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응은 반반... 실제 비트코인 가격 조금 떨어져
[보안뉴스 문가용] 호주의 사업가인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라는 인물이 ‘내가 비트코인을 발명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BBC, 이코노미스트, GQ 등이 집중 보도했다.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반신반의다.

▲ 나야! 나라고!
비트코인은 가상의 화폐로 상당히 복잡한 수학 및 암호화 개념 위에 만들어졌으며 추적이 불가능해 특히나 범죄자들 사이에서 인기리에 사용되고 있다. 기존의 화폐들처럼 중앙에서 은행이나 금융기관, 정부가 딱히 관리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가장 중요한 특성을 ‘익명성’이라고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중앙 관리 기관이 없다(decentralized)’는 부분이 굉장히 혁신적인 부분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슈퍼컴퓨터로 만들며, 온라인 상에서 거래되거나 물건 및 서비스로 대체되어 교환되기도 한다. 중앙 관리 기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거래는 모두 P2P로 이루어진다. 범죄자들끼리나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주요 은행 및 금융기관들도 비트코인을 다루기 시작했고, 현재 유통되는 비트코인은 수억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라이트의 주장에 대해 BBC는 ‘믿는’ 편이다. BBC는 “비트코인의 창시자만이 제시할 수 있는 증거를 라이트가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비트코인이 처음 생겨난 2009년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와 관련이 있는 공개 키에 대한 영상 자료를 함께 업로드했다. 당시 공개 키들은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인물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는데(위키백과에도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것으로 나온다), 이는 처음부터 가명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의심하는’ 편이다. 그의 주장이 일방적이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이 남아있다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질문”이 남아있다며 아직 이 의혹을 다 해소하지 못한 것을 드러냈다.
커뮤니티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비트코인 재단(Bitcoin Foundation)의 창립자인 존 마토니스(Jon Matonis)는 자신의 블로그에 “라이트가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것이 확실하다”라고 적었다. 복잡한 암호학적, 사회적, 기술적인 증거를 충분히 보았다는 것이 근거였다. 하지만 해당 근거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재 뉴욕에서는 비트코인 전문가들의 컨퍼런스인 컨센서스 2016(Consensus 2016)이 열리고 있다. 현장에서도 라이트의 주장으로 소란이 일었다고 여러 매체들이 보도하고 있다. 금융 관련 기술 업체인 인텔렉트 테크놀로지스(Intellect Technologies)의 더크 아바우(Dirk Avau)는 “창시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면 더 매력적인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블록사이퍼(BlockCypher)라는 업체의 창립자인 매티유 리우(Matthieu Riou)는 “혼자서 전부 만들었을 리는 없다”며 “아마 공동작업에 참여한 일원일 것”이라고 반쯤은 라이트의 주장을 부인했다. 한국에서 코비트(Korbit)를 운영하는 제이슨 박(Jason Park) 역시 “기존에 알려진 나카모토가 한 사람의 익명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에 창립자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12월 와이어드(Wired)지와 기즈모도(Gizmodo)는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라이트를 이미 지목한 바 있다. 세금과 관련된 수사 기관이 당시 시드니에 살고 있던 라이트의 집에 들이닥치고 나서였다. 그 전까지 라이트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보안 전문가’라는 사실 외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그가 호주의 찰스스터트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세 개나 취득했다는 것 정도였다.
라이트가 이제야 갑자기 자신이 창시자라고 밝힌 이유는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라이트의 주장이 있은 직후부터 비트코인의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아소비트(Assob.it)를 운영하고 있는 가브리엘 도메니치니(Gabriele Dominichini)는 “일시적인 혼란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노블 마켓(Noble Markets)의 제프리 월리스(Jeffrey Wallis) 역시 “이제 비트코인은 창시자 한 사람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하나의 큰 산업이 된 마당에 창시자가 스스로를 밝힌다 한들 큰 영향이 있을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가 수중에 1백만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사소하고 일시적인 혼란만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도메니치니에 따르면 현재 1천 5백만 비트코인이 유통되고 있는데, 그중 1천 4백만만 거래가 가능한 상태라고 한다. 나머지 1백만 비트코인이 라이트에게 있다는 추측이 여기서 나온다. 게다가 비트코인의 근간이 되는 암호화 기술을 라이트가 전부 알고 있고, 그래서 비트코인 시스템을 조작한다면 모건 스탠리, HSBC, UBS, 스위스은행, 바클리 등 세계 주요 은행들을 비롯한 경제 시스템 자체에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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