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인재 양성에 ‘인성·윤리교육’은 필수
해킹·보안 기술보다 올바른 인성과 윤리관 갖춰야...
[보안뉴스 김태형]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저조한 출석률로 F학점을 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학교 전산시스템을 해킹해 출석부를 조작한 사실이 지난 11일 드러나면서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윤리관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인하대 e-러닝 시스템을 통해 사이버 강좌인 서머스쿨(계절학기)을 수강한 2학년과 4학년 IT 공대 학생 2명이 출석 일수를 조작한 사실이 지난달 적발된 것이다.
인하대학교에서는 지난 2000년에도 학생들이 학교 전산망의 성적조회 시스템을 해킹한 사실이 발각되었으나 학내 보안 인재들을 육성하기 위해 징계하지 않고 정보보호 동아리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연구하도록 했다.
최근 화이트해커와 보안인재들의 인터넷 윤리 및 인성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는 지난 1월 20일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하고 7월 2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인성교육’이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되어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인성교육진흥법의 목적을 보면, “제1조(목적) 이 법은 ‘대한민국헌법’에 따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교육기본법’에 따른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人性)을 갖춘 국민을 육성해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 법에서는 대체로 도덕적 덕목인 ‘예·효·정직·책임·존중·배려·소통·협동·갈등해결’ 등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인성교육은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증가하고 있는 사이버 폭력 등 인터넷의 역기능 증가에 따른 올바른 인터넷 이용 문화 정착 및 인성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는 현재 화이트해커 양성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정보기술원의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 BoB(Best of the Best)과 케이쉴드(K-shield) 등과 같은 화이트해커 양성 과정에도 인터넷 및 정보윤리와 이와 관련된 인성교육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들이 나중에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해킹·보안 전문가(white hacker)가 되느냐와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타인의 정보를 훔치거나 중요 시설을 마비시키는 범죄자(black hacker, cracker)가 되느냐는 인성·윤리교육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정보기술원 김진석 BoB 센터장은 “BoB 1기부터 보안 기술과 더불어 올바른 인성과 국가관을 가진 보안인재 양성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인성교육진흥법은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듯이 보안인재들에게도 이와 같은 인성교육과 윤리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에 BoB 교육생들에게도 기본적인 윤리관과 올바른 해커의 자세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oB 교육생들은 대검찰청,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군 관계자들과 같은 현장 전문가들에게 사례를 통한 미국과 우리나라의 사이버 범죄 관련 법률을 배우고 왜 윤리적 해커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김 센터장은 “BoB 교육생들 대부분은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에 외부의 영향에 쉽게 흔들려 자칫 잘못하면 범죄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고 올바른 윤리관과 인성을 갖춘 보안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서 BoB에서는 현장 실무자들의 교육을 통해서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정보보호학회 박춘식 회장(서울여대 교수)은 “보안 인재들의 인성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여대의 경우에도 ‘바롬인성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성형성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학이나 보안 인재 양성기관에서의 윤리·인성 교육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화이트해커나 보안전문가가 되려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보다는 윤리의식이 더 중요하다. 특히, 해킹·보안기술의 연마보다 연마한 해킹·보안 기술을 이용해서 허가 받지 않고 타인의 시스템이나 네트워크를 침해하지 않는 윤리관과 인성교육이 우선이다.
[김태형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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