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 “반성하지만 엄연한 사생활침해로 고소할 터”
시민단체 “국회의원의 사생활은 엄연히 제한적”
네티즌 “사무적인 반성에 실망...부도덕행위는 당연히 공개돼야!”
<박계동 의원 홈페이지 첫화면에는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행복한 행복!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보안뉴스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청담동 H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여종업원의 신체를 더듬는 등 공인으로써 해서는 안될 추태를 보인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사생활 침해’라는 반응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될 추태’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지방선거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일부 보수언론사에서는 ‘박 의원이 공인이긴 하지만 몰카를 이용한 폭로는 엄연한 사생활 침해’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문제의 근본 핵심을 흐리고 있어 여성단체의 지탄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출한 엄연한 공인이다. 공인이 해서는 안될 일은 폭로돼야 마땅하고 국민들의 엄격한 감시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부도덕한 행위를 무마하려는 물타기 작전을 써가며 상황을 역전시키려는 모습이 애처롭다”고 비판했다.
사생활침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문제는 이번 사건이 치밀하게 계획된 점”이라며 “박 의원이 자주들리는 카페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찍은 것은 분명 불법행위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그 카페가 불법 영업을 하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그러한 곳에 주기적으로 들린다는 것은 공인으로써 당연히 지탄받아야할 것”이라며 “술집에서 여성 도우미의 몸을 더듬으며 술을 마시는 행위는 엄연히 성 매매 행위와 같은 것임으로 정당한 비판을 받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단체에서는 “의원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며 “저러한 행태는 당연히 공개돼야 하며 국민들의 감시를 받고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기 위해 사생활침해라는 논리로 맞선다는 것은 진정한 사생활의 의미를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시민단체에서는 “그러한 부도덕한 행위가 사생활이라면 정치인들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로비스트를 만나고 하는 모든 행위가 사생활이란 말인가. 그런 행위도 사생활이란 이름으로 보호돼야하고 공개되면 안된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더이상 부도덕한 국회의원들이 신성한 국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찬반 논란이 있는 와중에 당사자인 박계동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많은 여성들이 모욕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생각돼 잠이 오지 않았다”며 “옛말에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도 말라고했는데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려깊지 못했음을 깨달았으며 깊이 반성한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또한 그는 “검찰이 이번 불법 동영상의 촬영, 배포 의도 및 배후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며 “불법 동영상의 내용을 공개한 주요 인터넷 매체와 언론사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지금까지 공인의 사생활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가 대치하는 상황에서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되는 경우 국민의 알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있어왔다. 이번 사건 또한 법정으로까지 갈 태세여서 법원 판결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불법영업 카페로 알려진 장소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직분과 한 가정의 가장인 박계동 의원이 여성의 몸을 더듬으며 술을 마시는 것과 그 장면을 촬영해 대중에 공개하고 부도덕성을 알리는 것 중 어느 쪽이 먼저 책임을 지고 반성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느쪽의 권리가 먼저 보호돼야 할지, 파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길민권 기자(boannews@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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