨어 버전 정보를 감추지 않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개인정보를 마구 방송해대는 것과 같아요.”
또한 미라이 봇넷에 휘말려 들어간 기기들에서 소름끼치는 공통점을 비카스 싱글라는 발견했는데, 바로 디폴트 크리덴셜이었다. “미라이는 디폴트 로그인 정보를 찾아서 노리는 멀웨어입니다. 즉 미라이에 감염되었다는 것 자체가 디폴트 암호가 매우 쉽고 단순했다는 소리죠.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발견된 기기들의 디폴트 크리덴셜이 전부 root이나 그와 비슷한 수준의 것들이었습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딘은 디도스 공격이 지난 금요일 총 세 번에 걸쳐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 한 번 한 번이 전부 굉장히 많은 지역의 수백만 개의 IP 주소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미라이 봇넷으로부터 온 공격은 그 중 한 번이었고, 수천만 IP 주소가 동원되었다고 딘의 CSO인 카일 요크(Kyle York)는 설명했다. “공격은 동부 시간으로 오전 7시 10분에 시작해 오후 1시 45분 경에 끝났습니다.”
많은 보안 관계자들은 이번 공격이 진짜 무서운 건 ‘이번 딘 사건이 大 디도스 공격 시대의 서막에 불과할 뿐’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디폴트 암호가 여전히 남아있고, 사물인터넷의 보안 기능이 여전히 수준 이하로 머물러 있을 때 디도스 공격은 거의 ‘당연하게’ 발생하는 현상일 텐데, 디폴트 암호와 사물인터넷 기기의 낮은 보안 수준에 개선 희망이 당장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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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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