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때려”..트럼프, 대러 ‘사이버공격’ 중단 명령

2025-03-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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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종전협상 중 악성 소프트웨어 무력화·해커 차단 등 중단
트럼프-푸틴 밀착 영향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자마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 행보를 이어가면서, 그간 러시아를 겨냥했던 미국의 사이버 작전에도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 겨냥 사이버 공격을 중지했다. 양국 대통령을 형상화한 러시아 전통 인형 [자료: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정보 작전을 중단할 것을 사이버사령부에 명령했다.

러시아의 네트워크에서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를 찾아내 미국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무력화하거나 공격 준비를 하는 러시아 해커를 차단하는 일, 반미 선전 공작을 방해하는 일 등이 비교적 덜 공격적인 작전들도 중단 명령에 포함됐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의 일부 사이버 위협 전문가들도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적국에 초점을 맞추라고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급 회담이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군사작전 등이 중단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조건과 관련해 서방 동맹보다는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수용할 뜻을 드러내는 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80년 된 대외정책을 전격적으로 뒤집고, 유럽의 동맹을 버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력할 뜻을 내비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작전의 중단만으로도 러시아와 같은 주요 적국의 사이버 작전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국방 관계자는 “작전을 중단할 경우 적을 추적할 수 없게 된다”며 “며칠이나 몇 주 정도 중단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몇 달, 혹은 그 이상 계속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전후 행보는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작전 중단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국한된 일시적인 조치라기보다 ‘큰 방향성’에 따른 것임을 암시한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1월 인터뷰에서 ‘사이버 억지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이란을 언급했지만, 러시아는 제외했다.

지난주에는 리절 프란츠 미 국무부 국제 사이버공간 안보 담당 부차관보가 유엔 실무그룹 회의를 앞두고 일부 국가의 위협을 우려한다고 밝히면서도 중국과 이란만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러시아가 자신의 2016년 대선 승리를 도왔다는 의혹과 캠프가 러시아 측과 소통했다는 의혹 등을 강하게 부인하며 관련 조사를 중단시킨 바 있다.
[조재호 기자(sw@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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