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정부 우주 사업 취소 놓고 서로 위협
[보안뉴스 한세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런 머스크 스페이스X CEO의 갈등이 미국 우주 계획과 군사정보 수집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예산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라며 “바이든(전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소유 기업과 맺은 연방 정부 계약을 끊어버리겠다는 위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런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자료: 연합]
머스크는 X에 “대통령의 계약 취소 발언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곤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을 보낼 수 있도록 당국 인증을 받은 유일한 미국 우주선이다. 현행 계약 규모는 49억달러(약 6조6000억원)에 이른다.
미국은 2020년 스페이스X의 드래곤 우주선이 나오면서 ISS에 우주인을 자력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다시 갖췄다. 만약 이 우주선이 퇴역한다면 미국은 러시아에 의존하는 상황이 된다.
스페이스X는 미국 우주 계획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0년 이래 스페이스X가 미국 국방부와 NASA에서 따낸 누적 계약 규모는 220억 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설전 [자료: 연합]
NASA는 미국 우주인을 달에 보내기 위한 계획으로 스페이스X와 40억 달러(5조40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실험실을 2030년까지 철거하는 8억4300만 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의 사업도 스페이스X에 맡겼다.
올해 스페이스X 예상 매출 155억 달러(약 21조원) 중 NASA 관련 매출은 11억 달러(약 1조5천억원)로 추산된다.
스페이스X가 빠질 경우 미국 안보에 필수적인 우주군과 국가정찰국(NRO)의 첩보 위성 발사 등 미국의 군사 역량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등이 있긴 하나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스페이스X의 팔컨9 로켓 [자료: 연합]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우주군의 최근 업체별 발사계획 계약 금액은 스페이스X가 60억 달러(약 8조1000억원), ULA가 54억 달러(약 7조3000억원), 블루오리진이 24억 달러(약 3조3000억원)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 계획 ‘골든 돔’ 구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역시 즉각 대체가 쉽지 않다.
스타링크는 미국 농촌 지역 인터넷 서비스에 쓰이며, 미국 국방부와도 계약이 되어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머스크를 우주 사업에서 바로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 계약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권한을 가진 계약 담당자의 결정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NASA 대변인 베서니 스티븐스는 "NASA는 우주의 미래에 대한 대통령의 비전을 계속 실행할 것이다. 우리는 우주에서 대통령의 목표가 달성되도록 하기 위해 업계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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