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인터넷사업자, 앞다퉈 바이러스 무료치료서비스 실시
백신업체, “무조건 공짜다라는 인식 확산될까 걱정”
B2B간 소프트웨어 적정 대가 문제 고려돼야
각종 포털에서 고객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무료로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일련의 개인정보유출 사건과 함께 자신의 PC에 대한 보안성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용자들은 포털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희색이 만연하다. 하지만 바이러스 백신 업체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네이버나 엠파스, 다음 등과 같은 국내 주요 포털들은 최근 무료 백신, 안심 로그인, 악성코드 무료치료 등 보안서비스를 중심으로 가입자 끌어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다.
엠파스는 무료백신 기능 등을 탑재한 '엠파스 툴바2.0'을 출시하면서 안티바이러스 전문업체인 하우리 바이러스 전문엔진 '바이로봇 SDK'를 탑재해 악성코드와 웜 바이러스를 무료로 치료 서비스하고 있다.
자동 로그인 기능으로 툴바를 실행하고 엠파스 홈페이지에 처음 한번만 로그인하면 접속할 때마다 자동 로그인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음도 안철수연구소와 제휴해 '안심로그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그인할 때 상단에 있는 '해킹차단 실행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개인방화벽과 키보드 보안프로그램이 실행된다.
네이버는 로그인할 때 회원이 입력하는 ID와 비밀번호를 암호화해 전송하는 보안접속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비밀번호 변경행사를 마련해 이용자들이 비밀번호를 자주 바꿔 정보유출 가능성을 줄이도록 서비스 하고 있으며 네이버 툴바 2.0을 통해 악성코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MS 윈도우 운영체제의 최신 보안 패치를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메가패스와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도 가세해 무료 바이러스 검사와 치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집중 홍보하면서 고정고객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바이러스와 악성코드 검사는 대부분 무료였지만 치료는 유료로 이루어졌었다. 하지만 각종 포털과 인터넷사업자들의 무료 치료 서비스가 일반화 되면서 일반 이용자들은 더 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MS에서는 올해말부터 온라인상에서 바이러스와 악성코드 무료 치료 서비스를 전면 실시한다고 발표한바 있어 향후 온라인 바이러스, 악성코드 치료는 무료로 전환되는 것이 대세로 여겨진다.
반면 주요 바이러스 백신 업체들은 무료 바이러스 치료서비스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서비스 하는 것은 좋지만 총판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기업에서는 “여러 곳에서 무료로 서비스 되는 가운데 바이러스 백신은 공짜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며 “엄밀히 따지면 백신업체는 포털이나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유료로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그것을 사업자들이 고객확보 차원에서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즉 B2B간은 유료지만 B2C간은 무료로 서비스 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바이러스 치료는 공짜’라는 인식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백신업체들은 이러한 현상이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으며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또한 대기업과 소규모 백신업체간 불공정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시장진출 경력이 얼마 없는 신생업체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손을 잡기 위해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로인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고 이루어져야할 B2B시장에서 백신업체들이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업체에서는 “온라인 무료 서비스는 대세다. 그렇게 가는 것이 이용자 입장에서 맞다고 판단된다.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보안의 중요성을 느낄 것이며 그 결과 상용백신 시장도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용자들을 위한 무료 바이러스 치료가 확산되는 것은 당연히 반길 일이지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항상 고질병으로 지적을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정당한 대가문제는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할 문제인 듯 하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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