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8 사용금지’ 조치, 민간 개인용 컴퓨터에는 해당 안돼
[보안뉴스 온기홍=중국 베이징] 중국이 정보보안 강화를 위해 정부기관에서 구매해 사용하는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운영체제(OS) 버전인 윈도우8(Windows 8)을 장착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본사 건물의 모습.
중국 국무원 산하 중앙국가기관정부구매센터(이하 중앙정부구매센터)는 지난 16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앙국가기관정부구매센터 중요 통지’(이하 통지)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중앙정부구매센터는 ‘정보류 에너지절약 강제 제품 보충 입찰에 관한 통지’(총 7개항) 중 제5항에서 “(정부가 조달하는) 모든 컴퓨터류 제품에 윈도우8 운영체제를 장착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윈도우8 설치 금지 대상 ‘컴퓨터류’에는 데스크톱 컴퓨터, 노트북 컴퓨터, 태블릿 PC가 포함된다.
이번 통지는 윈도우8 장착을 금지했을 뿐, 앞으로 중앙정부가 구매할 컴퓨터에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정부 관공서에서 구매해 사용되는 컴퓨터에만 해당하며, 일반인들의 개인용 컴퓨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 일반 PC 시장에서 당장 MS의 판매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구매센터는 정부 구매 컴퓨터의 윈도우8 사용 금지에 대한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 매체들은 20일 “윈도우8은 현재 정부 업무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데다, 구매비용도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또 현재 정부 관공서의 컴퓨터와 웹사이트 시스템 사양이 윈도우8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MS중국법인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내 윈도우8 운영체제 소매 가격은 개당 888위안(14만 6천원 가량)이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MS가 지난달 8일을 기해 윈도우XP OS에 대한 보안 패치와 업데이트 지원을 끝낸 이후 중국에서도 윈도우XP를 사용하는 컴퓨터에 대한 보안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따른 대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윈도우XP 보안 이슈를 계기로 정보보안 강화를 위해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윈도우 O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최근 MS의 윈도우XP 보안 업데이트 종료를 계기로 정보보안을 위해 리눅스 기반의 자국산 컴퓨터 OS에 대한 육성과 지원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최근 중국 해커들의 미국 정부기관과 기업에 대한 해킹 행위 사실 여부를 놓고 양쪽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구매센터는 2003년 정식 설립돼, 중앙 국가기관과 정부의 구매를 총괄하면서 입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 온기홍 특파원(onkihong@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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