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DVR 업계가 재편된다 !
매달 한권의 잡지를 만들기 위해 기자는 허락되어진 스무 날 남짓의 시간동안 많은 관련업체들을 방문하게 된다. 어떤 업체에서 눈에 확 띌만한 신제품을 내놓거나 괄목할만한 사업성과를 발표하지는 않았는지 최신정보를 찾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업계의 이슈와 트렌드를 점검하고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한 최적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얼마만큼의 발품을 팔았느냐에 따라 기사의 질이 확연히 달라지기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최대한 많은 업체 관계자들을 찾아 그들의 조언과 견해를 듣고자 한다. 그렇게 다양한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를 진행하다보면, 기사와는 상관없이 그들이 직접 경험한 업계와 필드의 이야기들, 자리에 앉아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알 수 없는 생생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덤으로 듣게 되는 행운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2003년 하반기부터 DVR 업계 종사자들과의 만남에서 유난히 자주 회자되는 업체가 있었다.
경기침체로 성장이 다소 주춤한 DVR 시장에서 유독 가파른 곡선의 매출신장을 보이며 두각을 드러낸 회사, 선도업체들의 경계심과 경쟁업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만큼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인 ‘DVR 업계의 새로운 강자’가 바로 이 회사였다.
윈포넷은 매출 면에서 고성장을 이루며, 연말 수출물량이 밀려 연일 직원들의 귀가가 늦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윈포넷의 직원들에게 연말의 야근이 괴로운 것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회사 이익의 30%는 직원들에게 돌린다는 방침에 따라 대다수의 직원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단비와 같은 두둑한 성과급으로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윈포넷은 2000년 설립 이후 어느 때보다도 바쁘지만, 어느 회사보다도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후발’ 업체지만, 기술력만은 ‘선진’
윈포넷은 2000년 9월 LG정보통신에서 분사, ‘기술 중심의 네트워크 보안장비 전문 제조업체’를 모토로 설립한 회사다. 설립연도만을 따지면 DVR 분야에서 다소 후발주자란 감이 없지 않지만, 윈포넷은 빈손으로 시작한 회사가 아니라 LG정보통신에 소속되어 있던 1997년부터 DVR 개발을 진행하면서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연구진들이 힘을 모아 만든 회사기에 그 기술력만큼은 결코 ‘후발’이 아니었다.
설립 초기의 윈포넷은 LG와의 ODM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고, 1년여의 제품 라인업, 시장분석 등의 준비과정을 거친 후 2001년 말 본격적으로 자사 브랜드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체 양산제품인 「NetSafe DVR」을 가지고 1년여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매출이 급성장했고, 2001년 유망 중소정보통신 기업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신기술이나 개술혁신 관련 정부사업에 3차례나 선정되어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도 했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고객 요구 만족
윈포넷은 지난 2002년 업계 최초로 출시한 32채널 제품을 포함한 16, 8, 4채널 4개 모델의 고급형 제품과 저가시장을 겨냥한 16, 8, 4채널의 보급형 PC 기반 DVR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2003년에는 스탠드얼론형 제품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아래 16채널 스탠드얼론형 제품개발을 완료하기도 했는데, 2003년 출시한 스탠드얼론형 DVR 「NetSafe-XM3016」은 720×480 해상도, 120fps의 녹화·재생이 가능한 고기능 제품으로 사용자 편이성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특히 네트워크 기능을 PC 기반 DVR의 수준으로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윈포넷은 2001년 10월경 PC 기반 DVR에 윈도우즈2000을 적용해 시스템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스탠드얼론형 제품을 마우스로 제어하도록 고안함으로써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버튼 제어방식을 벗어나 PC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저장효율을 좌우하는 압축기술과 영상 위변조를 막는 워터마크 기술도 자체 개발해 제품경쟁력을 높이고 원가개선 효과를 거뒀다. 또한, 윈포넷은 현재 2년여 간 진행해온 얼굴인식기술을 접목한 DVR을 시장에 출시해 높은 관심을 얻고 있기도 하다.
세계시장 공략 위한 디딤돌 완성
현재 윈포넷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 100여개에 달하는 거래선을 확보하고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세계 어디서나 윈포넷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글로벌 컴퍼니로서의 안정된 영업력을 바탕으로 시장다변화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고성장을 이룬 윈포넷은 현재 480fps 64채널까지의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고해상도, 고성능을 원하는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 전세계 소비자들이 먼저 인정한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DVR 시장의 중심으로 진입함으로써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신뢰 기반의 고객밀착형 영업이 열쇠
“제품경쟁력은 기본입니다. 급변하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에게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접적이고도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쳐야 합니다”라는 이 회사 권오언 사장의 말대로 윈포넷의 마케팅 전략은 그야말로 ‘발로 뛰는 영업’이다. 지난해 권 사장은 영업사원들과 함께 제품을 가지고 직접 세계 곳곳을 누비며 전시회와 로드쇼에 참가하고 직접 고객을 찾아 제품을 소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회사와 「NetSafe DVR」을 시장에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고, 이는 높은 매출로 효과가 입증됐다. 또한, 기존에 주력했던 미주나 유럽, 호주, 일본, 중국시장뿐만 아니라, 모두들 어려울 것이라 말했던 중동시장까지 진출, 이란, 터키, 이집트 등에서 잇따라 높은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또한, 윈포넷만의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으로는 ‘배타적 판권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꼽을 수 있다. 여타의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제품에 대한 기술력과 이로 인한 고객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면서도, 윈포넷은 해외 바이어들과의 거래에 있어 ‘독점’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 너무 많은 바이어들과 거래를 해 혼선을 빚거나 바이어들과의 신뢰확보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한 시장에서 2~3개 업체와 거래를 유지함으로써 서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다.
직원들의 높은 만족도가 회사성장의 기본
“저는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솔직히 경영을 잘 몰랐습니다.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한 그룹의 부서장을 맡아 1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을 다독이며 전체적인 운영을 총괄했고, 그 경험이 회사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이 큰 오산이란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재정적인 부분, 인력관리의 부분 등 한 회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결단의 순간을 자주 맞게 되는 CEO의 자리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깨달은 후 경영수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권오언 사장은 설립초기의 고충을 이렇게 회고한다. 그는 또 “제가 지금 깨닫고 윈포넷을 이끌어감에 있어 중심을 두는 바는 바로 회사경영의 핵심이 사람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는 것이고, 제 경영이념의 중심에는 바로 직원들이 있습니다. 직원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회사가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고, 내부 직원들이 힘을 합치지 못하는데 어떻게 회사가 성장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제가 직원으로 있을 때 회사에 바랐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무엇이 불만이었는지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직원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고 직원과 비전을 공유하고자 하는 그의 경영방침이 있기에 어느 회사보다 이직률이 낮고 직원만족도가 높은 현재의 윈포넷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기적창조를 위해
누구보다도 바쁘게, 누구보다도 열심히 달려왔기에 현재의 영광에 부끄러움이 없는 윈포넷. 지금껏 축적한 성장 에너지를 기반으로 그들은 더욱 가속도가 붙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윈포넷은 2004년 매출 250억원 달성과 업계 최상위 이익률 달성이라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해 윈포넷에는 이미 새로운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안양으로 공장을 이전함으로써 전량 자체 양산체제를 확립했으며, 제품의 질적 향상 및 생산효율 극대화를 이뤘다. 그리고 올 하반기에는 윈포넷의 중장기 성장동력의 중심이 될 유럽 지사가 설립될 계획에 있어 윈포넷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함께 더욱 본격적인 세계화가 기대된다. 힘든 경제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업계의 활력을 주도하고 있는 윈포넷, 이제 그들이 보여줄 또 다른 ‘기적’이 궁금해진다.
Interview
윈포넷 권 오 언 대표이사
해외시장과 내수시장, 모두 우리가 접수한다
윈포넷은 200%에 육박하는 매출신장과 ‘5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등 어느 해보다도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윈포넷이 현재와 같은 급성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판단하는가.
윈포넷은 우선 CEO인 본인을 비롯해 LG정보통신에서 통신장비 및 솔루션 연구에 투입됐던 우수한 연구진을 확보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고, JPEG 응용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인터페이스가 간단하고 화상이 뛰어난 제품을 생산해 내는데 성공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설립 초기 LG전자와 ODM 중심으로 진행하던 사업형태를 단기간에 자체영업으로 전환한 것이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이로써 해외 대형 유통업체들과의 제휴체결을 통한 매출뿐만 아니라, 윈포넷 자사 브랜드 제품을 통한 매출도 꾸준히 확대시켰고, 본격적인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국내외에 탄탄한 영업조직을 구축해 해외 전시회, 로드쇼 등을 통한 공격적 영업을 추진함으로써 사업 초기에 5~6개에 불과했던 거래선이 지난해 말, 세계 유명업체인 도시바, 캐논 등을 포함한 60개 업체로 확대됐다. 현재 매출의 95%를 수출을 통해 거두고 있는데, 수출대상국도 미국, 유럽, 아시아, 호주 중동 등으로 다양화됐으며, 특히 유럽의 경우는 자체 브랜드를 통한 영업에 크게 성공했다.
윈포넷은 90% 이상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데, 현재 시장구도상, 내수영업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해외 DVR 시장이 얼어붙어 많은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을 봤고,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선두주자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윈포넷은 지난 2003년 말 내수시장 공략강화를 위해 서울, 경기 및 주요 광역시를 포함한 27개 지역에 AS 영업망을 구축했다. 이번에 구축된 AS망은 단순히 AS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마케팅, 영업, 시스템 구축 등 포괄적인 업무를 함께 수행할 것이며, 사내적으로도 국내 영업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해외영업팀 못지않은 역량을 내수시장 개척에 할애하고자 한다. 최근 들어 기존 CCTV 교체수요가 급증하면서 업체간 내수시장 선점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고,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DVR 업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윈포넷만의 차별화된 경영방침을 소개한다면.
공개적으로 자부할 수 있을 만큼 윈포넷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아주 낮다. 창립멤버들은 물론이고, 엔지니어나 영업사원 모두 회사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성실히 일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대기업만큼의 명성이 있어서도 아니고 경영자가 우수해서도 아니다. 다만, 이윤의 30%를 직원에게 돌리는 성과급제를 비롯한 선진 보상체계를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윈포넷에서는 열심히 한만큼 그만큼의 노력에 대한 보상 또한 철저히 하고자 한다. 지난 2003년에는 연봉의 1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은 직원도 있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그만큼의 대우를 받는 것은 직원에 대한 회사의 당연한 배려라고 본다. 이처럼 회사가 성장한 만큼 회사의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팀워크 중심의 업무진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직원채용에서부터 각 팀별 업무진행에서 담당자들의 의견을 가장 중시하기에 직원들이 더욱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는 효과적인 체제를 확립할 수 있었다고 본다.
[시큐리티월드(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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