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 제거 기술, 흔들린 영상을 소프트웨어 기술로 선명하게 복원
[보안뉴스=이승용 포항공대 교수]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수원살인사건을 비롯해 채선당 음식점 및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 폭행사건 등에서 CCTV가 결정적 단서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처럼 CCTV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교통 단속, 방범 및 범죄 해결, 재난 및 시설 감시 등에 사용되고 있지만, CCTV를 통해 현장을 녹화한 영상을 살펴보면 해상도가 너무 낮거나 사람 또는 차량이 흔들려 블러(Blur, 흐림)되어 원하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SD급 CCTV처럼 저해상도로 인한 영상의 품질 저하는 하드웨어를 교체해 개선할 수 있지만, 영상의 블러 현상은 단순한 하드웨어 교체로는 해결이 어렵다. 실제로 사람 또는 차량과 같은 대상이 움직이거나 야외에 설치된 CCTV의 경우 바람 또는 진동 때문에 카메라가 흔들려서 블러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블러 현상은 HD급 고화질 CCTV의 경우에도 피할 수 없다. 블러 제거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합한 솔루션으로, 블러가 포함된 CCTV 영상으로부터 소프트웨어 후처리 방식을 통해 원래 의도했던 선명한 영상을 복원할 수 있다.
블러 제거 기술은 복잡한 카메라 흔들림이 발생하더라도 이러한 흔들림의 궤적을 분석하여 블러를 제거하기 때문에,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선명화 필터가 처리하기 어려웠던 블러가 심한 영상도 복원할 수 있다. 또한, 블러 제거 기술은 촬영 기기나 영상압축 방식, 촬영장소에 대한 의존성 없이 획득된 영상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CCTV 종류에 관계없이 기존의 제품들 모두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별도의 영상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지 않으며, 촬영된 장면의 특성을 수학적으로 분석하여 선명한 영상을 복원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촬영되는 영상을 비롯하여 자동차 번호판과 같은 문자 영상에 이르기까지 여러 특화 도메인에 대해서도 블러 제거가 가능하다.
블러 제거 기술은 최근에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어 복원 성능과 처리 속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흔들림을 추정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계산량을 필요로 하며 일반적으로 1메가픽셀 영상을 처리하는데 고성능 PC의 CPU만을 이용하면 약 15초 정도가 소요되고, GPU 가속을 이용하는 경우 약 1~2초가 소요된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비디오에 적용되기에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실용적인 사용방안으로 CCTV에서 특정 이벤트가 일어난 시점의 프레임을 영상으로 저장하여 해당 영상에 대해서 블러 제거를 수행할 수 있다.
이렇듯 블러 제거 기술은 흔들린 영상을 소프트웨어 기술로 선명하게 복원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보안 영상기기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CSI와 같은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선명화 기술은 연출된 것으로 아직 전 세계적으로 불가능한 기술이며, 화질이 심하게 좋지 않거나 노이즈가 많으면 블러 제거에도 어려움이 있다.
CCTV가 지속적으로 보급됨에 따라 블러 제거 시스템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성능 및 처리 속도 개선으로 보다 실용적인 기술이 보급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_이 승 용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leesy@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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